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건강의 달인들① - 내 안에 갇힌 우울 효소로 걷어내다 

소설가 유정룡 

글 고종관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대표 사진 전민규 기자
30여 년 동안 건강전문 기자로 활약한 고종관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대표의 건강코너를 연재한다. 현대 의학에 의존하지 않고 몸이 지닌 자연 치유력을 높여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첫 회는 소설가에서 발효 효소 전문가로 변신한 유정룡씨다.



유정룡씨는 소설가다.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열려라 문’으로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91년 첫 창작집 『내 안에 갇힌 우울 하나』 이후 4권의 장·단편집을 냈다.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도 거머쥐었다. 촉망 받던 그가 요즘 글을 쓰지 않는다. 대신 발효 효소에 푹 빠져 있다. 무슨 일일까.

그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10여 년 전인 40대 중반에 이혼을 했다. 5살배기 아이를 키워야 하는 중년의 남성은 술과 스트레스에 절어 살았다. 체중은 105㎏까지 늘었고 고혈압과 당뇨병을 얻었다. 급기야 지루성 피부염이 찾아왔다. 머리에 비듬은 물론 얼굴에도 각질이 생겼다. 얼굴엔 울긋불긋 단풍이 들고 눈썹까지 빠져 거울 보는 것이 두려웠다.

피부과 다니고 좋다는 민간요법을 동원했지만 속수무책. 절망감, 대인기피증, 폭음으로 심신이 망가졌다. 삶의 벼랑 끝으로 몰리던 그를 찾아온 것이 EM효소였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EM이 비듬에 좋다는 글을 접한 것. ‘믿거나 말거나’ 가릴 것이 없는 처지였다.

EM효소액을 샴푸에 섞어 머리를 감고, 바디 워셔에도 희석해 온몸을 씻었다. 며칠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비듬과 인설이 줄기 시작했다. EM활성균효소액을 듬뿍 넣은 비누와 샴푸로 자신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증상은 점차 줄어 병원 치료약을 끊었는데도 얼굴 피부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를 매료시킨 EM은 무엇일까. EM은 Effective Micro-organisms의 머리글자로 유용한 미생물군이란 뜻이다. 1982년 일본 류큐대학 농학부 히가 테루오 박사가 개발했다. 그는 토질개선과 작물의 품질 향상을 위해 미생물을 연구했다. 그러다 고초균·방선균·광합성세균·유산균 등 유익균총이 부패와 오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미생물을 활용할 경우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작물 생산성을 높이고, 환경정화에도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EM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91년. 히가 박사의 한국 강연을 계기로 ‘환경보전자연농업연구회’가 결성되고 대학에 EM연구개발단이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EM의 활용은 여기가 끝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했을 뿐 인체 활용에 대해선 관심이나 시도가 없었다. 유정룡씨의 흥미를 끈 것은 바로 일본에서 팔리던 ‘EM-X 골드’라는 음료였다. 500㎖ 한 병에 7만원에 팔리는 고가의 건강음료다.

EM을 종균, 오키나와 자생식물을 배양액으로 발효시킨 제품이다. 제품의 임상효과를 유심히 살피던 유씨는 무릎을 쳤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고도 정상적인 식사를 하고, 간암으로 암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높은 GPT(간 건강지표를 나타내는 효소)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류머티즘, 난소암 환자, 지루성 피부염 환자의 임상 수기가 이어졌다.

문제는 가격. 그는 일본에서 했다면 우리도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실험에 들어갔다. EM 활생균이 좋아하는 여러 먹이를 찾아 균을 배양했다. 그는 쌀을 분쇄기로 갈아 쌀가루를 만들고,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설탕(당밀)의 양을 맞추기 위해 발효통과 씨름했다. 발효통엔 공통적으로 다시마와 천일염을 첨가했다. 콩과 같은 다른 곡물 가루도 배합했다. 이렇게 배양조건을 맞춘 뒤 EM을 넣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양과 온도, 시간을 조절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끈기를 갖고 매달렸다.

EM활생균효소는 수많은 변수가 만들어내는 최적의 조합에서 효과를 나타낸다. 이를 찾아내는데 3년여가 필요했다. 그는 이를 알리고 싶었다. 자신과 비슷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이 될 듯했다. 다행히 그는 출판사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책이나 이론을 번역해 책을 내고 싶진 않았다.

그동안 공부하고, 연구한 내용을 정리했다. EM의 이론은 물론 치료효과를 본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사진을 담았다. 일반인이 집에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음용 효소제조 방법과 화장품이나 치약 활용법도 실었다. 2011년 2월 『EM효소행복 비결』이라는 책이 태어났다.

먹고 바르고 환경 개선까지

EM효소가 보여주는 효과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우리 몸의 세균총을 바꿔놓는다. 우리 몸은 세균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외부환경에 노출돼 있는 입안은 물론 소화기계·피부·두피 등 피부상피나 점막이 있는 곳에 미생물이 공존한다. 대장의 경우만 해도 100여 종, 100조의 세균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세균총은 인체에 유익한 것과 유해한 것, 유익하지도 유해하지도 않은 중간균으로 나뉜다. 문제는 우리 스스로 유해균을 위한(?) 인체 환경을 만든다는 점이다. 육류 중심의 식생활, 환경오염, 음주와 흡연, 항생제 남용 등은 모두 유익균의 생존을 위협하고 유해균을 살찌게 한다.

질병은 몸에 살고 있는 세균총에 의해 발생한다. EM은 이름 그대로 유용 미생물이다. 몸에 유익균을 제공한다. 흥미로운 것은 미생물의 세계에서도 ‘승자독식’ 논리가 통한다는 사실이다. 유해균이 우세하면 중간균들이 나쁜 기능을 추종하고, 유익균이 지배하면 중간균들은 좋은 기능을 갖는다. EM을 인위적으로 투입해 몸 안의 세균총을 유익한 쪽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익한 세균총이 만들어내는 항산화력과 면역력이다. 대장균과 같은 유해균은 음식찌꺼기를 부패시키지만 유산균 같은 유익균은 음식을 발효시킨다. 발효 과정에서 몸에 좋은 항산화물질이 나온다. 항산화력이란 인체의 노화를 촉진하고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다. 이는 EM의 유기물 분해능력과 항산화 능력에 근거를 둔다.

EM은 단백질·지방·탄수화물은 물론 인체를 위협하는 각종 위해물질(탄산가스·암모니아·황화가스 등)을 먹어치우면서 항산화 물질을 생성한다. 실제 쇠못을 물과 EM발효액에 각각 담아 며칠이 경과한 뒤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일반 물에 담근 못은 붉게 녹이 슬지만 발효액에 담은 못은 원래의 모습을 유지한다. EM이 환경정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유씨는 “항산화 작용으로 몸의 독소를 제거하고, 노화를 방지해 세포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건강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M 효과의 산증인은 유정룡 자신이다. 지루성 피부염이 사라졌고, 체중이 20㎏ 줄어든 것은 물론 한때 110/160㎜Hg로 치솟던 혈압도 85/130㎜Hg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혈당 역시 110으로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요즘 분주해졌다. 유정룡효소과학 연구소를 만들어 EM활생효소 알리기에 나서는 한편 원료를 이용해 제품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시는 효소제품과 입욕제·물비누·로션·린스 등 피부용 제품을 만들었다. 그에게 남은 과제는 EM활생효소 제품의 확산이다. 하지만 아직 EM효소는 식품공전에 들어 있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선 농업용이나 환경정화용으로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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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호 (201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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