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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지 시장에도 블루오션 있다 

 

글 함승민 포브스코리아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리튬 1차전지 업체 비츠로셀은 최근 새 날개를 달았다.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 시추장비 등에 쓰이는 배터리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도약을 준비하는 장승국 대표의 경영전략을 들었다.

▎장승국 대표는 시추장비용 배터리 생산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전기자동차, 사물인터넷, 대체에너지. 미래 성장동력으로 예견되는 산업 분야다. 이에 따라 이들과 관련이 있는 분야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2차전지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떠들썩한 2차전지 산업의 그늘에서 묵묵히 자기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곳이 있다. 1차전지 산업이다. 최근 이 시장에서 글로벌 3위로 도약한 비츠로셀의 장승국 대표는 “향후 1차전지 시장은 2차전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장을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츠로셀은 ‘리튬 1차전지’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국내 중견기업이다.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보다는 수출 비중이 크다. 전체 매출 가운데 77%를 수출이 차지한다. 2014년 12월에는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14 회계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00억원과 12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4년 매출 40% 신장

우리가 자주 쓰는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의 배터리는 충전해서 쓰는 2차전지다. 1차전지는 이와 달리 다 쓰면 새 배터리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흔히 건전지라고 부르는 알카라인 전지도 1차전지지만 리튬 1차전지와는 특성이 다르다. 리튬 1차전지는 알카라인 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자가 방전이 거의 없다. 힘이 세고, 오래간다는 뜻이다. 또 상온에서만 쓸 수 있는 알카라인과는 달리 리튬은 섭씨 -55~85도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장 대표는 “리튬 1차전지는 이런 특징을 살려 전지의 교체가 어렵거나 장기간 교체 없이 사용하는 기기 등 특수환경에서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튬 1차전지가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는 스마트 그리드로 전환 중인 에너지 산업이다. 전기 계량기나 원격 검침기 등 아날로그 방식의 기기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전지가 필요해진 것이다. 비츠로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여기서 나온다. 장 대표는 “국내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미국·유럽·중국·인도는 이미 시장 규모가 커져 관련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츠로셀의 수출 비중이 높은 이유다.

군 장비와 무선으로 지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야 하는 석유·가스 등 에너지 시추장비에도 많이 쓰인다. 군납품과 시추장비용 제품이 비츠로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 12%다. 특히 에너지 시추장비의 경우 최근 북미시장에서 시추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데다, 섭씨 150도 이상의 고열을 견뎌야 하는 특수 환경으로 인해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장 대표는 “시추장비용 배터리는 일반 제품보다 영업이익률이 2~3배 높다”며 “앞으로 이 부문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1차전지 시장 규모는 2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비츠로셀이 경쟁하는 제품군의 시장은 7000억원 규모다. 프랑스의 SAFT, 이스라엘의 타디란 등이 경쟁 상대다. 장 대표의 목표는 2018년까지 2000억원의 매출과 300억원의 이익을 올려 글로벌 1위로 도약하는 것이다. 그는 “1~2위 업체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비츠로셀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비츠로셀은 최근 연 평균 15%의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특히 2014년은 전년 대비 40%대로 고성장을 이뤘다. 장 대표는 “그동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2014년은 그 결실이 가시화하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틈새시장 공략과 발 빠른 투자가 성장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1차전지 시장은 현재 2차전지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이 탐 내기에는 규모가 작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으로 인해 규모의 이점을 살리기도 어렵다. SAFT 등 기존 업체들이 2차전지로 눈을 돌릴 때 오히려 비츠로셀은 1차전지에 집중해 가격·기술·영업 경쟁력을 길러 선두업체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는 진입하기 쉽지 않다. 중국 등지에 후발업체가 있지만 화학기술의 특성상 일반 제품보다 복제가 까다로워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장 대표는 “제품 완성도를 크게 좌우하는 배터리 양산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점도 후발 업체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비츠로셀은 지난 5년 간 연구개발(R&D)과 공장 자동화 설비 확충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직원 수도 3배 가까이 늘었다. 회사 규모를 감안하면 과감한 투자다. ‘투자할것은 미리 투자해야 한다’는 게 장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적기에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한다”며 “설비나 인력은 적어도 1~2년 전에 투자해야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지금 당장의 비용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5년 정도를 보고 계획을 세워요. 연초에 새로운 5년 계획을 세우는 겁니다.”

장 대표는 지금은 해체된 대우그룹 출신이다. 대우전자입사 이후 탁월한 성과를 올린 그는 1994년 해외 발령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해외지사가 이미 설립된 런던, 밀라노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일이 꼬여서 못 갔어요. 대신 간 곳이 네덜란드였습니다. 본사에서 50만 달러를 쥐어주고 베네룩스(벨기에· 네덜란드·룩셈부르크)를 총괄하는 판매법인을 설립하라는 거였어요.” 그의 나이 33세 때다. “맨땅에 헤딩이죠. 하루 3~4시간 자면서 코피흘리며 일했어요. 첫해에는 문 닫는 줄 알았죠. 그러다 매출이 매년 1000만 달러이상씩 신장하면서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어요. 덕분에 특진까지 하고 귀국했습니다.”

장 대표는 “당시의 경험이 경영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판매법인은 연구소와 공장만 없지 일반 제조사나 다름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해외 법인장을 하면서 재무, 마케팅, 유통, 인사 등을 경험한 것이 지금 회사를 경영하는 데 밑거름이 된 거죠.” 그가 비츠로셀에 합류한 것은 10년 전이다. 합류 2년 뒤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오너로부터 CEO 제의를 받았을 때 ‘내가 아는 경영 노하우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그 약속이 잘 지켜져 지금까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장 대표가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사물인터넷이다. “헬스케어·스마트홈·스마트카·스마트시티까지 사물인터넷의 많은 기기에는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1차전지는 모바일 기기에 쓰기에는 부피가 큰 만큼 2~3년 내 초박형 1차전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사물인터넷 시장에서의 역할은 비츠로셀에 또 한번의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01호 (201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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