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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플로어 비스타젯 회장 

원하는 시간에 마음먹은 장소로 

글 조용탁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개인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을 개척해 유럽과 아프리카, 미국과 중국, 인도 시장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비스타젯 플로어 회장이 한국에도 진출한다. 한국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3월 8일 방한한 플로어 회장을 김포공항 활주로 위 그의 전용기에서 만났다.

▎한국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3월 8일 방한한 플로어 회장을 김포공항 활주로 위 그의 전용기에서 만났다.
시간 당 1500만원. 개인용 비즈니스 항공사 비스타젯의 요금이다. 정액제 상품도 있다. 연간 200시간 자유이용 상품이 많이 팔린다. 주력 상품가격이 30억원인 셈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다. 하지만 당신이 수퍼리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행기 시간에 걱정할 일도, 복잡한 입출국 과정을 거칠 일도 없다. 그저 마음먹은 대로 원하는 시간에 세계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2002년 토마스 플로어 비스타젯 회장 머리에 떠오른 사업 아이템이다. 생각이든 김에 도전한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성장했다. 매년 20%대의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고, 글로벌 항공사가 성가셔하는 존재로 자랐다. 지금 비스타젯 항공기는 180개국을 오가고 있다. 이용 공항수도 1300개에 달한다. 설립 이후 8만3500번 비행을 기록했다. 2016년 2월 말 기준 19만9700명이 비스타젯 서비스를 사용했다. 매년 20% 성장을 기록한 결과다.

유럽과 아프리카, 미국과 중국, 인도 시장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 플로어 회장이 한국에도 진출한다. 김포공항에 설립되는 국내 최초의 비즈니스 항공기 전용 공항시설(FBO)이 문을 여는 대로 비스타젯도 사업을 시작한다. 김포공항 FBO는 2만6446㎡(8000평) 규모의 부지에 보잉 B737 항공기 4대를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와 터미널, 보세창고가 들어선다. 운항 허가, 출·입국, 정비 등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소다.

한국 진출 배경이 궁금하다. 성공을 자신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한국은 선진 산업국이다. 수시로 해외 출장을 다니는 열정적인 기업인이 많다. 서울에서 원을 그리면 인구 100만 넘는 도시 수십곳이 나온다. 스타 연예인과 부동산 부자, 성공한 사업가 등 부자도 많다. 프라이빗 제트 사업이 성공할 모든 토양을 갖췄다. 마침 김포공항에 개인 제트기 격납고와 입출국 수속대도 생겼다. 한국에서 고객을 모시는 일만 남았다. 개인 비행기 여행을 즐겨보시길 바란다. 최고의 여행을 원하는 분들에게 우리는 최고의 선택이다.

한국에서 어떤 전략을 사용할 것인가.

오늘 아침 미국에서 전화가 3통이 왔다. 우리 항공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추천을 받은 이들이다. 비스타젯 사용자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주위에 입소문을 내고 사용을 권한다.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이 지인 추천을 통해 우리 서비스를 구매했다. 한국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다. 한국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고객 수는 100~200명 정도다. 이들이 우리 항공기를 이용하고 만족하면 자리 잡을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 진출했고 한번도 실패한 적 없다. 한국에서도 성공을 자신한다.

돈 보다 시간이 귀중한 사람들이 타깃


▎토마스 플로어 회장은 비스타젯이 항공 산업의 상식을 거부했기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당신의 사업 방식은 대단히 창의적인 동시에 무모해 보인다. 사업을 시작한 동기가 궁금하다.

2000년대 초반 상용 항공시장은 이미 성숙한 시장이었다. 그래서인지 모든 게 정체되어 보였다. 모든 것이 타성과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고가의 비즈니스 항공권을 이용하는데 도무지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이런 산업을 흔들어 보고 싶었다. 내가 지불한 비용만큼의 가치를 얻길 원했다. 내가 생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를 찾기 어려웠다. 아예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기분 나쁘다고 시작해서 이만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도전한 것 아닌가.

돈보다 시간이 귀중한 사람들이 타깃이었다. 이들 상당수는 자가용 비행기가 있다. 이제 계산을 해보자. 자가용 비행기 1년에 200시간 비행을 하면 약 60억원이 든다. 조종사와 승무원 월급, 항공유 비용, 보험에 입출국 수속비용, 비행기 보관비용 등 지출이 크다.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일도 상당히 번거롭다. 비용의 절반인 30억원만 내면 필요한 만큼 자가용 비행기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잡다한 모든 일에서 해방이다. 당신이 개인비행기를 운영할 정도 부자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가 주목한 다른 고객군은 회사 전용기를 운영하는 기업이었다. 비행기를 직접 운영하며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임직원이 출장을 다녀올 수 있었다. 기업 관리자에게 비스타젯의 장점을 소개하며 고객을 늘려나갔다. 새로운 시장도 꾸준히 개척했다. 5년 전 인도에서 개인용 비즈니스 제트기를 사용하는 사업가는 없었다. 지금은 수백명이 비스타젯을 애용중이다. 미국과 중국도 지난 3년 사이 고객수가 급증했다.

왜 사람들이 비스타젯을 선택했다고 보는가. 비용 이외에 다른 강점은 무엇인가.

사용이 정말 간단하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상품을 선택하고 회원에 가입한다. 비행기를 타고 싶을 때 전화하면 세계 어디에 있든지 가장 가까운 공항에서 24시간 이내에 탑승할 수 있다. 두번째는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우리는 캐나다산 고급 제트기 브랜드인 봄바르디아를 사용한다. 전세계 부호가 가장 많이 선택한 고급 제트기다. 다시 말해 개인제트기와 우리가 제공하는 비행기가 같다. 속도와 승차감에 차이가 없다. 자신이 구매할 상품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있다.

기업 경영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언제인가.

서브프라임, 유럽발 경제 위기, 그리스 경제 위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오일과 원자재 가격 폭락 등 지난 10년은 각종 경제 위기로 가득했다. 경기침체로 불황이 올 때마다 걱정은 했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벌어지곤 했다. 매출이 줄어든 기업은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한다. 1순위가 자가용 비행기다. 그리고 부자는 소비를 줄인다. 자가용 비행기도 그 중 하나다. 그럴 때마다 우리 고객이 늘었다. 회사 전용기를 팔았지만 최고경영자에겐 급한 비즈니스 미팅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저렴한 가격에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 항공 서비스를 경험한 기업인과 부자들은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권한다. ‘쓸데없이 비행기 돌리지 말고 여기와서 이거 한번 해봐!’ 불황 때마다 우리 고객이 늘어난 배경이다.

불황 때마다 고객이 늘어난 사업

당신의 성공에 자극 받은 경쟁자는 없었나. 대형 항공사에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개인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은 비스타젯이 만들었다. 우리가 선두주자고 2등이 누구일지도 모를 정도로 격차가 심하다. 기존 항공사와 우리는 사업 철학이 다르다. 항공사는 안전과 시간 엄수를 중요하게 여긴다. 개인 항공 사업은 시간을 안 지켜야 성공한다. 최고경영자는 바쁘다. 사업 상 중요한 회의를 하고 저녁을 먹는 데, 비행기 시간 때문에 도중에 멈추고 나올 수 없다. 우리 사업의 핵심은 시간이다. 사업자들이 자신의 시간을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의 제약에서 풀어주는 역할이다. 나는 홍콩과 상하이를 거쳐 서울에 왔다. 그리고 일본으로 향한다. 이틀 일정인데, 마음이 편하다. 왜? 내가 원할 때 비행기가 출발해서다.

그는 항공 산업의 상식을 거부했기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시간과 장소에 개의치 않는 파격이 오히려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이다.

왜 비행기가 정해진 목적지에 반드시 도착해야만 하는가. 중요한 일이 생기면 바꿀 수도 있지 않은가. 뉴욕에서 파리로 가다가 사정이 생기면 런던에 갈 수 있다. 소형 제트비행기의 커다란 장점으로 착륙 가능한 공항 수가 더 많다는 점이 있다. 대형 국제공항이 아니라 작은 지방 공항에 내릴 수 있다. 원하는 장소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절약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때로는 한 시간의 가치가 엄청날 수 있다. 단 몇 시간이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열정 넘치는 한국 최고 경영자에게 우리 항공사를 권한다. 뉴욕 출장 가서 마음껏 일하고, 비행 시간에 맞춰 허겁지겁 공항으로 향하지 말아라. 일 마치고 느긋하게 우리 항공기 타고 가라.

그게 오히려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

사업이 언제 안정권에 올랐다고 보는가.

아직 갈길이 멀다. 우리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 지금은 2.5%인 시장점유율을 2025년까지 5%로 올리는 것이 우리 목표다.

- 글 조용탁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201604호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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