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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연장’ 두고 토론회서 갑론을박 

 

‘기울어진 운동장’ 보완 필요성에는 공감대

한시적 공매도 금지 종료 시한이 9월 15일로 다가오면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거래소는 8월 13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우선 고은아 크레디트스위스 상무는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이후 외국인 투자자 매매 비중이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 상무는 “공매도 금지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제한이 덜한 다른 시장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가 연장되면 외국인 투자자 이탈 경향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공매도 금지에도 불구하고 7월 말에 14억5000달러가 국내 증시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와 외국인 이탈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지만 공매도 제도 자체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참석자 대부분이 동의했다.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공매도의 95% 이상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라는 점을 지적했다. 공정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며 “불공정 거래 행위는 엄벌하고 공매도의 기능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에서 외국인·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관계를 맹수와 초식동물의 관계에 비유했다. 이어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기 위해 6개월은 부족하다”며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1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당초 금융위원회가 주최하는 공청회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행사 주체와 형식 모두 바뀐 채 개최됐다. 공청회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의회나 정부 기관이 정책 결정이나 법령 개정에 앞서 해당 분야 전문가나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공매도 관련 여론 조사도 공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매도 제도 존속 여부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에서는 ‘공매도 폐지’ 의견이 38%로 나타났다. ‘공매도 금지기간 연장’을 선택한 응답자는 25.6%였고 ‘공매도 재개’ 의견은 15.7%에 그쳤다.

- 황건강 기자

1548호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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