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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라 수오미 대표 

소비자의 삶을 디자인하는 야무진 순둥이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국민 물티슈’로 불리는 브랜드 ‘순둥이’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 ‘제2의 한경희’로 평가받는 이미라 대표는 물티슈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가 있다.

▎이미라 대표는 천연 레이온 함량이 높은 ‘클라라’ 원단으로 순둥이의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저 사람이랑 도저히 일 못하겠네.” 공장 한 쪽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이 주위 사람들보고 다 들으라는 듯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옆에는 물건을 주문한 한 여성 CEO가 “이 제품에 문제가 있잖아요~ 잘 좀 해주세요”라며 생산된 제품을 세심하게 살피는 중이었다. 참으로 깐깐한 사장이었다. 제품 생산 라인에 꼼짝않고 서서 포장지에 하자가 있는지, 원래 디자인대로 나오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하나하나 시정을 요구했다. 공장 직원들마다 이 여성 CEO의 꼼꼼함에 혀를 내둘렀다. 요즘 ‘제2의 한경희’로 평가받는 물티슈 전문기업 호수의 나라 수오미 이미라(43) 대표 얘기다. 이 대표는 “처음 사업 시작할 때 제품 디테일까지 신경써서 그런지 공장에서 나를 많이 싫어했다”며 웃었다. 수오미라는 회사를 몰라도 ‘순둥이’라는 이름의 물티슈는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이 대표는 순둥이 물티슈로 사진작가에서 기업가로 새로운 인생을 쓰기 시작했다. “물티슈요! 쉽게 보여도 국내 시장 규모가 3800억원 정도로 꽤 큽니다.” 이 대표가 야무지게 말했다.

입소문만으로 포털 검색순위 1위 올라

2009년 2월 ‘순둥이’라는 촌스러운(?) 이름의 제품을 출시할 때만 해도 물티슈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기업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다. 대기업 브랜드 제품은 10개들이 1박스 가격이 2만원이 넘어 주부에게 부담되는 가격이었지만, 소비자들로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당시 물티슈 가격이 극과 극이었다. 대기업 브랜드는 2만원이 넘었고, 중소기업 제품은 1만원 수준이었다. 그래서 품질 좋고, 가격만 맞으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이 대표는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물티슈를 소개받고 사업 가능성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1년 동안 사업을 준비하면서 바삐 돌아다니며 국내·외 제품을 꼼꼼히 살펴봤다. 그 결과 원단의 차이가 품질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대다수의 물티슈 원단이 중국에서 수입되던 상황이다. 이 대표는 화학 재질인 폴리에스테르가 함유된 원단이 아닌 천연 레이온 함량이 높은 ‘클라라’ 원단을 사용했다. “나는 아기 피부에 닿는 것이기 때문에 국산 원단을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작가 출신으로 전공이 다른데 원단에 대해서 어떻게 잘 아느냐?”고 묻자 패션 쪽 일을 하던 동료로부터 원단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2009년 7월 순둥이 물티슈는 한국표준협회의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인증을 받았다. 로하스 인증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당시 물티슈 업계에서 로하스 인증을 받은 예는 없었다. 품질에 자신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로하스 인증을 신청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티슈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임직원은 이 대표를 포함해 3명이 전부였다. 브랜드 작명부터 제품 시안, 디자인 등 모든 과정을 이 대표가 직접 해결해야 했다. “초창기 제품 디자인과 포장을 보면 참 촌스러웠다”며 지금도 민망해할 정도다. 순둥이라는 이름은 주부들이 바라는 아이의 성격을 생각하면서 정했다.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가 똑똑한 것도 좋지만 온순하고 착하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순둥이라고 정했는데, 처음에는 촌스럽다는 반응이 정말 많았다. 지금은, 순둥이와 같은 어감의 물티슈 브랜드가 쏟아지고 있다.”

품질을 먼저 생각하고 좋은 원단을 사용했기 때문에 제작 단가는 예상보다 높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중간 가격인 1만3000원으로 판매를 하려면 유통 단계를 줄여야만 했다. 초기에 온라인에서만 순둥이를 판매한 이유다. 변변한 광고나 마케팅을 할 여력은 없었다. 기댈 것은 오직 사용자의 입소문 뿐. 그런데 말 그대로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다. 광고 한번 하지 않았는데도 주문이 폭발적이었다. 당시 사무실로 썼던 사진 스튜디오가 난장판(?)이 됐다. 제품을 포장하고, 택배 발송하는 등의 잡일을 이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3명과, 대표의 친구들까지 나서서 도와줘야 했다. 첫해 순둥이로 올린 매출액이 50억원. “그때는 정말 정신없었다”며 이 대표는 웃었다.

남들은 성공했다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지만, 순이익은 예상보다 적었다. 제작 단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세무서에서 직접 사무실로 찾아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매출은 높은데, 세금은 별로 안내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해 찾아온 것 같았다”고 했다.

사업은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순항했다. 2010년 사업 2년 만에 매출액은 15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네이버 검색순위에 순둥이가 1위로 오르기도 했다. “검색순위 1위에 순둥이가 올랐을 때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고 느꼈다.” 2012년 매출액은 3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추세라면 1000억원 매출 목표를 곧 달성할 것이라 믿었다. 사업이 커지면 준비할 게 많았는데, 성장에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이 대표가 이 말을 한 이유가 있다. 앞만 보고 질주하느라 난관을 만났을 때 대응할 준비가 안되어 있던 것. 2013년 7월 한 시민사회단체가 물티슈 보존제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사회단체 조사 결과 시험 대상 14개 제품의 유기화합물 함량 시험결과 모든 제품이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순둥이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순둥이 보존제에 함유된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이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되는 물질이라는 점이 논란이 됐다. “물이 상하는 것을 막으려면 보존제를 사용해야 한다.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은 지금도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정한 59가지의 안전한 보존제 중 하나다. 보존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때에 부정적인 사례로 소개되면서 타격을 입었다”고 해명했다. 1년 후에는 메칠이소치아졸리논 대신 사용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 문제가 불거졌다. 신생아와 임산부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진 것. “2012년부터 보존제를 식물첨가물로 대체하는 연구를 했고 준비 단계였는데, 보존제 문제로 순둥이에 대한 평가가 나빠졌다.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당시 물티슈가 공산품법에 적용을 받아서 규제 대상도 모호해 해명이 마땅치가 않았다”고 했다. 지난 7월 9일 식품의약안전처는 물티슈, 합성세제 등에 쓰이는 28개 원료성분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보존제 원료에 식품첨가물 8종을 추가해 안전성을 높였다. “기존 사용한 첨가물도 피부에 무해하지만, 소비자에게 좀 더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100% 식품첨가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최초로 홍콩 왓슨스 매장에 입점


▎지난 1월부터 순둥이 물티슈는 업계 최초로 홍콩·마카오의 최대 유통망인 왓슨스·매닝스의 600여 개 매장에서 판매 되고 있다.
7월부터 물티슈는 화장품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제품에 사용하면 안되는 첨가물이 정확하게 고시가 되는 것. 이 대표는 법과 상관없이 아이 피부에 문제가 되지 않는 보존제를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순둥이는 지난 5월 1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세포독성테스트를 통과했다. 독일 피부과학연구소 더마테스트(Dermatest)와 국내 화장품 안전성 시험기관 엘리드(Ellead) 등의 테스트도 통과했다. 순둥이가 안전한 제품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대표는 미래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체계적이지 못했던 기업 시스템을 바꾸기 시작했다. 임직원의 역할을 분명히 했고, 전문성을 강조했다. “좋은 인재를 뽑는 것도 중요하고, 일하는 이를 발전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진급하려면 공부하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웃었다.

함께 고생하는 임직원을 위한 혜택도 점차 늘이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한 ‘임직원 자녀 학자금 지원’은 금액과 지원 자녀수를 확대했다. 물티슈 기업의 특성을 살려 자녀를 출산한 임직원에게는 축하 지원금을 주고, 자동차가 없는 임직원에게는 여행 차량과 주유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매월 1박스의 물티슈를 지원하고 협력업체 직원들은 물티슈 구입을 할 때 할인 혜택을 준다. 물티슈를 배달하는 택배 직원들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가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소비자와의 소통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감동연구소’를 만들어 개소했다. 업계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일이다. 소아청소년과전문의 문성근 원장을 소장으로 매월 소비자와 전문가가 함께 모여서 물티슈 제품의 개선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어려움을 이겨낸 이 대표에게 좋은 소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최초로 홍콩·마카오의 최대 유통망인 왓슨스·매닝스 600개 매장에 순둥이가 입점하게 된 것. 2011년 홍콩에 진출한 이후 해외에서 순둥이의 본격적인 성장세가 시작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성장세를 높이는 디딤돌이 생겼다. 홈플러스에서 처음으로 순둥이 판매가 시작됐다. 앞으로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편의점과 화장품 전문 유통업체 등으로 판매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동료 사진작가의 소개로 시작했던 물티슈 사업. 순둥이가 이렇게 성장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겁이 없어서 도전했던 것 같다”는 이 대표는 물티슈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다이슨의 제품은 생활에 활력소를 준다. 다이슨처럼 생활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업으로 커나가고 싶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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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호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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