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시간은 알프스에서 시작된다 

2009 스위스 명품 시계 박람회 현지 취재 

제네바=글 조용탁 기자, 사진 SIHH·리치몬트그룹 제공
스위스는 시계의 나라다. 시계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전 세계가 2009년 신상품을 소개하는 스위스 명품 시계 박람회 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를 주목했다. 출시된 시계 종류는 지난해에 비해 20% 줄었지만 고가 시계 라인은 오히려 더 늘었다. ‘2009 SIHH’를 스위스 현지에서 취재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팔렉스포(Palexpo) 전시장에 세계 명품 시계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1월 19일에서 23일까지 5일간 최고급 시계 브랜드 17개 업체가 참가한 2009 SIHH가 열렸기 때문이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SIHH는 최고급 시계 브랜드들이 자존심을 걸고 개발한 신상품을 자랑하는 시계 축제다. 바쉐론 콘스탄틴, 예거 르꿀뜨르, 까르띠에, IWC 등 최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이 주최하는 SIHH는 미래 명품 시계의 향방을 가르는 바로미터다.

올해 시계 축제는 세계 경기침체 탓인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참가 인원은 물론 새로 내놓은 브랜드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명품 시계 시장의 거물급 고객으로 떠오르던 중국과 러시아 시계 관계자들이 대거 불참하고 기존 주요 고객인 미국과 유럽의 바이어들도 신중한 모습이었다. 리치몬트그룹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길 기대한다”며 “그러나 명품 브랜드는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분한 분위기의 박람회였지만 브랜드 간 자존심 경쟁은 뜨거웠다.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예거 르꿀뜨르, 까르띠에는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정교해진 기계식 시계와 더 크고 화려해진 보석 시계를 내놓으며 분위기를 달궜다. 베르나르 포나스 까르띠에 회장은 “위기일수록 공격적으로 회사를 경영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 고객의 마음을 잡아야 경제 불황이 지났을 때 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IWC와 눈부신 보석 시계를 자랑하는 피아제, 빠르게 성장하는 신생 브랜드 파르미지아니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했다. 이들 명품 브랜드의 우아한 자태가 5일 내내 SIHH 분위기를 이끌었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시계도 출시됐다. 시계 문자반에 에나멜로 그림을 그려 넣거나 자개로 장식해 동양 분위기가 나는 시계도 눈길을 끌었다. 리치몬트그룹 관계자는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화려한 시계들이 출시된 박람회”라고 SIHH를 평가했다.


1 지난해보다 훨씬 더 정교해진 기계식 시계와 화려해진 보석 시계를 출품한 까르띠에 부스. 2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생 시계 브랜드 파르미지아니의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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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기술의 경계 허물다
Vacheron Constantin


패트리모니 크로노그래프(5100만 원대)
바쉐론 콘스탄틴은 1755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한번도 역사가 끊이지 않은 명품 시계 브랜드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매년 SIHH에서 발표해 온 시계는 그 해를 대표하는 명품 트렌드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바쉐론 콘스탄틴이 SIHH에 발표한 대표적인 시계는 ‘패트리모니’와 ‘메티에다르’ 시리즈. 시계 전문가들은 이번에 출시된 두 시계 라인 모두 바쉐론 콘스탄틴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했다.

패트리모니 라인에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지난 250년간 꾸준히 쌓아온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이번에 출시된 패트리모니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주얼리 모델은 전통적인 시계 기술이 예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계 안의 빈 공간을 활용한 무브먼트가 돋보이는 패트리모니 스켈레톤 모델은 바쉐론 콘스탄틴의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패트리모니 스켈레톤 모델은 38mm와 30mm 크기의 두 가지가 발표됐다.

신제품에는 모두 새로 개발한 무브먼트가 장착됐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화려한 보석 시계를 내놓는 것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다. 이번 SIHH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모은 시계는 바로 바쉐론 콘스탄틴의 ‘메티에다르 말테 투르비용 레귤레이터’. 손으로 다듬은 565개의 다이아몬드로 덮인 이 시계는 시계와 예술 작품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티에다르 말테 투르비용 레귤레이터는 바쉐론 콘스탄틴 최고의 시계 디자이너, 보석 세공사, 시계 장인이 모여 2000시간 넘게 작업을 벌인 끝에 제작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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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손길에 역사가 숨쉰다
Jaeger-Le Coultre


예거 르꿀뜨르의 애트모스는 온도 차이만으로 태엽을 자동으로 감는다. 손끝 하나 대지 않아도 시계가 저절로 작동하는 특수 시계다. 애트모스 레귤레이터는 6000만 원.
1833년 탄생한 예거 르꿀뜨르는 세계 최고의 시계 제작 기술력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예거 르꿀뜨르는 2009 SIHH에서 5개의 새로운 무브먼트를 발표하며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예거 르꿀뜨르의 대표적 시계 라인으로는 온도가 변할 때마다 시계 태엽이 자동으로 감기는 애트모스, 손목시계 하나에 시간을 나타내는 무브먼트 세 개가 동시에 구현된 그랑데 리베르소, 수압을 정확히 파악해 물속 위치를 파악해 주는 마스터 컴프레서 다이빙 네이비실 시계, 중력으로 인한 시계 편차를 최소화 해주는 3차원 투르비용 무브먼트가 장착된 시계 등이 있다.

예거 르꿀뜨르 부스에는 시계 장인이 직접 마스터 그랑데 트래디셔널 리미티드 시계 제작 과정을 보여줬다. 또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만 완성할 수 있는 에나멜 페인터 작업대도 준비해 200시간이 걸리는 에나멜 페인팅 작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제품 발표회 직후 시계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컴플리케이션 시계들을 작동해보는 시간을 제공했다. 예거 르꿀뜨르 관계자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가 모델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력을 앞세워 고가 시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일환 예거 르꿀뜨르 코리아 부장은 “한국에서도 4000만 원대 이상의 시계 출시를 늘려 고가 시계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석과 디자인의 절묘한 조화
Piaget



피아제의 역사는 1874년 조르주 피아제(Georges Piaget)가 시계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파브리크 피아제(Fabrique Piaget)라는 워크숍을 스위스 주라(Jura) 지역의 심장부인 라코타페(La Cote-aux-Fees)라는 마을에 세우면서 시작됐다.

피아제는 창의적인 디자인의 시계를 속속 발표하며 뛰어난 스타일의 시계를 제작하는 장인으로 인정받았다. 오랫동안 화려한 보석 시계와 독특한 디자인의 시계를 발표해오던 피아제는 2009 SIHH에서는 예상과 달리 정교한 기계식 시계를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이번 박람회에 출품한 시계들에는 피아제가 10년 넘게 정성을 기울여 개발해온 무브먼트가 장착돼 있다. 특히 피아제는 무려 20개가 넘는 독자적인 무브먼트가 장착된 시계를 발표했다.

피아제 관계자는 “피아제는 하나의 지붕에서 두 가지 전문 기술이 성공적으로 결합된 최고의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피아제가 2009 SIHH에서 내놓은 대표적인 제품은 ‘엄페라도 쿠썽 라지문’ 모델이다.

46.6mm 크기의 시계 문자반에는 달과 태양, 지구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한번 태엽을 감으면 4일간 작동하는 시계는 18K 화이트 골드와 핑크 골드,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패션 브랜드 폴로의 탄생 30주년을 맞아 특별 제작한 피아제 ‘폴로 45’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 시계는 피아제 최초의 티타늄 소재를 사용한 시계다. 시계 두께는 5.6mm. 세계에서 가장 얇은 피아제의 800P 칼리버 무브먼트를 사용했다.

흉내낼 수 없는 ‘명품 무브먼트’
Cartier



산토스 100 스켈레톤(가격 미정)
매년 SIHH가 열릴 때마다 시계 업체의 관심은 까르띠에의 신상품이 무엇인지에 모아지곤 했다. 명품 업계에서 워낙 강한 영향력을 지닌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올해 까르띠에 신상품의 대표주자는 정교한 기계식 시계 라인이었다. 이는 올해 세계 시계 시장의 트렌드가 기계식 시계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까르띠에 부스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시계는 ‘산토스 100 스켈레톤’ 모델이었다. 산토스 100은 1904년 처음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105년간 해마다 새로운 콘셉트로 재탄생 해온 까르띠에의 대표 브랜드다.

하지만 시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출시한 산토스 100을 역대 모델 가운데 가장 정교한 기술력을 쏟아 부은 시계로 꼽고 있다. 까르띠에의 대표 장인 캐롤 포리스티에가 디자인한 산토스 100 스켈레톤 역시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9611MC가 장착돼 있다.

스위스의 전통적 시계 제조지로 꼽히는 레망의 까르띠에 시계 공장에서 자체 제작하고 있는 다양한 무브먼트도 화제를 모았다. 자체 제작한 대부분의 무브먼트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품질 기준인 제네바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까르띠에가 브랜드 파워와 화려한 이미지를 지닌 보석 브랜드가 아니라 세계 정상의 기술력을 지닌 시계 제작업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불황 때 명품의 저력 보여줄 것”
베르나르 포나스 까르띠에 인터내셔널 회장

까르띠에는 명품의 대명사로 꼽히는 브랜드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는가.
“까르띠에는 항상 최고만 추구해 온 브랜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저가 상품을 양산하는 일을 피했다. 또 기존 제품보다 탁월한 제품이 아니면 절대로 시장에 내놓지 않았다. 100년 넘게 이 원칙을 지켰기에 최고로 꼽힌다고 생각한다.”

2009 SIHH에서 까르띠에가 발표한 시계들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있다. 정교한 기계식 시계가 늘었는데, 전략이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
스위스 최고의 장인들이 만드는 까르띠에 시계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기에 초고가 기계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겠다는 까르띠에의 의지도 담겨 있다.”

까르띠에 시계의 특징은 무엇인가.
“각 브랜드가 보유한 기술력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이제 이를 어떻게 디자인해서 고객에게 접근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까르띠에는 시계가 예술품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술력과 디자인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까르띠에는 가장 완벽한 시계라는 특징이 있다고 생각한다.”

불황이 명품 시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까르띠에의 전략은 무엇인가.
“까르띠에는 수많은 역경을 이겨낸 브랜드다. 우리는 1·2차 세계대전과 경제 대공황에서도 명품으로 입지를 지켜냈다. 솔직히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나는 점유율을 더 늘릴 자신이 있다. 올해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품 까르띠에의 저력을 세상에 보여주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기계식 시계와 환경의 조화
IWC Schaffhausen


2009 SIHH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 모은 발표회는 단연 IWC였다. IWC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촬영한 2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강조했다. IWC는 다윈 재단과 함께 멸종위기에 있는 갈라파고스의 동식물을 보호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가 끝나자 IWC 부스에는 영화에 나온 다이버와 학자들이 차고 있던 시계들이 공개됐다. IWC 아쿠아타이머(가격 미정)는 수압을 통해 수심을 측정하는 장치와 내부 충격 흡수 장치, 고성능 야광 기능이 장착된 기계식 다이버용 시계다. IWC 관계자는 “앞으로도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WC에서 이번에 새로 발표한 시계 가운데는 다빈치 컬렉션도 있다. 다빈치 컬렉션은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따왔다. 시대에 앞선 시계를 제작한다는 목적으로 개발된 시계라는 뜻이다. 이번에 출시된 다빈치 퍼페추얼 캘린더는 최초의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능을 가진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날짜와 월, 윤년을 표시하는 기능을 말한다. IWC는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를 기념하는 시계도 내놓았다. 최고의 파일럿 전용 시계를 제작해 온 IWC에서 출시한 빅 파일럿 앙트완 드 생텍쥐페리 시계의 문자반에는 생텍쥐페리의 이니셜 ‘A’, 뒷면에는 그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다.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명가
Audemars Piguet



오데마 피게는 1875년 스위스의 시계 장인 줄스 루이스 오데마(Jules Louis Audemars)와 에드워드 오거스트 피게(Edward Auguste Piguet)가 설립한 브랜드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을 합쳐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창립 후 지난 133년간 오데마 피게는 컴플리케이션과 스포츠 시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컴플리케이션 시계란 시각과 날짜 외에 부가 기능을 갖춘 시계를 말한다.

부가 기능에는 시간 간격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 태엽이 남은 정도를 표시하는 파워리저브, 알람 등이 있다. 2009 SIHH에서 가장 정교하고 화려한 시계란 평을 받은 시계는 바로 오데마 피게의 ‘밀리너리 컨셀레모니 투르비용’. 지름이 33.94mm인 시계로 핑크 골드를 사용해 제작됐다.

미로처럼 복잡한 시계 구조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시계는 발표 직후 구매 주문이 쏟아졌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6년 처음 발표된 이후 시계 수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줄스 오데마 위드 오데마 피게 이스케이프먼트’ 시계도 많은 관심을 받은 제품이다.

3차원적 디자인과 정교한 기능이 어우러진 이 시계는 컴플리케이션 시계 명가 오데마 피게의 기술력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시계는 모두 20개 내외로 한정 생산된다.

스토리가 있는 ‘자연의 정원’
Van Cleef & Arpels



2009 SIHH에서 선보인 반클리프 아펠은 예술품에 버금가는 새로운 시계들을 출시했다. 반클리프 아펠 신제품에는 고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표적인 신상품은 ‘레 자뎅’ 컬렉션. 고전 문학 작품에서 묘사됐던 이탈리아 르네상스 가든, 테라스와 분수대 등으로 자연을 꾸미던 프렌치 가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잉글리시 가든, 절제된 신비로움과 철학적인 오리엔탈 가든이 시계에 담겼다.

반클리프 아펠 스타일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연이다. 살아있는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해 시계와 보석에 옮겨 놓곤 했다.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 디자이너들과 세공 장인은 섬세함과 정교함을 필요로 하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2009 SIHH에서 주목받은 반클리프 아펠의 또 다른 시계로는 윈 주르네 아 파리 타임피스가 있다. 이 시계의 디자인은 로맨틱한 빛의 도시인 파리의 가장 상징적인 명소들을 산책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윈 주르네 아 파리의 다이얼 디스크는 튈리르 정원에서부터 일 드 라 시테와 몽테뉴 애비뉴를 지나 방돔 광장과 오페라로 마무리 되는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부가티 370(4억3200만 원)

손목에서 자동차가 달린다
Parmigiani


파르미지아니는 2009 SIHH에 참가한 명품 가운데 가장 젊은 브랜드다. 미셸 파르미지아니가 1996년에 창업했다. 하지만 탁월한 기술력과 독창적인 디자인을 인정받으며 창립한 지 불과 12년 만에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09 SIHH에서도 파르미지아니의 시계는 커다란 화제를 불러모았다.

대표적 제품은 명품 자동차 부가티에서 영감을 받은 ‘부가티 370’ 모델. 부가티 370은 기존 시계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과 무브먼트를 사용했다. 마치 손목 위에 자동차 엔진이 있는 듯한 모습을 띠고 있는 이 시계는 모든 부품이 손목과 수직으로 위치하는 축을 따라 배열된 것이 아니라 수평축을 따라 배열돼 있다.

시계 제조업이라는 예술이 자동차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부가티 370은 다섯 개의 원판으로 구성된 무브먼트를 세계 최초로 횡축을 따라 배열한 제품이다. 시계 착용자는 마치 횡단면을 보듯이 시계 내부에 정교하게 배열된 기어들과 무브먼트가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시계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무브먼트를 이처럼 손쉽게 볼 수 있게 만든 것은 부가티 370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시계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모두 파르미지아니가 직접 설계·제작했다.

햄튼 매그넘의 세련된 품위
Baume & Mercier



햄튼 매그넘 블랙(5000만 원)
2009 SIHH에서 보메 마르시에가 발표한 대표 모델은 햄튼 시리즈다. 1994년에 처음 등장한 햄튼은 당시엔 보기 힘든 사각형 스틸 케이스를 사용했던 베스트셀러 시계다.

60년대 보메 메르시에의 핑크 골드 사각형 제품에서 영향을 받은 햄튼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올해 발표한 햄튼 컬렉션은 크게 두 모델로 나뉜다. 남성을 위한 ‘햄튼 매그넘 블랙(Hampton magnum black)’과 여성을 위한 ‘햄튼 매그넘 화이트(Hampton magnum white)’다.

남성용 모델은 스포티한 특성을 강화하기 위한 XXL 사이즈와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새틴 피니시트 스틸 케이스는 강인한 남성성과 야성미를 보여준다. 이 모델은 검은색 스틸과 레드 골드의 크로노그래프와 오버 사이즈 케이스가 있다.

시곗줄은 최상급 악어 가죽을 사용했다. 여성용 햄튼 매그넘 모델은 다이아몬드 네 개가 세팅된 베젤의 페미닌 버전이 있다. 날짜 창과 시간, 분을 나타내는 듀얼 타임존을 포함한 이 모델은 전체 가 화이트 컬러로 기계식 오토매틱 무브먼트, 52개의 다이아몬드가 장식돼 있다.

고전미에 미래를 설계하다
Montblanc



2008 SIHH에서 몽블랑은 100% 자체 기술력으로 완성한 무브먼트를 탑재한 ‘스타 니콜라스 뤼섹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Star Nicolas Rieussec Monopusher Chronographs)’ 제품을 선보였다.

스타 니콜라스 뤼섹 모노푸셔란 제품명은 1821년에 최초로 크로노그래프를 발명한 니콜라스 뤼섹을 기리기 기리기 위해 명명된 것. 1월에 열린 2009 SIHH에서 몽블랑은 새로운 기술력과 디자인이 가미된 2009 스타 니콜라스 뤼섹 제품과 함께 모던한 감각으로 새로 태어난 스타 컬렉션 제품들을 출시했다.

최근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출시 제품군은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고전적인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몽블랑 시계들은 새로운 디자인과 감각을 선보이며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몽블랑은 이번 박람회에서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니콜라스 뤼섹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라인과 스포츠 시계, 보석 시계 제품군을 출시했다.
루트 베트케 몽블랑 인터내셔널 회장은 “몽블랑은 전통을 지키며 미래를 설계하는 브랜드”라며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제품군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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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호 (20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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