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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길의 새로운 먹거리카길의 새로운 먹거리 

미국의 카길은 세계 최대 농업관련 기업이다. 신임 CEO 데이비드 맥레넌은 아스팔트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변형 식물성 기름, 설탕 대용품 등으로 새로운 이익 창출에 나섰다. 

DAN ALEXANDER 포브스 기자
데이비드 맥레넌(David MacLennan·55) 카길(Cargil)CEO는 지금쯤 골머리를 썩고 있을지도 모른다. CEO로 취임한 2013년 12월 이후 9개월 동안 올린 이익이 지난 동기 대비 22% 줄어든 12억 달러(약 1조2000억원)였기 때문이다. 중국에 3억7000만 달러를 들여 닭고기 가공공장을 짓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조류독감과의 치열한 전쟁으로 좌절되고 말았다. 또 유전자 변형작물(GMO)의 안정성 문제로 9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다. 중국 관계자들은 미승인 GMO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카길이 보낸 옥수수를 되돌려 보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맥레넌은 미국 미니애폴리스 외곽에 있는 카길 본사 회의실에서 실적 부진에 대한 변명 대신 신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코코아 공장을 짓는데 1억 달러, 인도에 젖소 사료 제조장을 만드는 데 91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에는 가축사료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또 본사 근방에 있는 식품 혁신 허브를 두배로 증설하고 카길 유럽 본부를 새로 단장하는 데 1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카길은 2013년 한 해, 시설을 확충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데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1350억 달러의 매출(2014 회계연도 기준)을 올리는 가족 소유의 식품 거대 기업 카길에 그 정도 투자 액수는 푼돈이다. 맥레넌은 하지만 매우 중요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1865년 설립된 카길의 핵심 사업은 전 세계에서 생산한 작물을 구입, 저장, 배송, 판매하는 소비재 무역이다.

1998년에는 당시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비상장 기업이자 경쟁업체였던 콘티넨털 그레인의 곡식 저장고와 운송 시스템을 3억 달러에 인수하며 국제 식량 시장의 간판 기업이 됐다. 현재 카길은 세계 최대의 건화물(dry bulk) 수송선단을 운영하고 550척에 이르는 배가 전 세계 6000개 항구를 드나들고 있다.

하지만 이윤 폭이 크지 않은 산업이라 지난 30년 동안 카길의 순이익률이 전체 매출의 4% 또는 40억 달러를 초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맥레넌은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순이익 증대를 꾀하고 있다. 그는 “기업의 덩치가 크면 그만큼 움직이는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카길 산업전문부서 소속 연구원들은 농작물의 부산물로 페인트나 풀, 구두 창, 유리 등을 만든다. 이 부서의 매출은 지난 15년 동안 매년 15%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3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전망이 밝은 제품은 무엇일까? 아스팔트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변형 식물성 기름이다. 카길은 판매 시작 2년 만에 약 1만3608t을 전 세계에 수출했다. 2020년까지 4만5360t 판매가 목표다. 또 다른 대표 제품은 자동차 시트용 발포고무를 만들 수 있는 콩기름이다. 오늘날 생산되는 자동차 시트 가운데 30% 정도는 농작물로 만든다. 카길은 내년에 그 비중이 2배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길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포드 자동차에 발포고무를 공급한다.

사람들은 유해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먹고 있다. 카길의 식품 혁신 연구소는 설탕, 소금, 기름 대체품 개발에 열중한다.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과를 올린 제품 트루비아(Truvia)는 사탕수수 대신 스테비아에서 추출한 설탕 대용품으로 칼로리가 제로다. 2008년 출시된 트루비아의 현재 매출은 8000만 달러에 이른다. 일찍부터 카길과 제휴를 맺은 코카콜라는 스테비아로 단맛을 내 칼로리가 기존 제품의 3분의 2 정도인 코카콜라 라이프를 2014년 8월부터 미국에서 판매한다. 맥레넌은 카길의 스테비아 매출액이 5억 달러까지 증가해 순이익을 5% 정도 높여줄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발포고무 만드는 콩기름도 생산

사실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카길에 위기가 오진 않는다. 워낙 규모가 크고 세계 농업 관련 산업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회사가 휘청거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1985년 포브스에서 처음 미국의 비상장기업(America’s private companies) 순위를 발표했을 때 카길은 매출 30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0년 동안 카길은 28차례 1위 자리에 올랐다(두 번은 2위를 차지했다). 69개 부서가 세계 식량 사슬의 거의 모든 단계에 관여하고 있어 카길은 다른 기업과 달리 국제시장의 불규칙한 변화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고 1938년 이후로 적자를 본 적이 없다. 페이스북 같은 신생기업이 찬사를 받을 때도 카길은 엄청난 규모와 꾸준하고 변함없는 운영의 힘을 보여주며 지금껏 살아남았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의 농경제학자 마이클 볼랜드는 “카길은 세상을 매우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2025년, 2050년, 2075년을 내다보라. 분명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할 것이다.”

소유권이 확실한 것도 카길의 건실한 성장에 도움이 된다. 카길 창업자 카길과 맥밀런 가문의 자손 약 90명이 회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360억 달러를 소유한 이들 가문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10위 안에 든다. 가문 중에 10명은 억만장자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권력까지 있는 건 아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가장 최근에 회사를 운영했던 사람은 휘트니 맥밀런이다. 그는 1977년부터 1995년까지 카길을 경영했지만 회사 규정에 따라 65세에 정년퇴직했다.

카길과 맥밀런 가문 자손이 회사 지분의 88%를 보유하고 있지만 1990년대 중반에 가족이 합의한 대로 이사진 자리 17개 가운데 여섯 자리만 차지할 수 있다(다섯 자리는 경영진에게 배정되고 나머지 여섯 자리는 외부인사에게 내준다). 그리고 매년 순이익의 80%는 회사에 재투자 하기 때문에 카길은 보통 약 67억 달러 정도를 활동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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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호 (201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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