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ection

['나의 캠핑 생활'] 캠핑에 대해 말하고 싶은 모든 것 

 

일상에 지친 당신과 캠핑을 연결해 줄 사려 깊은 안내서

생활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날,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는 상상을 한다. 배낭에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짊어지고, 두 발로 흙을 밟고, 바람 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상상이다. 그리고 밤이 되면 고개를 들어 별을 헤아리다보면 마음의 묵은 때도 씻겨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야외 생활 에세이 [나의 캠핑 생활]은 이렇게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지만, 어떻게 떠나야 할지 몰랐던 캠핑을 차근차근 소개하는 책이다. 총 4권으로 구성된 [나의 캠핑 생활]은 책 마다 서로 다른 필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일단 떠나라’며 다정하게 독려하고, 자신에게 맞는 캠핑을 설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첫 번째 책 [나의 캠핑 물건]을 쓴 강성구 작가는 캠핑을 ‘의식주(衣食住)의 이동’이라고 말한다. 입고, 먹고, 생활하는 모든 양식을 일상의 바깥으로 꺼내어 놓는 일이 바로 캠핑이기 때문이다. 국립등산학교에서 근무 중인 저자는 자신이 직접 소장했던 캠핑 도구들에 깃든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캠핑은 ‘의식주’의 이동

두 번째 책 [나의 캠핑 놀이]을 맡은 문나래 작가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자연 속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곧 캠핑의 시작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국립횡성숲체원의 숲 교육자이기도 한 저자는 내 안의 나태함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더불어 사는 훈련이 될 15가지 놀이를 제안한다.

푸짐하게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흔히 ‘손이 크다’는 표현이 따라 붙는다. 남을 걸 알면서도 항상 음식은 넉넉하게 준비해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 책 [나의 캠핑요리]는 바로 이런 캠퍼들을 위한 책이다.

중앙일보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는 장진영 작가는 어떤 상황에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캠핑 레시피를 제안하고, 음식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법을 안내한다. 마음을 나누는 데 마실거리가 빠질 수 없다. 저자는 대용량 칵테일과 안주 페어링 레시피, 심지어는 술 빚기 레시피도 귀띔한다.

여전히 떠나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지막 이야기 [나의 캠핑 아지트]가 기다리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야외 취침이 왜 벌칙인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서승범 작가는 캠핑의 동기와 영감을 일깨울 공간과 방법을 소개한다. 월간 [캠핑], [아웃도어]의 편집장이기도 했던 작가는 경험을 바탕으로 캠핑의 즐거움이 생생하게 소개한다.

그러나 이 책에는 캠핑장 지도나 추천 코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캠핑 지도를 그리는 법과 취향껏 캠핑 코스를 설계하는 법, 나만의 유일무이한 캠핑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법 등이 담겨 있다. 작가는 캠핑에는 정답도, 모범답안도 없다는 진리를 이렇게 전달하고 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1567호 (2021.01.1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