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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엔 빠른 회복으로 급성장 전망2021년 아세안 경제는 5% 중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보다 높은 6%대를 전망한다. 이는 아세안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던 2010년대 초반과 같은 성장 속도다. 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캄보디아와 미얀마 역시 6%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아세안의 급성장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배경으로 한다. 대외지향적 성장,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FDI) 활용과 수출기반 성장 전략을 구사하는 아세안은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세안은 대외무역의존도가 2019년 89%에 이르며 FDI가 경제성장의 최대 동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둘째, 발효를 앞둔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역시 아세안의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셋째, 미국의 대선 불안 감소,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도 한 배경이다. 달러 이동이 수익률이 높은 신흥국으로 확대함에 따라 신흥국 경기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2020년 경제 위축에 따른 기저효과도 아세안 경제의 급성장 배경이다.
코로나 극복과 재정건전성 확보가 회복의 관건
외국인직접투자·관광산업이 성장 속도 좌우아세안이 신흥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미국·유럽(EU)·일본 등은 물론 한국·중국·대만 등의 투자가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통상마찰은 국제 생산거점으로서 아세안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하고 있다.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로 인해 대체 혹은 보완시장으로 아세안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미국의 대(對) 중국 추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을 탈출하는 다국적기업과 중국기업이 아세안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코로나19 대유행으로 GVC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이유다. 그동안 세계무역을 이끌었던 GVC를 대신해 주요 지역별 가치사슬(RVC)에 대한 참여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GVC의 단절과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아세안 내 GVC 또는 RVC 재편은 중국을 탈출해 아세안에 생산거점을 재배치하는 다국적기업과 아세안 투자를 확대하는 중국 기업에 더해, 일본의 니어쇼어링(nearshoring 중국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는 리쇼어링(Reshoring) 대신, 동남아 등 인접 국가로 이동하는) 정책, 역 내 각국의 투자유치 정책 등과 맞물려 아세안 경제성장의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아세안은 미·중 통상마찰의 최대 수혜 지역이지만, 커지는 미국의 통상압력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베트남에 대해 미국이 환율조작국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는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조사 결과는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관광업 역시 아세안의 경제성장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외국인관광객이 4000만명을 헤아리는 태국을 비롯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은 대표적인 관광 대국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2019년 아세안 주요국의 관광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캄보디아가 26.4%로 가장 높다. 이어 필리핀 25.3%, 태국 19.7%, 말레이시아 11.5%, 싱가포르 11.1%, 라오스 9.1%, 베트남 8.8%, 인도네시아 5.7%, 미얀마 4.6% 순이다.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외국인관광객의 입국이 90% 이상 줄어듦에 따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적 타격이 극심했다. 게다가 관광업에 대한 의존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경기 부진의 늪이 깊게 나타났다. 2021년의 경제성장 속도에 관광업이 변수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