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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 진출하는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 30대 청년 창업가의 ‘메디컬 플랫폼’ 도전 

 

빌린 500만원으로 시총 700억원 회사 일궈... LED·미세전류 두피케어기 ‘폴리니크’ 美 FDA 의료기기 등록

▎ 사진:지미연 객원기자
서울 동작구 사당시장 공용주차장 한 쪽에 놓인 창고용 컨테이너. ‘어쩌다 우리집은 컨테이너에 살게 됐을까.’ 이제 갓 고등학생이 된 소년은 골똘히 생각하다, 답답한 현실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치킨배달, 신문배달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가난이 싫었고 무조건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창업이었다. 대학 진학과 함께 여러 회사에서 파견 근로하며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2008년 스물 셋이 됐을 때 교내 창업경진대회에서 태양광 자전거로 최우수상을 받았고, 지인들로부터 500만원을 빌려 회사를 차렸다.

12년이 지난 현재, 이 회사는 시가총액 700억원의 어엿한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했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 얘기다. 아이엘사이언스는 세계 처음으로 발광다이오드(LED)용 실리콘 렌즈를 개발해 건설사와 전자기기 및 완성차제조사 등에 폭넓게 공급하며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2018년 청년기업인상’ 최고상인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올해 말 두피케어기 출시를 시작으로 B2C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송 대표는 “메디컬 플랫폼을 지향하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회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나.

결핍이 있어 성장했다. 정보기술(IT) 개발사와 대형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기업 시스템을 배우고 대학교 2학년 때 창업 보육센터에 입소해 창업의 길을 걷게 됐다. 2008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부터 돈을 벌기 위해 도소매부터 나섰고, 온갖 박람회를 다니며 고객을 확보했다. 정부지원금을 통해 개발비를 충당했다.

사업 아이템으로 LED를 선택한 이유는.

최초에는 태양광 응용제품이었고, 그를 기반으로 LED에 진출하게 됐다. LED 시장에 뛰어든 기업이 많았는데, 그들과 경쟁할 게 아니라 신소재를 개발해 보급, 상생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실리콘 렌즈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지금은 헬스케어 제품을 출시하며 도전과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한 가지 아이템에 천착하기보다 시대에 맞는 아이템과 기술로 발전했다.

LED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LED 렌즈는 그동안 유리·아크릴·플라스틱을 소재로 했다. 아크릴과 플라스틱은 빛 투과율이 낮고 황변이 발생하거나 녹기도 한다. 유리는 빛 투과율이 100%지만, 1000℃에서 구워서 생산하는데 품목별로 금형을 바꿔야 하고 고가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실리콘은 빛 투과율이 99%에 달하고 가벼우며 열에도 강하다. 금형 없이 액상 실리콘을 주사하는 형태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액상 실리콘 성형 기술에 남다른 노하우가 있다.

“가치관·비전 공유가 조직관리·성장의 길”

스스로 어떤 스타일의 CEO라고 생각하나.

창업 초기에는 강하게 리드하는 스타일이었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직원을 믿고 권한을 넘기고 있다. 사업의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엔지니어 출신이라 재무·회계·인사·총무·법무 지식이 부족하다고 깨달아 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조직관리는 기교로 돌파할 수 없다. 회사가 가야 할 길과 철학·가치관을 세웠을 때 자연스럽게 조직관리·성장으로 이어진다. 정답은 없는 문제지만, 남들이 안 간 길을 선택해 직원들이 사명감·자부심을 갖도록 한다.

새 길을 제시하면 업무에 동기부여가 생기나.

숙제다. 경영자의 철학·비전을 전체 식구에게 공유하고 설득해야 하며 이에 맞춰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이에 창업 3년 차에 필립스가 쓰고 있는 비즈니스 스코어카드 KPI를 도입했다. 직원들의 성과지표를 개인·팀 단위로 지표화함으로써 쉽고 보고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송 대표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처럼 기업을 운영해왔다고 설명했다. 정 명예회장이 던진 “해봤어”라는 질문처럼 “간절한가”라는 질문을 거듭했다고 한다. 실패하지 않는 전략·전술을 짜려면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코넥스·코스닥 상장, 사옥 건립, LH 사업 수주 등 모든 일을 추진할 때마다 그랬다. 목표를 세우면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도전의식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사람이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좋은 인력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 직원을 새로 뽑을 때 학벌보다는 열정과 인성을 중요하게 본다. 객관화하긴 어렵지만, 눈빛과 말투, 에너지 등을 보고 판단한다. 열정이 많은 사람이 모이길 바란다.

두피관리 기기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 아닌가.

기존에 원적외선을 사용한 제품은 있지만, 전류를 이용한 것은 폴리니크가 세계 처음이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의료기기 등록을 마친 상태다. 미세전류를 이용한 모자 형태 두피 케어 제품은 특허 출원을 통해 진입 장벽도 세웠다. 기존 제품의 절반 정도로 가격경쟁력도 있다. 유럽통합규격인증(CE)도 신청해두었고, 중국·베트남·필리핀 등 탈모 인구가 많은 나라로 진출 노력도 하고 있다. 혁신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판매는 최근 인수한 미디어커머스 자회사와 협업하려 한다.

B2C 시장을 개척하는 이유는.

단순히 고객군 확장이 목적은 아니다. 실리콘 렌즈를 사용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자동차를 넘어 메디컬 기기에 실리콘 신소재 기술을 적용했다. 인간의 결핍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헬스케어는 비전이 있으면 잘 될 거라 기대한다.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이고 대부분 스트레스에서 비롯됐는데, 혈액 순환을 개선해서 두피 건강을 향상할 것이다.

데이터를 확보해 메디컬 플랫폼 추구하나.

맞다. 플랫폼 베이스며 브랜드를 널리 알리려 한다. 임상에서 모발 굵기와 인장 강도, 각질 개선 등 여러 지표에서 확실하고 유의미한 수치가 나왔다. 좋은 효과를 입증했다. 고객층이 두터워지면 자연스레 플랫폼이 될 거라 본다.

“조 단위 글로벌기업, 선한 영향력 목표”

송 대표는 “창업 당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삼았더니 주변에서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뤄냈다. 기업가치든 매출이든 1조원의 회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년 후에도 나이가 50대 중반이다. 고용을 많이 창출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후배 창업자에게 조언이 있다면.

열정적 삶은 젊을 때의 강점이며, 간절하게 도전하면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있다. 취업이든 창업이든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길 바란다. 간절히 바라는 꿈이 있다면 스스로 잠을 줄이고 학습하고 투자할 것이다. 그 깊이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 성남=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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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1호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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