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삼성X카카오’ vs ‘현대X네이버’, PLCC 승자는? 

 

김하늬 기자 kim.honey@joongang.co.kr
빅테크 결제업 진출에 새 수익원 창출 전략... 데이터 확보 '윈윈'

▎정태영(왼쪽) 현대카드 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나란히 앉아 함께 활짝 웃고 있다. / 사진:현대카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각각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카드)를 내놓는다. 국내 최초 PLCC를 선보여 시장을 주도해온 현대카드가 빅테크에도 손을 뻗자 점유율 위기를 느낀 삼성카드가 자사 최초로 PLCC를 출시, ‘맞불’ 전략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2,3위권인 두 카드사가 쌍벽을 이루는 국내 빅테크 기업들과 함께하면서 PLCC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카카오 전용 신용카드 vs 네이버 전용 신용카드, 혜택은?


▎삼성카드 로고(왼쪽, 사진:삼성카드), 카카오페이
삼성카드는 오는 5월 카카오페이와 협업해 PLCC를 출시한다. 삼성카드가 PLCC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타 기업과 제휴카드 형태로만 협업하며 PLCC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카드지만 PLCC 인지도가 높아지자 ‘카카오 전용 신용카드’를 내놨다.

삼성카드 PLCC는 카카오 내부 서비스뿐만 아니라 편의점, 카페, 식당, 영화관, 백화점 등 국내 대부분 프랜차이즈 매장과 온라인 쇼핑, 배달, 스트리밍 서비스, 앱 마켓, 해외직구 사이트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약 60만 개의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를 이용할 때 적립되는 포인트에 특화됐다. 현금으로 충전하는 카카오페이머니와 별도로 200만 포인트까지 보유할 수 있고 1포인트부터는 온라인 결제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진 카카오페이 사업총괄 부사장(COO)은 “카카오페이는 35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금융 플랫폼”이라며 “카드업계 최고의 디지털 역량을 보유한 삼성카드의 협업으로 ‘카카오페이포인트’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현대카드와 함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특화한 PLCC를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PLCC 시장에선 선구자다. 실제로 PLCC를 통해 최근 점유율을 2% 가까이 확대하며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지난 4분기에는 법인 신용판매를 제외한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에서 17.69%를 기록하며 KB국민카드(17.34%)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현대카드는 ‘네이버 전용 신용카드’에서 월 3900원(연간 이용권 기준)을 낸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결제시 5% 적립 혜택을 지급하는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반응도 좋아 출시 6개월 만에 약 250만명이 가입했다. 앞으로 현대카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비용을 깎아주거나 네이버페이 결제혜택을 추가로 주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PLCC가 뭐길래 ‘빅테크’까지?

두 카드사가 PLCC를 추진한 배경에는 카드사와 기업 모두 비용과 수익 측면에서 ‘윈윈’한다는 데 있다. PLCC는 신용카드사 이름 대신 수익과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기로 한 제휴사를 카드 앞면에 내세운다. 모든 카드혜택을 제휴사 관련 혜택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제휴카드는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이나 카드 수익 등을 모두 관리했다. 하지만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더욱 긴밀히 협업하고, 비용과 수익을 분담하며 마케팅도 함께 한다. PLCC 제휴사가 유명 기업이라면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제휴 카드와 달리 신용카드 상품과 관련된 비용과 수익을 카드사와 제휴사가 공유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카드 영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보다 수월하게 마케팅 우군을 확보하려는 방편으로 PLCC가 급부상했다는 분석도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 금융 당국과 가맹점 수수료를 재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율은 카드업계 기대와 달리 추가인하가 전망되고 있다. 카드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2019년 기준 경제활동인구 1명당 신용카드 보유수가 3.9장에 달하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신용카드가 살아남을 방법을 찾다 보니 PLCC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빅테크 결제업 진출이 맞물리자 새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목적도 있다. 카드사와 빅테크간 PLCC의 시너지는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모두 확보해 고객에게 보다 정밀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네이버페이 PLCC 출시 당시 "국내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데이터 사이언스와 브랜딩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금융테크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카드와 손을 잡았다"며 "양사는 급성장하고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581호 (2021.04.19)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