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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의 도전과 24번의 실패, 김민철 야나두 대표의 ‘성공론’] “이대로 살면 죽음뿐, 행동하지 않으면 행복도 없어” 

 

“행복 추구는 권리 아닌 의무, 리스크 즐길 줄 알아야… 마이클 조던도 수많은 실패 끝에 농구 황제 칭호 얻어”

▎김민철 야나두 대표는 “믿음과 꾸준함이 있다면 행복은 마음먹은 대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 사진:박종근 기자
성공 창업자들은 자신이 사업으로 얻은 통찰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파편 된 깨달음을 글·영상으로 정리하곤 한다. 그러나 배워서 얻는 앎과 경험을 통한 앎이 다르듯 행동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간접 경험만으로 성공 창업자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글을 통해 지혜를 얻었다는 오만이 되레 행동을 가로막기도 한다. 수많은 성공담과 에세이가 소셜 임팩트로 잘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이런 한계에도 ‘야나두’ 김민철 대표가 2030세대에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알리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 [야, 너두 할 수 있어]다. 27번의 창업과 24번의 실패. 명문대 출신도, 금수저도 아닌 김 대표는 20대부터 숱한 실패 끝에 40대 중반이 돼서야 창업에 성공했다. 그는 책에 자신의 성공담을 그리지 않는다. 그간 여러 강연에서 대중과 소통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는 한편 자신이 창업하며 배운 점, 인생관, 마음가짐, 좋은 습관의 중요성 등을 전했다.

그는 ‘누구나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으며, 마음을 먹었다면 먼저 행동하고 경험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 대표의 심플한 메시지는 야나두라는 사명에도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네가 하면 나도 할 수 있단 것이다.

경험은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한다. 성공·실패 같은 극적 경험은 자신의 장단점과 세상의 이치를 자각하게 하고, 현명한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비전과 전략, 승부·모험·배신·안배·절제·통제…. 특히 창업이란 인생을 건 도전은 성패를 떠나 평범한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깊고 강렬한 통찰로 이어진다. 사업을 꾸려가며 얻은 깨달음과 가치를 체화하면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까지 바뀐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이런 생각을 들게 하고 행동의 명분을 준다.

1월 28일 서울 삼성동 야나두 사무실에 김 대표를 만났다. 이날 오전 폭설을 뚫고 온 김 대표는 190㎝의 큰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 소박한 부산 사투리에서 에너지가 넘쳤다. 야나두는 지난해 카카오에 인수돼 카카오키즈와 합병, 유·아동·주니어 교육 콘텐트를 아우르는 에듀테크(교육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야나두는 내년 상장을 통해 조 단위 회사를 목표로 사업 성과 향상 등 몸만들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책 출간 배경에 대해 “아직 사업가로서 성공하지 못했고, 내가 살아온 얘기는 중요하지 않다”며 “다만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고,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실패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인생 걸만한 소중한 가치·목표 찾아 도전”

그는 “죽음은 인간이 태어난 뒤로 피할 수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로, 죽음까지의 과정에서 모든 사람이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행복을 감정·이성·본능 등 세 측면으로 분류했다. 본능은 안전하고 윤택한 삶, 감정은 불협화음·미움·배신 없이 베풀 수 있는 삶, 이성은 발전과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삶이란 것이다. 김 대표는 이성적 행복을 누리려면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표를 향해 뛰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삶이 보람과 행복으로 가득 찬다는 것이다. 이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최선을 다할 의무도 있다고 했다. 개인이 지향하는 소중한 가치가 있을 때만 이런 진지한 태도가 나온다.

김 대표는 “3.1 운동 뒤 일본 경찰에 반성문을 쓰고 풀려난 분들은 독립운동에 진지함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청년들이 공무원과 안정적 직장을 원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만 봤을 때 미약하고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다. 진지하게 지키고 이뤄야 할 소중한 가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인생의 진지한 가치를 지향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8월 5일 중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전복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한 뒤부터다.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언제든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는 깨달음은 30세의 김민철 대표를 매 순간 최선으로 인도했다.

그는 최선의 작동 기제는 긍정적 마인드와 용기라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직장인이 회사 욕만 할 게 아니라 일이 발생한 원인을 따져보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회사 뒷말은 스트레스와 감정적 해소만을 위한 것이지, 근본적으로 자신의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를 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행동은 리스크를 수반하며, 자신의 성향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회사에 다닐 때 왜 회사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월급도 오르지 않냐는 고민을 했다”며 “내가 아무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모험심이 있는지, 리스크를 즐길 수 있는지도 선택에 있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기들도 걷기 위해 수없이 엉덩방아를 찧고, 마이클 조던도 끝없는 연습의 결과 농구 황제가 됐다. 성공을 위해 실패해야 하며,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성공 창업자지만, 성공보다 실패가 친숙하다. 2010년 롯데자이언츠 신문 ‘갈매기 타임즈’를 창간하고 큰 빚을 떠안았고 이후 27번의 프로젝트 대부분을 실패했다.

“노는 것도 경험, 갈등 해소 과정 배워야”

김 대표는 “사업 실패 이후 사회안전망 덕에 살아남았기 때문에 지금 세금을 내는 것이 아깝지 않다”며 “해외와 비교해 한국의 창업환경은 좋고, 신분 상승의 문도 열려 있으며 사회 안전망도 튼튼하다. 리스크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일단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대 때 꿈을 모르겠다면 일단 실컷 놀아보라고 당부했다. 꿈과 목표가 떠오르지 않으면 시간을 정해놓고 클럽에 다니고, 여행을 다니며 정말 열심히 놀아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는 것이다. 10대 때도 노는 게 공부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학부모들은 대학 진학에 대한 공포심을 갖는데, 어느 대학을 나오든 사회에 나오면 재교육을 해야 한다. 끈기와 인성·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친구들과 운동·게임으로 어울리면 갈등이 생기고, 이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갈등을 회피하면 나중에 일을 제대로 못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지 않으며 어떤 성공을 이룰지 알지 못하며, 자신을 조급하게 정의 내릴 필요는 없다”며 “목표가 생기면 반드시 이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젠가는 그 꿈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전·건강·인간관계든 행복은 조금씩 마음먹은 대로 이뤄진다. 다만 그때까지 패배감에 빠지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1575호 (20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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