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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올해 중국 주식시장 눈여겨 보자 

 

저점 지나 확장국면 들어갈 가능성…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투자 펀드로 접근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중국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1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한 뒤 합의안을 펴보이고 있다. / 사진:AP=연합뉴스
2020년엔 어느 나라 시장에 투자하면 가장 성과가 좋을까? 지난해 해외주식 투자로 톡톡히 재미를 본 만큼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질문엔 여전히 미국을 꼽는 사람이 많다. 주요국 중에 경제 상황이 가장 좋고 애플,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이 소재하고 있어 시장의 안정성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와 함께 지난해 투자 수익률이 좋았던 영향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2019년에 나스닥이 35.2%, 스탠다드앤푸어스500(S&P500)지수가 28.9%나 올라 올해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다.

일부에선 중국을 유망 시장으로 꼽는다. 미국 시장의 여건이 좋기는 하지만 주가가 너무 올라 부담이 되는 반면, 중국은 아직 주가가 낮고 정부의 경기 부양대책으로 조만간 경제가 호황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의외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저점 확보가 중요

주식시장은 역사성이 있는 곳이다. 중국 주식시장이 경제 성장과 함께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살펴보면 현 시점의 매력을 파악할 수 있다. 그 동안 중국 주식시장은 중요 시점을 전후해 주가가 급등한 후 오랜 시간 하락과 횡보하는 형태를 계속적으로 보여왔다. 이머징 마켓에서 많이 나타나는 계단식 상승이다. 올해 중국 시장이 오를 수 있는 중요 계기가 만들어지는 기간이라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이다. 이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0년 이후 중국 주식시장은 세 번의 큰 상승과 하락 그리고 오랜 시간의 횡보가 있었다. 첫 번째는 국제무역기구(WTO) 가입이 이루어진 2001년을 전후한 시기다. WTO가 입은 중국 경제가 대외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이정표가 됐다. 이 때부터 2010년까지 중국 경제는 매해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또 효율성 떨어지는 거대 국유기업이란 골치 아픈 과제를 상당 부분 치유해 나가기도 했다.

사실 중국 주식시장은 1992년에 지수가 급락한 후1995년까지 3년에 걸쳐 바닥을 다지는 작업이 진행됐다. 당시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가 WTO가입 논의가 솔솔 나오자 중국 주식시장은 반응하며 최장기 상승을 기록했다. 1996년 2월 상하이종합지수가 536으로 바닥을 친 후 상승하기 시작해 WTO 가입 직전에 2000을 돌파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가입이 임박하자 주가는 하락했다. WTO가입이란 재료가 빨리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001년 7월 2200지수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05년까지 4년 반 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WTO가입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국유기업 주식이 시장에 풀리고, 잠재돼 있는 물량까지 시장에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중국 시장이 다시 한번 상승한 건 2006~2007년 사이다. 당시 중국은 경제 펀드멘탈과 유동성 모두에서 최고 절정기를 맞고 있었다. 민영기업의 ‘중형화 운동’이 활발히 진행돼 경기 과열 우려를 불러 일으킬 정도였고, 행정 간섭을 통해 국유기업의 지위를 확고하게 다지도록 조치했다.

주식시장 내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다. 우선 소액주주 활성화를 위한 주주권 개혁이 일어났다. 국유기업 주식의 민간 불하를 통해 주식 보유 인원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 주가 상승으로 유동성이 자본시장으로 본격 유입됐다. 중국 내 자금 이동으로 2006년 10월에 사상 최초로 은행 저축액이 줄어들고, 외환보유고가 1조 달러를 넘자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투자 붐이 일었다. 기업 실적도 대형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2004년 이후 3년간 매출이 연평균 21.4% 늘었고, 이익 증가율은 33.8%를 기록했다.

이런 호의적인 환경에 힘입어 중국 주식시장은 2005년 7월 지수가 1020을 바닥으로 올라오기 시작해 2007년 10월에 6000이 됐다. 상승 국면으로 전화 후 2년3개월 만에 600% 넘게 오른 것이다. 선진국 시장이 2003년부터 크게 올랐지만 반응하지 않던 중국 주식시장이 특정 계기를 만나면서 응집돼 있던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출해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기존 패턴대로 고점 이후 하락은 빠르게 진행됐다. 주가가 하락을 시작하고 1년 만에 73%가 떨어져 1664까지 내려갔다.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1년 전부터 중국 주식시장이 하락을 시작했으니 금융위기가 중국 주가를 끌어내리는 결정적 요인은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건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 증가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오랜 횡보 조정 동안 힘을 비축했다가 특정 사건을 계기로 에너지 분출을 통해 주가가 급등하는 중국 주식시장의 특징은 2014년에도 나타났다. 이번에는 후강통이란 개방 조치가 매개였다. 주가가 5000까지 올랐지만 다시 하락해 지금은 5년 가까이 3000선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해당 기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주가가 두 배 이상 상승한 걸 감안하면 중국 시장이 얼마나 지지부진했는지 알 수 있다.

미·중 무역합의로 수출 회복세 전망

올해 중국 경제는 저점을 지나 확장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수출 부진의 원인이었던 대미 수출이 1차 미·중 무역합의로 회복세에 들어가고, 제조업 둔화 및 자동차 판매 부진이 개선되면서 내수도 나아질 걸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고부담 감소도 기대된다. 다만 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약해지고, 선진국 수요 회복도 크지 않아 수출 개선이 일정 범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은 주의점이다. 탄력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내수도 기업 이익 둔화, 가계 구매력 정체로 반등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무역협상 과정에서 자본시장 개방 폭이 늘어날 수 있는 점이 호재다. 앞으로 글로벌 금융기업의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외자기업 설립이 활기를 띌 것이다.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 금융기업은 지분 구조와 경영권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중국이 폐쇄적인 금융시장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이 제약이 단계적으로 약해질 텐데 중국 정부는 1월부터 선물회사 및 생명보험사, 4월에는 자산운용사, 12월에는 증권사에 대한 외자지분제한을 폐지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 투자는 상하이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기업 내용을 잘 알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지수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올해 중국 주식시장은 지수만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으므로 굳이 종목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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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호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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