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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창업주의 기업가정신 연구한 민승기 박사 

“타고난 사업감각과 기업보국으로 재계 5위 롯데신화 만들어내” 

대담 나권일 포브스코리아 편집장·사진 전민규 기자
한국경영사학회 회원이자 성균관대 교수를 지낸 민승기 경영학박사는 롯데그룹이 재계 5위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탁월한 도전정신으로 롯데그룹을 일군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기업가정신을 꼽았다.

▎롯데그룹 기업가정신을 연구한 민승기 박사는 현재 한국기업경영종합연구원 HRM센터장으로 있으면서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윤리경영과 기업가정신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민승기(71) 박사는 기업에서 20년간 현장경험을 쌓은 뒤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구파로 이론과 실무에 두루 밝다.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강의는 밀려드는 학생들 때문에 수강신청이 가장 먼저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포브스의 롯데그룹 기업가정신 커버스토리 기사와 관련해서도 민승기 박사는 『롯데쇼핑 30년사』와 『롯데와 신격호, 도전하는 열정에는 국경이 없다』 등 다수의 자료를 제공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민 박사는 현재 한국기업경영종합연구원 HRM센터장으로 있으면서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윤리경영과 기업가정신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어떤 분인가요?

한마디로 일이 직업이자 취미라고 할 정도로 밤이고 낮이고 오직 사업만 생각하는 분입니다. 무언가에 열중하면 새벽 다섯 시에도 전화해서 “그거 어떻게 됐어?” 하고 간부사원에게 물을 정도로 세밀하게 챙깁니다. 회사일에만 매달리다보니 외국 여행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또 사업가로서 장점은, 기억력이 좋고 계수(計數)에 밝습니다. 당신이 열심히 살고 있으니 임직원들도 업무에서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또 그렇게 만들어내는 탁월한 리더입니다.

이 분의 기업 경영을 살펴보면, 안팎으로 무리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스타일입니다. 새 사업에 뛰어들거나 투자를 하더라도 원칙에 벗어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넌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정도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철저히 준비합니다. 그래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뛰어든 사업은 실패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런 경영리더십이 지금의 롯데그룹 신화를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100년 안에는 나오기 힘든 탁월한 기업가라고 봅니다.

100년 안에는 나오기 힘든 탁월한 기업가

본받을 만한 기업가정신의 사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이 분이 18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서 새벽에 아르바이트로 가정집에 우유배달을 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해진 시각에 어김없이 배달을 하니까 그 동네 주부들이 모닝벨처럼 자기 집 초인종을 눌러달라고 부탁하더답니다. 그렇게 꾸준히 했더니 소문이 나서 주문이 늘어나 배달시간을 못 맞추게 되자 신 회장이 직접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정도가 됐지요.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다는, 매사에 그런 열정을 가진 분입니다. 이것은 무조건 ‘하면 된다’는 캔두이즘(Can-doism)과는 조금 다르지요. ‘노력하고 또 노력하니 이뤄지더라’는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좌우명과도 같아요. 그러니 지금도 열심히 해보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국적을 다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지금은 국가를 뛰어넘어 기업을 경영하는 글로벌시대인 만큼 신 회장의 국적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신격호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모국인 한국에 기여하겠다는 기업보국(企業報國)의 의지가 강했습니다. 일찍부터 철강업과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사업이 한국의 산업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투자하려고 했지만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했는지 덩치 큰 입찰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롯데가 초기에 한국에서 유통업으로 자리잡았던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실망하지 않고 창업 이후 시나브로 꾸준히 한국에 투자해 지금은 한국 롯데그룹의 규모가 일본롯데의 15배나 됩니다.

그렇군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사업을 하시자니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지만, 일본에서는 기업인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일본 국민들이 볼 때 신 회장은 어찌됐든 한국인이잖아요. 그래서 일본에서 은인자중하면서, 요란하지 않게 사업을 해왔을 겁니다. 그런 보이지 않는 어려움들이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백수(白壽)를 바라보는 연세에도 건강하시다고 들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자기 관리가 확실한 분입니다. 담배도 술도 안 하십니다. 사업이든 인간관계든 무리를 하지 않습니다. 늘 꾸준합니다. 임직원들이나 자녀들에게도 할 얘기만 조용히 하고, 크게 웃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는 분입니다. 사업가이지만 자기 이익을 챙기는 데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배당도 안 받고 월급도 받지 않았습니다. 울산의 고향 마을에도 많이 베풀었잖아요. 지금 그 연세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 그리고 사업에 대한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책임자가 됐습니다.

아버지를 그대로 닮아서 열심히 일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경영자입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MBA를 이수했고, 일본 노무라 증권에 근무하면서 전문성도 갖췄습니다. 이후 롯데그룹에서 실무를 다 익히고 경영수업까지 받았으니 앞으로 롯데그룹을 반석 위에 올려놓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유치원에서부터 대학 과정까지 모두 일본에서 마쳤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는 점은 앞으로 보완할 점이겠네요.

메르스 사태로 관광객이 줄고 롯데월드타워를 짓는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롯데는 위기를 극복해가는 힘, 보이지 않는 저력이 있는 듯 합니다.

롯데그룹은 평상시건 비상시건 기업경영을 원칙대로 하는 기업입니다. 원칙을 지키고 당당하면 흔들리지 않게 되죠. 한마디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롯데그룹의 비전이랄까요, 어떻게 발전해나가야 할까요?

지금까지는 그룹의 중심이 유통이었는데, 아무래도 유통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직구(직접구매)하거나 소셜커머스 기업인 쿠팡으로 물건을 사는 시대가 아닙니까! 미국과 일본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어요. 그래서 지금 롯데그룹이 적극적으로 해외 공략에 들어간 것은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석유화학을 인수해서 중화학공업에 진출하고, 미국의 호텔도 인수하고 그렇게 글로벌경영으로 방향을 정해 매진하고 있으니 아주 잘 하고 있다고 봅니다.

- 대담 나권일 포브스코리아 편집장·사진 전민규 기자

201508호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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