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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의 부동산 투자 길라잡이] 코로나 타고 약진하는 공유주방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로 급성장… 소비변화 분석할 빅데이터 구축 숙제

▎배달자와 테이크아웃 고객이 드나들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공유주방의 모습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기존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혼돈의 시기다.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은 유례없는 전염병 파동으로 경기의 장기침체는 물론이고, 비대면의 확산으로 인류 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 전망한다. 예정됐던 디지털 뉴노멀 시대를 조금 앞당기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새 트렌드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요식업자에게 주방 공간을 빌려주는 공유주방 사업도 그 중 하나다. 국내 푸드 업계를 진화시키고 소비문화를 효율적으로 앞당길 트렌드로 꼽히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유주방은 공유경제 시대에 탄생한 신조어다. 공유경제는 2010년에 활황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 선두주자는 자동차를 가진 운전자와 승차서비스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정보통신기술(ICT) 중개플랫폼 ‘우버’다. 우버의 등장은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공유경제 기업들을 탄생시키며 공유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공유주방은 198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선 2019년 우버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서울 강남구 서초구 교대역 인근에 연 1호점에서 시작됐다.

공유주방의 한 형태인 클라우드 키친은 조리를 위한 최소한의 주방 공간을 활용해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형태다. 기존 음식점보다 운영비가 적고 상권침체 등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점을 차별전략으로 내세웠다. 출점 당시 1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배달음식 시장에 진출하고 동시에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해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식음 소비문화 급변이 발판 돼

관련규정을 보면 ‘공유주방’은 식품조리시설이 갖춰진 1개 주방을 2명 이상 사업자가 함께 사용·영업하도록 허용한 조리공간이다. 물론 전제는 ‘주방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주방만 갖추고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받으며 점유권을 제공하는 것도 공유주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주방시설을 갖추고 식음 관련 창업자를 양성하는 것도 공유주방이라 할 수 있다. 쉽게 얘기하면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와 동일한 사업형태지만 목적물이 오피스가 아닌 주방인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혼돈은 부동산시장을 크게 변화시켰다. 오피스에 대한 영향은 미미했지만 리테일(도소매유통 업계) 등은 소비자의 발길이 끊겨 매출이 하락하고 임대료를 내지 못해 폐업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한다. 하지만 공유주방의 입점 업체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매출이 증가하고 입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공유주방이 시작부터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국내 법규상 한 공간 안에 다수의 사업자를 개설할 수 없어 주거시설의 공동사용이 불가했지만 관련 부처인 식약처는 공유주방 사업을 전면 허용해 규제를 완화해주려 노력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음식점·카페 등의 방문을 꺼려하는 소비수요가 배달시장으로 이동했고,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요가 증가하자 공유주방 이용 업체들이 빠르게 증가했다. 공유주방 플랫폼인 위쿡은 코로나 사태 후 입점 문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한다.

궁극적으로는 코로나 후 소비자들의 음식소비 모습이 바뀌었고 그들을 대상으로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게 된 것이다. 물론 코로나만 성장 요인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소관 부처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력, 창업자의 눈길을 끈 적은 창업비가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외식 브랜드 가맹점 평균 초기 투자비는 약 1억원인데, 공유주방은 이의 10% 비용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코로나로 발생한 국내 식음시장의 불황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마다 공유주방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로 공유주방 사업을 독려하면서 과열 조짐도 보인다. 시장의 대표 기업은 심플프로젝트 컴퍼니 위쿡, 국내 공유주방 스타트업 심플키친을 인수한 클라우드키친, 종합외식전문기업 놀부 등이다. 과거엔 소규모 창업 전선에 뛰어들려는 소상공인들이 공유주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지금은 공유주방의 수익성이 시장에서 검증되자 대규모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주방 시장에 진입하려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단기간 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이 진출하면 소상공인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마케팅 전략, 고객 서비스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것이고 공유경제 시대에 맞춰 만들어진 단순한 콘텐트에 불과한 사업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대기업들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중기업 형태의 공유주방 업체를 인수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가 속출할 수도 있다.

공유주방이 추구하는 서비스 형태는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공유경제의 카테고리 서비스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본질은 공유주방 자체는 임대업 기반이라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임대수익 외 혁신적인 수익구조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공유주방은 임대업과 IT를 융합해 혁신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커머스가 성장하면서 물류부동산에 대한 패러다임과 인식이 바뀌었듯이 공유주방 또한 단순하게 주방을 공유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과거형 비즈니스모델이 아닌 소비자의 구매 패턴, 배달자의 이동 동선 등 배달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축적해 기존 서비스에 부가적인 것을 창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대업’ 편견, ‘폐업 주범’ 오명 벗는 해법 찾아야

물론 빅데이터 작업 등은 비용과 시간이 수반돼 소상공인이 진입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다. 동시에 공유주방에 대한 정부의 인식 개선도 풀어가야 할 과제다. 서비스 자체가 임대업이 기반이다 보니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자체를 부동산 임대업자로 인식하고 각종 세제 혜택이나 규제 자체를 강화하려는 시각도 다분하다. 하지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공유주방을 제공하고 저렴한 임대료를 납부 받는 사회적기업도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구분과 개선이 필요하다.

진입장벽을 무조건 낮추는 점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공유주방은 외식업과 관련된 창업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탄생시킨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낮은 진입장벽이 오히려 폐업률 증가를 부채질한다는 속설도 존재한다. 한국농촌경제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구 1만 명당 외식업체 수가 매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경쟁을 불식시키려면 공유주방 기업과 정부, 그리고 창업자들이 한 목소리로 미래지향적인 공유경제를 얘기해야 한다. IT 강국을 넘어 공유경제까지 선도하는 국가로 성장할 것이다.

※ 필자는 상업용부동산 관리 서비스 기업인 백경비엠에스의 컨설팅 팀장이다.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부동산자산관리사(CPM)와 미국상업용부동산중개자문(SIOR) 자격을 갖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수행하고 행복건축학교에서 예비건축주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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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2호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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