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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기대 과열, 수익으로 이어질진 의문SK바이오팜 상장으로 제약업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10% 수준까지 올라왔다. 전기전자·금융·화학과 함께 4대 메이저 업종에 들어간 것이다. 주가가 상승했지만 제약과 바이오에 대한 기대가 계속 높게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최근 바이오 상승이 시장의 일반적 통념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주가가 갑자기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실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하자 국내 제약주가 급등했다. 백신 개발 이익은 백신을 개발한 첫 번째 주자가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 제약사 주가가 떨어지는 게 맞는데 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화이자가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 제약사에 대량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지만, 현실성 없는 얘기다. 이렇게 지금 시장에서는 바이오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호재로 바꿔버리고 있는 것이다.과거 사례를 보면 국내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성공해 큰 수익을 낼 거란 기대는 검증이 필요하다. 1999년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신약이 나왔다.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가 그것인데 이후 여러 곳에서 연구를 진행해 지금까지 30개 넘는 신약이 탄생했다. 개발된 신약 중 해당 회사 수익에 큰 기여를 한 제품은 없다.신약 개발에 성공한 후 주가가 오른 경우도 많지 않다. 물론 90년대 중반과 현재 주가를 비교하면 크게 오르긴 했지만 제약업 전체가 상승한 부분을 빼면 눈에 띄는 상승 기록을 남긴 곳은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신약 개발만 성공하면 엄청난 이익이 나고 주가가 오를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과 다른 결과다. 이런 결과는 신약이 여러 번 나오면서 효과가 검증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신약이 개발되어도 모두 아스피린과 같은 메가 히트작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시장이 인정한 것이다.지금 시장에서 생각하는 제약과 바이오에 대한 이익 추정이 합리적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일부 바이오 회사 주가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60% 가까이 나와야만 성립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산업 중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게임이나 인터넷 포털업체도 해당 지표가 25%를 넘지 않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최고 호황을 기록할 때에 이익률도 50%에 미치지 못한다. 바이오만 해당 이익률이 나올 거라 가정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해법 나오면 상승 동력 사라지는 전환점 주의바이오 주식은 2017년에 크게 하락한 사례가 있다. 당시 하락 이유였던 낮은 신약 개발 가능성, 과다하게 높은 평가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코로나19가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이라면 언제든지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첫 번째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면 개발 기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인터넷과 게임업종도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성과를 낼지 의문이다. 두 업종의 상승은 코로나19로 세상이 바뀌어 앞으로 언텍트(비대면)가 강화될 거란 전망해 기초하고 있다. 지금은 국내외 모두에서 질병이 절대적 영향을 발휘하고 있어 언택트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반론이 가능하다. 미국은 코로나19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질병 확산이 심해져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과거 생활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인데, 투자에서만 다른 형태를 보일 거라 믿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주가 상승이 코로나19 때문인지 아니면 기업의 구조적 변화 때문인지 구별하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19 때문이라면 질병이 약해지거나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 경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반면 구조적 변화 때문이라면 중간 등락에 관계없이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마존처럼 미래에 크게 성장하는 기업에 접근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구분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래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는 기업이라도 가격에 맞춰 매매 할 수 밖에 없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