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나잇값 못한다고? 아니야, 우린 젊은 오빠야 

필자 좌담
CEO를 위한 ‘젊은 오빠’ 프로젝트 (마지막 회) 

진행/글 신버들 기자·사진 정치호 기자
CEO를 위한 젊은 오빠 프로젝트 마지막 회로 필자 4명의 좌담을 준비했다. 젊은 직원과 잘 통하는 방법을 소개한 고현숙 한국리더십센터 사장, 보톡스 맞는 방법을 알린 서구일 모델로 피부과 청담점 원장, 유머감각 끌어올리는 법을 제시한 신상훈 서울종합예술학교 개그코미디학부 교수, 마음부터 젊어지자고 강조한 유태우 신건강인센터 대표원장이다. 좌담은 지난 11월 9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식당 ‘몰토’에서 있었다. 맛집 소개로 유명한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은 오너셰프가 직접 구입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이탈리안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이 식당을 추천했다.

고현숙 안녕하세요, 신 교수님. 2년 만에 뵙는데 피부가 좋아지고, 살도 좀 빠지셨네요.

신상훈 유태우 원장님이 쓴 <누구나 10㎏ 뺄 수 있다>를 읽고 좀 노력했어요. 눈에 띄는 체중 감량에는 실패했지만, 현미를 먹고 피부가 좋아졌죠.

서구일 저도 그 책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체중을 8㎏ 줄였고,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늘렸습니다. 2년 전부터 체형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술자리에서 주는 술을 다 받아 마시다가 화장실에 갔더니 거시기가 안 보이는 거예요. 의기소침해져 나중에 선배에게 얘기했더니 “그거 별거 아니야.

더 지나면 발이 안 보여” 하더라고요. 충격 받았죠. 그때부터 유 원장님이 책에 쓴 대로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였어요. 그랬더니 한 달에 2㎏씩 빠지더라고요. 처음 한 달 동안은 음식 양만 조절했고, 다음 달부터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어요. 특히 가슴 근육 키우기에 집중했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탄탄한 가슴 근육을 보고 섹시함을 느낀다고 해요. 허리와 가슴 근육의 비율이 1 대 1.3일 때 섹시함이 최고치가 된답니다. 그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40대에 근육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60대가 되면 배만 나오죠.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은 근력 운동, 한 번은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고현숙 유 원장님 책을 읽고 저도 동기 부여가 돼 운동을 했습니다. 요즘은 집 근처 탄천을 따라 종종 걷습니다. 체중을 2㎏ 정도 줄이고 싶은데, 쉽게 되지 않아 고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잴 정도로 관심이 많아요.

유태우 체중을 줄이고 싶으세요? 그럼 원하는 일을 하세요. 체중 재기 자체는 원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운동을 더 하거나 음식 양을 조절해야죠.

고현숙 유 원장님은 어떤 운동을 하시나요.

유태우 퇴근하고 한강을 따라 1시간 동안 자전거를 탑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일할 때는 서울 삼선교 근처 집에서 병원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했어요. 신사동으로 근무지가 바뀌고 나서 모터 바이크로 출퇴근을 시작했죠. 주말에는 야외로 모터 바이크 라이딩을 떠나기도 합니다. 시내에서는 야마하 바이크를, 교외에서는 가와사키 바이크를 타요.

신버들 젊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분들답게 건강 관리도 잘하시네요. 젊은 오빠 프로젝트 기사가 나가고 나서 주변에서 어떤 반응이 있었나요.

신상훈 출판사에 갔더니 “교수님, 이런 기사도 쓰셨죠?” 하며 포브스코리아에 기고한 기사를 보여주더라고요. 그 출판사에서 ‘젊은 오빠 프로젝트’와 비슷한 주제로 책을 내려고 했는데, 포브스코리아가 선수를 쳤다고 했습니다. 앞선 기획이었다고 봅니다.

젊은 오빠는 주책이라고?

유태우
기획 의도는 좋지만 ‘젊은 오빠’라는 단어 자체는 좀 주책스러운 것 같아요. 실제로는 젊게 살지도 않으면서 젊은 여자가 자신을 젊은 오빠라고 부르고 그렇게 봐주길 바라는 건 좀 위선적이에요. 젊게 살면 누군가가 젊은 오빠라고 불러줄 겁니다.

고현숙 그런데 젊게 행동해 보려고 하다가도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망설여지죠. 지나치게 나이를 의식하는 사회잖아요. 나이 차가 있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건 생각을 못하죠. 사실 나이 차이가 나도 친구가 될 수 있어요.

신상훈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영화를 보면 여주인공이 나이 많은 교수를 점점 사랑하게 되죠. 제가 젊을 때는 젊고 예쁜 여자가 왜 늙은 남자와 사랑에 빠지나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젊은 여자라도 나이 많은 사람과 충분히 사랑에 빠질 수 있어요. 나이 많은 사람도 어린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요.

유태우 나이를 의식해서 언제나 나이에 맞게 행동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행동을 달리해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나이가 55세라면, 0세부터 55세에 어울리는 행동을 전부 할 수 있는 거예요. 예컨대 분위기가 자유로운 곳에 갈 때는 청바지를 입고, 중후한 이미지가 필요한 곳에서는 정장을 입고요. 젊어지는 다른 좋은 방법은 자신보다 젊은 사람 아래서 일하는 겁니다.

서구일 그러면 젊은 사람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요.

고현숙 젊은 사람보다 자신이 더 문제죠. 한국 사람들은 자기보다 어린 사람 아래서 일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잖아요.

유태우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자신부터라도 먼저 어린 사람 아래서 일하기를 실천하면, 변화가 생길 겁니다. 다른 사람이 바뀌길 기다리면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신버들 원장님은 나이에 비해 많이 젊어 보이는데, 비결이 뭐죠.

서구일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았죠. 몸무게를 8㎏ 줄이니까 눈 아래와 뺨이 많이 꺼졌어요. 이제 살이 얼굴부터 빠지잖아요. 피부나 관절 부위에 있는 바이오 재료를 얼굴의 꺼진 부분에 주사해 넣는 방법을 썼습니다. 피부과 전문의로 일하니, 저부터 건강하게 보여야죠.

신버들 어디부터 보톡스를 맞는 게 좋나요.

서구일 미간이죠. 인상을 많이 쓰니까요. 주름이 생기기 전부터 보톡스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얼굴에 골이 생기면 피부 성분을 채우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되고 깎아내는 센 방법을 써야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에는 보톡스를 30대 초반이나 20대 후반에 시작하는 고객이 많아졌습니다. 남성도 40대부터는 관리를 시작해야죠.

신버들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없나요.

서구일 아테콜, 아쿠아미드 등 인공 물질을 필러 재료로 썼을 때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 피부과에서 히얄유론산이란 바이오 재료를 필러로 씁니다.


썰렁한 농담이라도 꾸준하게

신상훈
얼굴을 젊게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유머를 익혀 센스까지도 젊은 사람이 되면 진짜 젊어지는 거죠.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노력으로도 어느 정도 유머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유태우 그래서 재미있는 개그를 기억해 뒀다 종종 써먹는데, 썰렁하다는 반응을 얻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가끔 성공할 때도 있어요.

신상훈 썰렁한 개그라도 그리워하는 직원이 생깁니다. <유머 일번지> <코미디 일번지> 등 개그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웅래 전 KBS PD는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농담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F16 전투기보다 뛰어난, 파리까지 맞힐 수 있는 무기가 개발됐어. 그게 뭔지 알아?”라고 물었죠.

“모르겠다”고 직원이 답하면, 김 PD는 “에프킬라야” 하면서 웃었어요. 선임 PD가 웃으니까 다른 직원들은 억지로 웃어주느라 고생했죠. 김 PD의 퇴임식에서 한 후배가 “조연출끼리 먼저 웃는 순번을 정해 안 웃기는 것도 열심히 웃어드렸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김 PD의 아침 농담을 그리워한답니다.

이제는 아무도 그렇게 해 주지 않으니까요. CEO들도 ‘난 썰렁해서 안 된다’고 하지 말고 끊임없이 유머를 해 보면 어떨까요. 유머 연습을 가족들에게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족에게는 썰렁한 농담을 해도 크게 욕먹지 않거든요. 가족에게 유머가 통한다 싶으면 밖에서 써 보는 거죠.

유태우 썰렁한 농담이라도 하는 건 관심을 가져 달라는 신호죠.

신버들 젊은 직원과 어울리고 싶어서 취미활동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 CEO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등산 같이 가자’고 하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요즘 젊은 직원들은 잘 따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민인 CEO들이 있습니다. 이 고민을 풀 방법이 있을까요?

고현숙 직원들에게 ‘등산 같이 가자’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직원들끼리 어울리려고 우리 뭐 할까 하다 ‘등산 가자’고 해서 가는 건 좋아하죠. 그런데 상사가 등산이 몸에 좋으니 ‘팀장급 직원끼리 한 달에 한 번 가자’고 하면 일이 됩니다.

신상훈 젊은 직원들이 좋아하는 것을 따라할 수 있다면 좋죠. 등산 프로그램을 정말 재미있게 꾸며서 저절로 따라오게 만들든지요.

고현숙 젊은 직원과 어울리려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필요합니다. 록이나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CEO에게 바비킴이라는 힙합 가수의 1집 앨범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힙합 음악도 들어보면 어떨까 했죠. 그런데 그 CEO가 나중에 “못 듣겠더라”며 “앞에 있는 두 곡만 들었다”고 하는 거예요. 실망했어요. 힙합도 그 나름의 맛이 있는데 그런 점을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요.

서구일 젊은 직원에게 다가가고 싶을 때 피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반말입니다. 피부과 개업을 하고 얼마 안 돼 먼저 병원을 개업한 선배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여대생에게도 ‘그랬습니까, 저랬습니까’ 하며 반말을 하지 않더라고요. 물론 같은 반말이라도 그 안에 애정이 녹아 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경북 출신의 한 모발 이식 전문의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마, 점마’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어도 절대 기분이 나빠지지 않습니다. 시골 영감이 애정을 갖고 하는 말이니까요.

신버들 젊게 살려면 피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유태우 피해야 할 것에만 너무 집중할 필요는 없을 듯해요. 자기 단점에만 계속 신경 쓰고 그것을 고치려고 너무 애쓰기보다 장점을 살리는 게 좋죠. CEO는 이미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커서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이니까요.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게 더 문제입니다.


나이에서 25를 뺀 나이로 살자

서구일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것입니다. 말로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기보다 실제 나이에서 25를 뺀 숫자가 자기 나이라고 생각하고 새롭게 시작할 일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평균 수명이 90세로 늘어난다니 다양한 삶을 살 수 있잖아요. 지금 70세라면 45세라고 생각하고 할 일을 찾는 거죠. 예를 들어 저처럼 근육을 열심히 만든다든지, 해외 여행할 때 필요하니까 새로운 외국어를 배운다든지요.

유태우 ‘CEO 그만 해라’ 이건 어떨까요. 평생 CEO로 살다가 늙을 건가요. 저는 1989년부터 대학교수로 일하다 2009년에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신건강인센터 원장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한 가지 일을 20년 이상 하면 능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것을 안 배우잖아요.

신버들 오늘 음식 어떠셨나요.

신상훈 좋았습니다. 사실 전 어떤 음식이라도 맛있어요.

신버들 그런데 유 원장님은 절반 정도씩 남기셨어요.

유태우 많이 먹어서 좋은 건 아니에요. 즐기면서 먹는 게 좋은 거죠.

신버들 많이 웃으며 식사해 더욱 좋았던 것 같습니다.

200912호 (200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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