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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좋은 기업문화가 혁신 제품 만들어낸 원동력 

 

사진 전민규 기자
기능성 섬유 ‘고어텍스’를 생산하는 회사로 잘 알려진 고어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 제품이 여기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백한승·이경숙 고어코리아 컨트리 리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어코리아 컨트리 리더 역할을 함께 맡고 있다. 그들의 2015년 목표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는 일이다.
우주비행사와 등산객의 공통점은 뭘까? ‘제2의 피부’라 불리는 기능성 섬유 ‘고어텍스’가 사용된 옷을 입는다는 점이다. 고어텍스는 방수성과 투습성(옷감의 습기를 방출하는 성질)이라는 상반된 특성을 동시에 지닌 최초의 소재로, 극한 날씨에도 젖지 않고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7년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세상을 바꾼 101가지 발명품’으로 선정할 정도로 세계가 인정한 ‘고어텍스’는 미국 델라웨어 주에 본사를 둔 고어의 제품이다. 고어는 소비자의 다양한 활동을 분석해 여기에 맞게 고어텍스의 성능을 높여 나가고 있다.

고어가 이렇게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특별한 기업문화가 꼽힌다. 백한승· 이경숙 고어코리아 컨트리 리더는 “직원들이 서로 ‘동료’라 부르며 충분한 역량을 가진 인재로 인정하는 고어 특유의 문화가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입을 맞춘듯이 말했다. 그래서일까. 고어는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고어 미국 본사는 <포춘>이 선정하는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17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GPTW(Great Place to WorkⓇ Institute)에서 선정하는 ‘2014 세계 최고의 다국적 기업’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고어코리아도 지난해 11월 GPTW의 한국 파트너인 GWP코리아(Great Work Place Korea)가 선정하는 ‘2014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3년 연속 외국계 기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1991년 고어 본사의 100% 국내 투자 법인으로 출범한 고어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백한승·이경숙 리더가 컨트리 리더 역활을 맡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두 리더를 통해 고어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될 만한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습관처럼 ‘대표’라고 부르는 기자의 말을 정정하며, 두 리더는 “고어에는 ‘대표’가 없다” 고 했다. 백 리더는 이렇게 덧붙였다. “고어에는 팀원들에게 자발적인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리더’만 있습니다. 그래서 고어에서는 저희를 ‘컨트리 리더’라고 부릅니다.” 이경숙 리더가 말을 이었다. “리더의 역할은 고어의 기업문화가 잘 실천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좀 더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도록 환경적·제도적으로 보완하는 일입니다.”

고어에는 ‘보스’의 개념도 없다. 상 하수직의 위계 질서와 서열구조가 아니라 래티스조직(격자무늬)으로 작은 단위의 팀이 모여 일하는 구조 때문이다. 고어 내부에서는 구성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처리한다. 백 리더는 “간혹 이러한 업무방식으로 업무분담이나 실행이 원활하게 이뤄질까 하고 의문을 갖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 직원들은 자유로운 환경일수록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서로 돕고 격려합니다. 서로 이겨야 하는 경쟁상대가 아닌 함께 가는 ‘동료’로 인식하게 되는 거죠.” 고어는 직원들에게 개인이 맡은 업무에만 집중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업무 간에 선을 그으면 개인 역량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여겨서다. 오히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환영한다.

실제로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기타 줄 사업에 진출한 사례가 있다. 심장이식 기술을 개발하는 한 연구원이 장난 삼아 고어텍스섬유에 함유된 폴리머로 산악자전거 바퀴살을 코팅했더니 맑은 소리가 났다. 땀과 기름이 묻었을때 음색이 달라지는 기존 강철로 된 기타 줄의 단점을 폴리머로 보완한 것이다. 그 연구원은 바로 팀을 구성해 3년간 연구한 끝에 음색을 3배나 오래 유지하는 기타 줄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자유로운 기업문화로 회사와 직원의 공동 성장을 이끌어낸 사례다.

두 리더 모두 고어코리아가 첫 직장이 아니다. 이경숙리더는 2005년, 백한승 리더는 2006년에 고어코리아에 합류했다. 백 리더는 산업제품, 이 리더는 재무회계 전문가다. 서로 전문 분야가 다르다 보니 컨트리 리더로 함께 하기 전에는 같이 일한 적이 많지 않았다. 백 리더는 “컨트리 리더로서 의견을 나눌 때 각자의 전문분야 지식을 토대로 기회나 리스크를 파악해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문화 이해 돕는 ‘스폰서’ 지원

모두 다른 직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만큼 고어만의 기업문화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이 리더는 “다른 기업과 고어의 기업문화가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책임과 성과”라고 말했다. “이전 직장에서는 상하 수직적 관계에서 직책별로 업무가 주어지고, 그에 대한 제한된 책임과 성과가 따랐습니다. 반면 고어는 수평적 조직구조라 각자가 본인의 핵심 업무에 집중하고 그에 대한 책임과 성과가 모두 본인의 몫이 됩니다.”그는 전 직장과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고어는 스스로 생각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위기이다 보니 기업문화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고어는 전 세계 구성원들이 같은 기업문화를 공유하고 기업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고어의 기본 교육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 우선 기업문화 워크숍을 통해 고어의 기업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다른 기업과 다른 점에 대한 토론하며 기업문화에 대한 일체감을 갖도록 장려한다. 또한, 정기적인 기여평가와 보상 시스템 교육을 시행해 평가보상 제도가 고어의 원칙과 가치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배운다. 마지막으로 모든 고어 직원에게 성공을 돕는 ‘스폰서’가 배정된다. 스폰서는 신입직원이 새로운 기업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문화와 조직에 대해 지도하고 자기계발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그리고 직원의 기여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두 리더의 올해 목표 역시 기업문화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특히 다른 업무 환경에서 일했던 신규 직원들이 고어의 기업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미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직원들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 글 정혜선 포브스코리아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201502호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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