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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재용 부회장 기습 불구속 기소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 불수용… 이재용 측 “기습 기소 이례적, 부당”

검찰이 삼성 경영권 부정승계 혐의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9월 1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등 혐의로 이 부회장과 전·현직 삼성 임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6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내놓은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으며, 업무상 배임죄도 추가 적용했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만 명시했다.

검찰은 이번 기소에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사장),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이왕익 삼성전자 부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당시 최고재무책임자) 등 7명에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등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측은 “삼성물산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해 주주배당할 수도 있는데, 그런 고려가 전혀 없었다”며 “선택적 기회 손실은 비용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김 전 사장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은 불법 합병을 은폐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을 저지른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혐의를, 김 전 사장과 김신 전 대표에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위증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추가 수사나 반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갑작스레 업무상 배임죄까지 기소한 것은 이례적이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변호인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은 단순 합병일 뿐, 이로 인한 합병 회사의 재산 상태에는 변동이 없다”며 “따라서 삼성물산에 손해가 발생할 여지는 없다”고 항변했다.

- 김유경 기자

1551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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