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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증시 맥짚기] 코로나 백신 금융시장에 약 될까 독 될까 

 

美 연준 내년 주가 과열 냉각시킬 수도... 백신 개발이 미칠 영향이 관건

▎지난 11월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러가 코로나19 백신인 모더나 관련 증시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여러 제약사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내놓았다.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한번 있었다. 7월말 몇몇 글로벌 제약사가 임상 3상을 시작한다는 뉴스를 쏟아내던 때다. 3상 실험의 영향으로 미국은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했고 우리 시장 역시 2400까지 전진했다. 이후 시장은 조용히 임상 결과를 기다렸고 11월초에 90%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지금까지 나온 백신 중 가장 단기간에 완성된 건 볼거리(급성 유행성 전염병)백신으로 4년 만에 접종이 이루어졌다. 그만큼 백신이 개발되고 실제 접종이 이루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가 된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게 지난 3월이니까 8~9개월 사이에 백신이 개발된 것인데 아직은 제품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앞으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하반기에 코로나19가 종식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에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뒤 6개월 안에 대규모 생산과 광범위한 분배가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나오는 시나리오다.

백신 개발이 경제에 긍정적인 건 분명한데 주식시장에도 동일한 효과를 미칠까?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1930년 이래 최대 공황이 발생할 거라느니, 주식시장의 버블 붕괴가 불가피해 주가가 어디까지 하락할지 모른다느니 각종 흉흉한 얘기가 난무했지만 결과는 20% 가까운 상승이었다.

백신 개발은 반대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미 얘기되고 있는 미국의 5차 경기부양대책은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나겠지만 이후에는 어떤 나라도 경기 부양대책을 내놓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 하반기에 코로나19가 사라져 경제가 정상이 될 거라고 믿고 있는데 굳이 부양책을 내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 후 주가가 오른 데에는 질병이 사라지면서 경기가 강하게 회복될 거란 기대가 밑에 깔려 있었다. 내년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대 중반을 기록할 거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이 상태에서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숫자가 나오는 게 최소한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자산가격 상승이 암호화폐로 번져

정책과 관련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언급도 올해와 달라질 것이다. 올해는 경제가 좋지 않고 금융시장도 쇼크를 크게 받았기 때문에 연준이 가능한 한 시장을 달래는 쪽에 섰지만 내년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미 주가가 과거 사상 최고치를 넘은 상태여서 시장을 띄우기보다 냉각시킬 가능성이 높다. 백신 개발이 최종적으로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위험자산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주가가 그렇고, 신흥국 통화가 올랐으며 미국 정크본드의 가격도 상승했다. 암호화폐도 예외가 아니다. 연초 800만원대 초반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2000만원을 넘었다. 올 한해 나스닥 상승률이 20%에 지나지 않은 반면 비트코인은 156%나 올라 독보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달러 약세다. 기축통화의 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자산을 요구하게 됐고, 그 수요가 암호화폐로 몰렸다. 두 번째는 암호화폐의 세대교체이다. 2017년에는 일반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암호화폐를 등록, 판매하는 가상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ICO) 붐이 암호화폐시장을 좌우했다. 올해는 디파이(DeFi) 붐이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디파이는 은행·증권사·카드사 없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예·결제·보험·투자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실행하는 걸 말한다.

마지막은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이다. 스퀘어에 이어 페이팔도 디지털자산 구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수요가 늘어났는데 암호화폐가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물건임을 입증해 오랜 숙제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피델리티와 JP 모건 같은 글로벌 금융사가 가세했다.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출시해 수요 확대에 기여했는데,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와 디지털금융 발전 가능성을 감안해 지금 빠르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유동성과 수익에 대한 욕구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위험자산에서 큰 수익이 나자 투자자들이 고수익 자산을 찾아 나서게 됐는데, 그 기반에 약간의 재료가 더해지자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사상 최고치를 돌파해 주가의 걸림돌이 대부분 제거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11월 들어 코스피가 15% 가까이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이 충만해졌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당분간 상승 크지 않았던 종목이 중심 될 듯

이익 증가도 주가 전망에 한 몫을 하고 있다. 8월까지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주가 상승의 유일한 동력이라고 판단했다. 당시까지 이익이 정체돼 주가를 뒷받침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 그 결과 12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배율(PER)이 13.6배로 상승했다. 9월 이후 이익전망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지금은 해당 수치가 12배로 떨어졌다. 올해 3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이 지난 5년 내 어떤 때보다 좋게 나왔고 내년 이익 증가율도 40%를 넘을 거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이익의 방향성도 개선되고 있다. 지금까지 연간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건 2017년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이익이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걸로 보고 있다. 2017년은 그 해를 정점으로 이익이 줄어든 반면 내년은 이익 증가가 계속돼 이익의 방향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상승에 문제가 없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업종은 조선·보험·은행·유통 등이다. 경기 회복 전망으로 경기에 민감한 주식들이 올랐다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연초 이후 등락률을 보면 다른 판단도 가능하다. 1월 이후부터 미국 대선 이전까지 코스피가 15% 이상 상승하는 동안 조선(-11.3%)·보험(-11.3%)·은행(-10.1%)·유통(-6.6%) 등은 하락에 머물러 있었다. 시장은 이익 증가보다 주가가 낮아 가격에 대한 부담이 없는 종목에 관심을 더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익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고주가 부담이 사라진 뒤에나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가격 부담이 큰 상태여서 주가가 느린 속도로 오를 수밖에 없다. 상승도 순환매에 의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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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2호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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