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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 - 럭셔리 SUV의 무한질주 

 

올 상반기 1억원대 SUV가 5000대 이상 판매됐다. 고성능 엔진과 최고급 인테리어를 갖춘 LUV(Luxury Utility Vehicle)로 진화하고 있다.



SUV(Sports Utility Vehicle) 전성시대다. 레저·야외활동 인구가 늘고 자동차 구매 패턴이 실용성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SUV가 각광받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7만4487대로 지난해 6만2239대보다 19.7% 늘었다. 이 중에서 SUV 판매량은 1만621대로 전체의 14.3%를 차지했다. 특히 1억원 안팎의 럭셔리 SUV가 5000대 이상 팔렸다.

럭셔리 SUV 차량은 고성능 엔진과 최고급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SUV도 세단 못지않은 안락성·정숙성·주행성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스마트한 편의사양과 호화로운 인테리어를 갖춰 인기가 많다”며 “평범한 세단에 지루해진 운전자가 SUV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링 SUV는 포르셰의 ‘카이엔 S’다. 차값이 1억이 넘지만 상반기에만 583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늘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판매된 1724대의 3분의 1이 국내에서 팔렸다. ‘디스커버리’ ‘레인지 로버’ 등 8000만~1억9000만원 대 고급 SUV를 판매하는 랜드로버의 상반기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가량 급증했다. 특히 1억6000만원대의 ‘올 뉴 레인지로버’는 사전예약이 100대를 넘어 차량 출고까지 3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였다.

하반기에도 럭셔리 SUV 출시가 이어진다. BMW는 11월쯤 ‘X5’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8기통 BM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장착해 450마력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RAV4’로 수입차 SUV 시장을 강타한 도요타는 연말이나 내년 초 ‘FJ크루저’를 출시한다. 최고급 세단만 고집해 온 명차 브랜드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내년에 SUV 콘셉트카 라반떼를 출시다. 벤틀리는 2012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SUV 콘셉트카 EXP 9F를 기반으로 자사 최초의 SUV를 만들 계획이다. 람보르기니도 2012년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우루스의 양산을 확정하며 럭셔리 SUV 시장에 가세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슈퍼카·럭셔리카 브랜드가 SUV를 출시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고성능·고가 SUV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럭셔리 SUV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외국 브랜드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포르셰 ‘카이엔 S 디젤’ - 디자인에 반하고 고속주행에 녹는다

올해 럭셔리 SUV의 포문을 연 수입차는 포르셰다. 포르셰는 2월 ‘카이엔 S 디젤’과 ‘카이엔 터보 S’ 2개 모델을 동시에 선보 였다.

이로써 국내에 총 8종류의 SUV 라인업을 구축했다. 포르셰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한 7만7822대의 카이엔 시리즈를 판매했다.

국내에선 상반기 동안 전년동기 대비 140.8% 늘어난 583대가 판매됐다. ‘강남 쏘렌토’로 불리며 국내 럭셔리 SUV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 인기다. 포르셰 관계자는 “예전에는 딜러들이 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골프백을 넣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 고객을 겨냥해 스토케 같은 럭셔리 유모차를 제공하는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돋보이는 것은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공기 흡입구 스크린, 헤드라이트 하우징과 사이드 미러와 같은 외부 장치는 고광택 블랙·화이트로 도색했다. 기본형 휠은 포르셰 문양이 새겨진 53.34㎝(21인치) 911 터보 II 휠로 이는 카이엔 S를 위한 독자적 디자인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마치 요트에 탄 느낌을 준다. 좌석 양쪽 손잡이는 요트 실내 손잡이를 연상시킨다. 최고급 가죽으로 마무리된 대시보드는 품격 있는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촉감 좋은 가죽시트가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시트는 블랙·카레라 레드 또는 블랙·룩소르 베이지 등 2종의 바이컬러 가죽 패키지를 적용했다.

카이엔 S 디젤은 강력한 주행성능과 높은 연비라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춘 모델이다. 바이터보 차저 4.2ℓ V8 엔진을 얹어 최고속도 252㎞/h, 최대 출력 382마력을 자랑한다. 복합연비는 10㎞/ℓ. 연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8기통 디젤 엔진 차량 중 유일하게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을 장착했다.

SUV지만 험로주행보다는 고속주행이 더 잘 어울린다. 강한 파워는 출발부터 온몸으로 느껴진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h 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은 5.7초로 럭셔리 SUV 중 가장 빠르다. 폭발적인 파워는 저속부터 고속까지 꾸준하게 이어진다. 일반적인 디젤 엔진이 중속 이후 파워가 떨어지는데 카이엔 S 디젤은 그런 아쉬움이 없다.


포르셰 스포츠카의 감성적인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서스펜션을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고속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높은 차체를 적당히 눌러줘 주행안전성을 높인다. 하지만 시내에서는 차체가 다소 튀기 때문에 노멀 모드가 적당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ML350’ - 170㎞/h에서도 소음 적고 승차감 탁월

4륜구동의 주행성능과 세단의 편안함을 강조한 ‘ML350’은 지난해 여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의 애마로 등장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ML350은 잘 다듬어진 근육질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실내는 벤츠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우드패널과 무광 메탈 소재의 마무리는 은은하고 고급스런 느낌이다.

ML350은 작은 소음과 탁월한 승차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디젤차 맞아?” 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디젤 특유의 문제점인 소음과 진동 문제를 잡았다. 엔진의 정숙성은 고속주행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170㎞가 넘는 속도에서도 디젤차의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 내내 고요하고 편안한 느낌이어서 소음과 진동 때문에 SUV를 꺼리는 운전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처음엔 고급 세단처럼 부드럽게 나가지만 주행 중엔 M클래스다운 힘이 느껴진다. 4륜구동이 제공하는 주행성능은 예상대로 민첩하고 고속주행에서는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준다. 특히 승차감은 꽤 만족스럽다. 시속 170㎞ 이상의 속도를 냈지만 디젤엔진 특유의 거친 느낌보다는 가솔린 세단의 편안함과 안정감이 느껴졌다. 순간 가속능력이 뛰어나고, 제동능력 또한 일품이다. 코너링에서도 흔들림 없고, 무엇보다 덩치에 비해 핸들링이 부드러워 여성운전자도 편히 운전할 수 있다.

복합연비는 10.1㎞/ℓ로 이전 모델보다 더욱 향상됐다. 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는 “ML350은 디젤엔진과 조화를 이루는 7G 트로닉 플러스 변속기를 적용해 고속 영역에서 엔진 회전수를 낮추면서 연비를 높였다”며 “7단 자동 변속기와 차량이 정차했을 때 자동으로 멈추는 오토스타트·스톱 기능이 연비를 개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속 모드를 오프로드에 맞게 조절하는 오프로드 버튼이 제공돼 가속과 제동에서 그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출발 보조시스템은 오르막 경사로 출발시 차 밀림을 방지하고, 내리막 자동속도조절장치는 내리막 경사로 주행시 설정된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준다.





폴크스바겐 ‘투아렉 V8’ - 능동형 안전장치, 돋보이는 편의사양

비틀·골프 등 콤팩트 모델로 화제를 모은 폴크스바겐은 최근 몇 년 새 디젤 SUV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 모델은 티구안과 투아렉이다. 티구안은 지난해 5000대가 팔려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순위 5위권을 유지했다. 티구안이 3800만~4800만원대의 보급형 SUV라면 1억원이 넘는 투아렉은 럭셔리급이다. 투아렉은 2009년 디젤 모델로는 최초로 ‘죽음의 레이스’라 불리는 다카르 랠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3년 연속 최강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강력한 성능이 입증된 모델이다.

투아렉 V8의 강점은 뛰어난 안전장치와 편의사양이다. V8 모델에 장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시속 30㎞ 이하 주행 시 사고가 예상되는 순간 차가 스스로 멈춰서는 능동형 안전장치다. 차량 앞부분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가 앞차의 속도를 모니터링해 적절한 간격을 유지해준다. 간격이 빠르게 가까워지면 시각·청각신호, 짧은 제동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운전자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이를 감지해 차를 빠르게 제동하고, 충돌이 예상될 경우 안전벨트를 팽팽하게 조여 탑승객을 보호하는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 경험해보니 상당히 편리했다. 게다가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계속할 때 가속페달을 일정하게 밟을 필요가 없어 발의 피로를 쉽게 느끼는 여성 운전자에게 편안해 보였다.

주차나 출발 시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도 돋보인다. 차량 전후좌우에 장착된 4개의 카메라를 통해 마치 운전자가 차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제공한다. 특히 앞 범퍼 하단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나 좌우 90도 각도의 시야를 보여줘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후방 카메라가 포함된 리어 어시스트는 눈높이 아래에 있는 장애물까지 감지해 주차를 더욱 손쉽게 도왔다.


수입차 사용자의 공통적인 불만은 불편하고 친절하지 못한 내비게이션이다. 하지만 투아렉 V8에는 국내 고객을 위해 개발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RNS 850이 장착돼 요긴하게 쓰인다. 시원한 8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지원된다. DMB, 3D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이 시스템은 3D 시티 모델링을 통한 영상으로 주행경로를 안내해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렉서스 ‘올 뉴 RX 450h’ - 가변식 4륜으로 복합연비 12.1㎞/ℓ

렉서스의 RX 시리즈는 승용차와 SUV 시장 틈새를 절묘하게 노린 모델이다. 대다수 SUV가 오프로드 주행에 비중을 두었지만 RX는 애초부터 도심형 크로스오버카를 지향해 개발했다. 덕분에 세단을 선호하던 운전자에게 어필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프리미엄 SUV에 올랐다.

특히 2012년 출시된 ‘올 뉴 RX 450h’는 평가가 상당히 좋다. 지난 8월 미국 자동차 산업 전문 분석·조사기관인 ‘오토퍼시픽’이 발표한 ‘2013 가장 이상적인 차’에서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부문 1위에 선정됐다.

2월엔 미국 유력 매체 ‘US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2013 가격 대비 최고 가치 자동차’ 평가에서 럭셔리 중형 2열 SUV부문 1위를 차지했고, 미국 JD파워가 발표한 ‘2013 차량 내구품질조사’에서도 가장 불만 지수가 낮은 차로 꼽혔다.

렉서스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많은 북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렉서스 RX 450h의 뛰어난 품질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올 뉴 RX 450h 최고 장점은 역시 높은 연비다. 복합연비는 12.1㎞/ℓ로 럭셔리 SUV 중에서 최고다. 도심 11.9㎞/ℓ, 고속도로 12.4㎞/ℓ를 나타낸다. 연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에코 주행모드를 선택하면 연비 효율성은 더 좋아진다. 이는 가변식 4륜 시스템 덕분이다.

특히 올 뉴 RX 450h에는 ‘E-four(하이브리드 가변식 AWD)’라는 첨단 시스템을 장착했다.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전륜만 활용해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미끄러짐이 감지되는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전륜과 후륜에 구동력을 실시간으로 배분한다.

운전자의 주행 성향에 따라 에코·EV·노멀·스포츠의 4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V 모드에서는 전기의 힘만으로 운행되며, 엔진소음·진동·배기가스 발생이 전혀 없다. 에코·노멀 모드는 가솔린과 전기의 힘으로 효율적인 드라이빙을 구현한다. 스포츠 모드를 설정하면 가속페달의 반응이 더욱 빨라지고 전자제어 파워 스티어링의 설정도 다이내믹하게 바뀐다.

올 뉴 RX 450h는 디젤 SUV에서 느낄 수 없는 정숙성과 안락함을 경험할 수 있다. 출발과 저속에서 전기모터를 활용한 덕분이다. 급가속 때는 모터의 도움을 받아 가속도가 배가되지만 소음 증가는 디젤보다 훨씬 적다. 또한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러운 속도 증가가 인상적이다.

201310호 (201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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