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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 혁신가의 새로운 모험 

전자거래시스템으로 억만장자가 된 토마스 피터피는 초단타 매매 증권사들의 도전으로 자신이 선도하던 사업에서 뒤처지는 수난을 당했다. 그는 저가 수수료 증권사로 입지를 재구축하고 있다. 

AbrAm brown 포브스 기자
글로벌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즈(Interactive Brokers, 이하 인터랙티브) 설립자이자 CEO인 토마스 피터피(Thomas Peterffy·70)는 은둔을 좋아하는 주식 전자거래 선구자다. 그는 수십 년 간 대중의 눈을 피해 다녔다. 그러나 초단타(고빈도거래) 매매 증권사가 등장하면서 피터피가 선도하는 컴퓨터 기반 시장조성(marketmaking) 중개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 다른 사업가라면 한 걸음 물러서 쉴 나이에 피터피는 마케팅에 중점을 둔 저가 수수료 매매 중개 사업에 나섰다. 그는 인터랙티브의 75% 지분을 갖고 있다.

주식 종목 등 24개국에 제공

“옛날에는 매매 모델이나 프로그램, 수학만 연구했는데 지금은 마케팅만 생각한다. 마케팅은 그렇게 직설적이거나 논리적인 분야가 아니다”라고 피터피는 말했다. 인터랙티브의 전문 매매 플랫폼은 소규모 헤지펀드, 금융 자문가, 전문 트레이더 등을 위해 개발됐다. 24개국에서 무려 500만 개에 달하는 주식종목과 뮤추얼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및 선물 상품을 제공한다.

피터피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업가 기질이 있었다. 밀수품이었던 쥬시 푸르트 껌을 학교에서 500%의 이윤을 남기고 친구들에게 팔곤 했다. 귀족 가문 출신이었지만 헝가리 공산정권에서 가족이 전 재산을 잃은 후 21세에 무일푼으로 미국 뉴욕으로 갔다. 측량사 훈련을 받은 피터피는 1966년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직해 난생 처음 컴퓨터를 보게 됐다. 당시 회사에서 올리베티 No.1을 구매했는데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피터피는 프로그램 개발을 하겠다고 자원했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다. 그래서 컴퓨터 언어를 배우는 게 더 쉽겠다고 생각했다.”

프로그래머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피터피는 증권업계로 옮겨 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977년 20만 달러를 모은 그는 3만6000달러를 투자해 미 증권거래소에 자리를 얻었다. 당시에는 주식 중개인이 증시에서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거래를 진행했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었다. 피터피는 일이 끝나면 밤마다 블랙숄즈 모델과 유사한 자신만의 알고리즘을 개발해 각 옵션의 최적 매입가를 결정하고 정보를 종이에 적어 거래소에서 매매했다. 1979년에는 4명의 트레이더가 그의 모델을 이용해 거래하기 시작했다. 1983년 피터피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구동되는 휴대용 단말기를 거래소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자신이 세운 마케팅 회사 팀버힐에 금융 분석가를 영입했다. 이 중에는 MIT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은 토마스 프랭크도 있다. 1985년 입사한 그는 현재 최고정보책임자로 일한다. 피터피는 자신이 개발한 알고리즘 기반 거래 방식과 단말기를 미국의 전국 거래소로 확장 시켰다.

1993년 피터피는 팀버힐의 전자거래 서비스를 대중에게 제공하기 위해 인터랙티브를 설립했다(팀버힐은 이후 인터랙티브 사업부서로 편입됐다). 골드만삭스가 인수를 제의했지만 피터피는 거절했다. 2007년에는 인터랙티브 지분 10%를 매도해 1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동안 거래소가 디지털화됐고 인터랙티브는 20년간 함께 경쟁했던 다른 증권사보다 디지털 혁신에서 훨씬 앞섰다. 그러나 초단타 매매가 등장하면서 위기에 놓였다.

인터랙티브의 효자 상품은 주식 중개업 이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인터랙티브 중개 사업의 매출과 세전수익은 모두 2배로 증가해 각각 8억1400만 달러와 3억 9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대로 시장조성사업 수익은 2009년 세전수익 3억3100만달러에서 2013년 7200만 달러 정도로 폭락했다. 주식중개와 시장조성 사업의 명암은 2014년 3분기에 그 차이가 더욱 커졌다. 중개 사업은 세전수익 1억52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시장조성 사업은 1억1200만 달러의 적자였다.

인터랙티브 본사 사무실에는 책상마다 컴퓨터 모니터가 4개씩 놓여 있고, 머리 위에는 더 많은 모니터가 달려 있다. 한쪽 모퉁이에는 항공교통 관제탑처럼 꾸며진 사무실에서는 12명의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돌아가며 일주일에 6일, 24시간 근무한다. 이들은 금융 전문가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한다. 수수료는 100주 거래시 1달러 정도이고 거래량이 많아지면 0.5센트까지 떨어진다.

피터피가 수수료만으로 경쟁하는 건 아니다. 10만 달러의 잔액이 있거나 매월 수수료 10달러 정도를 내는 고객에게는 트레이더 워크스테이션 서비스를 데스크톱이나 모바일,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 서비스한다. 트레이더 워크스테이션은 옵션의 향후 가격을 벨 곡선으로 모델링해주는 프로버빌러티 랩(Probability Lab) 등의 첨단 분석툴을 제공한다. 또 비용이 더 낮은 ETF를 추천해주는 뮤추얼펀드 리플리케이터(Mutual Fund Replicator) 서비스도 있다.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랙티브는 다양한 거래소 현황과 익명 장외거래 시장을 스캐닝하고, 최고 가격에 거래하기 위해 주문을 쪼개 매매한다. 그러나 반대매매로 이득을 볼 수 있는 다른 업체에 주문량을 매도하지는 않는다.

휴대용 주식거래 단말기 개발

가벨리앤코의 애널리스트 매크래 사이키스는 인터랙티브가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춘 만큼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들의 모델을 모방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인터랙티브가 제공하는 광범위한 금융상품과 첨단 거래시스템 또한 이들의 경쟁우위를 지키는 “철옹성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피터피는 요즘 고객서비스와 영업, 마케팅과 씨름하고 있다. 인터랙티브는 온라인과 인쇄매체, TV에 광고를 한다. “광고는 민망할 정도로 감성이 넘쳐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대중의 마음에 호소해야 하는데 나한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랙티브는 새 광고를 준비 중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잘생긴 남성 두 명이 함께 스쿼시를 친다.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자신들의 커리어를 의논한다. 그러다 한 명이 절묘하게 공을 내리치고 게임에서 이긴다. 이긴 사람이 인터랙티브 플랫폼을 이용하는 독립 금융자문가인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피터피는 광고 마지막에 뜬 문구 ‘결코 쉽게 잠든 적이 없다(I’ve never slept easier)’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의 대안은 ‘아니, 바로 그것(No, that’s just it)’이다. 자신이 말하고도 난해했는지 피터피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에게 마케팅은 아직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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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호 (201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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