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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경제성·친환경성 논란] ‘그리드 패리티’ 시점 놓고 입맛대로 분석 

 

3020 전략 맞추려 ‘태양광 과속’, 부작용 커… 에너지믹스 큰 그림 필요

2017년 정부가 내놓은 ‘재생에너지 3020 전략’은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 비중 20%를 목표로 한다. 이는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로 평가받는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높여야 한다는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 같은 공격적인 목표에 대한 우려는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대한 경제성 논란도 여기서 출발한다. 급진적인 에너지 정책 변화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겠냐는 우려다. 태양광 발전이 화력과 원자력 발전만큼의 경제성을 갖췄거나 빠른 시간 안에 갖출 수 있다면 태양광 발전의 확대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성에 대해서 전혀 다른 분석이 나오면서 논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REC 보조금 더하면 판매단가는 원자력 3.5배


현재로선 태양광 발전이 원자력 발전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한전이 발전원별로 전기를 사오는 금액(정산단가)을 따져보면 태양광의 정산단가는 전체 발전원의 중간 수준이다. 정산단가는 전력거래를 하는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에서 지급 받은 전력거래금액을 전력거래량으로 나눠 산출한다.

2018년 기준 한전의 전력 구입단가 평균은 1㎾h당 100.66원이다. 이를 발전원 별로 구분해 보면 원자력의 구입단가가 62.1원으로 가장 낮았고 그 뒤를 석탄(81.81원)이 이었다. 태양광과 풍력, 수력, 바이오 에너지 등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 단가는 98.61원으로 LNG(121.03원), 양수(125.37원), 유류(179.43)보다 낮게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의 정산 단가는 97.93원으로 수력(106.66원), 풍력(105.77원)에 이어 3번째였다.

태양광 발전을 더욱 빠르게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태양광 발전의 정산단가의 하락세에 주목한다. 반면 화력·원자력의 정산단가는 오르는 추세여서 태양광이 빠른 시일내에 화력·원자력과 대등한 경제성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태양광 발전 정산단가는 지난 2012년 170.56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6년에 76.81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원자력 발전 정산단가는 39.52원에서 67.91원으로 상승했다. 석탄 발전도 같은기간 66.25원에서 73.93원으로 상승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태양광발전 구매단가 하락 추세와 해외사례를 종합해볼 때 조만간 태양광발전이 석탄·원자력발전보다 경제성이 좋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긍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이런 계산법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산단가는 연료가격과 전원 구성, 전력수요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데다 한전과 발전자회사간 이익분배를 위해 2008년 도입한 ‘정산조정계수’에 따라 변화폭이 크다. 예컨대 석탄 발전에 높은 계수를 주면 석탄 발전 정산단가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정산단가의 변화를 가지고 경제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또 한전의 정산단가에는 신재생 발전에 주어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보조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했음을 증명해주는 인증서다. 발전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RPS) 제도에 따라 정해진 비율(올해 기준 7%)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를 채우지 못하면 REC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에겐 REC가 사실상 보조금의 역할을 한다.

이현철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가 전력거래소 및 전력시장 통계 등에서 신재생 보조금을 추가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REC 보조금을 합산했을 때 신재생 에너지의 판매단가는 대폭 증가한다. 2017년 태양광 정산단가는 ㎾h당 84.17원인데, REC 보조금 129.80원을 더하면 최종 판매단가는 212.97원이다. 같은 기간 원자력(60.68원)과 비교해 3.5배 높은 수치다.

‘재생에너지 3020 전략’ 속도조절 목소리도


태양광의 경제성을 따지기에 더 중요한 지표는 발전원가다. 발전원가는 발전기에서 전력 생산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으로, 고정비·변동비를 포함한 1㎾h당 전력 생산 원가를 뜻한다. 균등화 발전원가(LCOE)라는 개념을 주로 사용한다. 초기자본투자비,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등의 직접 비용과 할인율을 고려해 추정된 전력생산비용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태양광의 LCOE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확연히 높지만, 2030년 경이면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LCOE가 원전·석탄화력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근거는 태양광 발전의 LCOE에 대한 외국 연구 사례, 한국전력거래소의 의뢰로 2018년 3월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이 발간한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원가 산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다.

해당 연구에서는 2017년 기준 원전의 LCOE는 설비이용률에 따라 1㎾h당 61.17~68.29원으로 추산됐으며 석탄화력은 81.22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태양광은 LCOE가 발전규모에 따라 표준지 기준 1㎾h당 133.28~147.6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휴부지에 설비를 갖춘다고 해도 1㎾h당 118.65~132.97원이다. 태양광의 경제성이 현재 상태로는 원전과 석탄 발전 등을 따라 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선 원전과 석탄화력 발전의 원가가 지속 상승하고 태양광 발전의 경우 지속 하락해 2030년이면 경제성이 역전된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전략의 당위성을 뒷받침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KEEI는 2030년 원전의 LCOE를 1㎾h당 68.84~76.98원으로, 석탄화력은 1㎾h당 100.06원으로 추산했다. 원전·석탄화력설비 건설비 단가 증가추세와 온실가스 배출 가격전망 등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반해 태양광은 누적보급용량과 모듈·BOS 가격 하락 등을 반영해 표준지 기준 80.67~94.88원이 될 것으로 봤다. 석탄화력발전보다 더 낮은 비용이 든다는 얘기다. 또 유휴부지에 설비할 경우 LCOE는 1㎾h당 66.03~80.25원으로 추산해 대규모 설비에선 원전보다도 효율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최근 이 연구결과를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경련 산하 단체인 한국경제연구소가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원전의 경제성을 과소평가하고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과대평가했다”며 “그리드 패리티(신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이 원전의 균등화발전비용과 같아지는 시점)는 2040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이 보고서가 원전과 석탄화력 발전의 LCOE가 지속 상승하고 태양광의 LCOE는 낮아진다는 대전제에 대해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KEEI가 누락한 요소들을 더하면 실제 그리드 패리티 시점은 더 늦어진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주장이다. 보고서는 먼저 KEEI의 추정에 자가용 태양광에 대한 LCOE를 추정하고 신재생 에너지 보급 비중과 전망을 적용한 결과,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그리드 패리티 시점이 2035년이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신규원전 41.3%와 노후원전 수명연장 58.7%를 적용하고 IEA 전망에 따라 노후원전 수명연장의 LCOE는 신규원전의 절반으로 가정하면 그리드 패리티 시점이 2041년이 된다고 밝혔다. 신규원전 없이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을 100% 적용할 경우 2047년에야 그리드 패리티를 이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당 보고서에 대해 산업부 측은 “한경연의 전망치는 전력 수요 증가율, 발전량 비중 등 기본 전제를 제8차 전력수급계획과 근본적으로 달리하고 있고 정부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신규원전 건설 또는 노후원전 수명연장 등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 선임연구위원은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발전량 전망 추정치는 8차 수급 계획과 다른 것이 없다”며 “추정치를 8차 수급계획과 똑같이 맞추더라도 정부의 예측보다 그리드 패리티 시점이 늦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에너지전환 비용과 전력비용을 과소추정할 위험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나무 벨 바엔 태양광 발전 안하는 게 ‘친환경’

일각에서는 태양광 발전의 친환경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태양광이 청정에너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더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산지와 저수지 등에서 태양광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무리한 태양광 설치는 오히려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김영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산업연구과 임업연구사의 ‘산지 태양광 발전 사업의 환경적 편익 및 손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35년생 소나무 숲 1㏊를 베어내고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20년간 발전을 진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태양광발전에서 얻을 수 있는 환경적 편익은 20년 동안 총 2억4100만원인데 비해 산림을 그대로 유지할 때 얻을 수 있는 편익은 6억4600만원이 된다. 산림을 훼손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환경적으로는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사는 “태양광 발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산지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것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상태양광도 잡음이 많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전북 진안군 용담호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전북지방환경청이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보완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수상태양광이 들어설 위치, 규모 등을 볼 때 수질 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태양광이 제대로 발전해 에너지믹스의 한 축을 차지하도록 하려면 신중한 접근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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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5호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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