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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결제플랫폼 코나머니로 재도약하는 코나아이(KONAI) 

누구나 선불카드 만드는 시대 연다 

글 박상주 기자·사진 김현동 기자
코나아이는 세계 첫 전자화폐기반 교통카드 시스템을 만든 기업이다. B2B 기업으로 기술을 개발해 솔루션을 판매하던 코나아이가 이제 B2C까지 영역을 확대해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
스마트카드·핀테크 솔루션 업체 코나아이㈜가 4월 선불카드 ‘코나머니(Kona Money)’를 론칭한다. 코나머니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보안과 편리성을 갖춘 스마트 결제 플랫폼이다. 이로써 코나아이는 기존 스마트카드 개발·판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선불전자지불수단 사업자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이제까진 B2B 기업으로 기술을 개발해 솔루션을 판매하는데 그쳤지만, 이제 코나아이만의 플랫폼으로 B2C까지 영역을 확대한단 의미다. IT회사로서의 패러다임을 다시 한 번 바꿔 대도약하는 상황이다.

코나아이는 지난해 9월 전자금융업에 등록했다. 핀테크 기업으로 선불전자지불지급 수단을 발행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감사와 관리 감독도 받고 있다. 코나아이는 이미 선불카드 유통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 40억원 규모 한국카카오주식회사 주식 80만주를 취득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출자를 알렸다.

코나아이가 만든 코나머니는 선불결제 수단을 발급하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 관련 선불카드가 50조원 규모 국내 상품권·기프트카드 시장을 대체할 전망이다. 이미 핀란드와 미국 등 해외에선 관련 선불카드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미국의 애플페이와 같은 컨셉트로 중국도 이와 같은 핀테크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선 주도적 사업자가 등장하지 않아 비활성화된 상황이다. 이 사업을 위해선 세계적으로 호환되는 카드 결제 표준(EMV)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국에선 코나아이만이 국제표준에 적합한 기술을 쥐고 있다. 한국의 선불결제 플랫폼이 시작되려면 코나아이가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코나아이의 핀테크 플랫폼 원천 기술은 여러 가지다. 금융·결제·보안 자체 기술을 가지고 있고 EMV 호환 HCE 모바일 카드 결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EMV는 세계적으로 호환되는 카드사 지정 결제표준이다. 비자(VISA)나 마스터 카드(MASTER CARD) 등이 운용하는 표준이다. 코나아이 결제시스템은 이들과 함께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플랫폼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코나아이는 현재 디지털 카드나 물리적 보안장치인 SE기반 결제시스템을 개발해 이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올해 20만개 가맹점에 100개 이상의 선불카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상에 없던 직업 ‘머천트 플래너’ 제안


▎코나머니는 일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로 기대를 모은다.
통상 선불카드는 은행이나 신용카드사가 고객을 모집해왔다. 이제 코나머니를 통하면 중소형 상품기획자 머천다이저(merchandiser, MD)도 자체 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보안기술을 가진 코나머니에서 발행했기 때문에 선불카드를 보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각 지역과 고객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 등장할 수 있단 의미다. 코나머니는 보안성과 범용성이 뛰어나 일반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칩을 기반으로 만든 카드라서 일반 가맹점 단말기에서도 쓸 수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하면 신용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다양한 결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당가가 몰려있는 곳에선 특정한 날을 잡아 ‘설렁탕 데이’를 정하고 ‘설렁탕 카드’를 만들어 팔 수 있다. 이런 카드는 모바일로 선물을 할 수 있고 가맹점별로 특별 할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특정 아파트 주민을 위한 인근 상가용 상품도 만들 수도 있다. 누구든 상품기획자가 돼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과거엔 은행이나 신용카드사만 만들 수 있었던 상품을 수많은 개인이 아이디어만으로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형태도 다양하다. 일반 카드 형태는 물론 소프트웨어 형태의 모바일 카드도 가능하다. 어느 기업이든 자사 제품을 결제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 수 있다. 자신의 제품을 살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 어디에서든 선불 결제할 수 있다. 현행 기프트카드는 해당 기업의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코나머니 선불결제카드는 가맹점 어디에서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활용성이 높다.

코나머니가 활성화되면 소상공인을 위한 결제 환경을 개선될 수 있다. 누구나 안전한 카드 상품을 기획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특정한 직업이 없던 사람도 아이디어만 좋으면 지역 가맹점과 연계해 선불카드를 기획·판매할 수 있게 된다. 보안성이 떨어지는 쿠폰이나 대규모 사업자만 발행할 수 있던 상품권에서 벗어나 개인이 저비용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코나아이 조정일 대표가 코나머니를 만든 비전은 ‘새로운 직업 창출’이다. ‘머천트 플래너’라고 명명한 새로운 직업이다. 어떤 상품결제 상품으로 고객에게 마케팅을 해야 손님을 끌 수 있을지 기획하는 사람들이다. 이미 30~40대 여성을 주 대상으로 모집 중이다. 조정일 대표는 “정말로 많은 중소형 머천드들이 결제 문제로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며 “골목 상권에서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대기업에 밀려 접근성이 떨어져 경쟁에서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선불카드 사업이 확산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머천드 플래너가 각 지역 커피카드를 만들어 인근 지역의 커피가게를 엮어줄 수 있다. 이러면 작은 가게도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조정일 대표는 “이전까지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주력하려 한다”며 “작은 가게, 자본력이 떨어지는 개인도 시장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 주기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며 사업 의도를 설명한다.

한국의 모바일 결제형태도 혁신 예고


▎코나머니는 지난해 국내외 전시행사를 통해 코나머니 론칭을 예고했다. / 코나아이 제공
코나아이는 이미 교통카드 마이비 상용화와 전자화폐 시스템 상용화에 성공한 업계 선두 기업이다. 이제 이를 기반으로 한 선불카드로 핀테크의 선두로 치고 나올 계획이다. 금융 솔루션과 보안 솔루션을 가지고 있고, 금융 및 결제 산업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선불카드를 만들려면 개발부터 소매 전 과정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엔드투엔드(End to End)’기업이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소수다. 세계 시장에서는 비자나 마스터 카드 정도 대형 카드사만이 이 규격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 한국 중견기업인 코나아이는 자본 규모는 작지만 이들과 경쟁할 만큼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도 전망이 밝다.

코나머니는 모바일 결제 형태도 크게 바꿀 전망이다. 현행 모바일 결제는 상당히 복잡하다. 예컨대 공연 티켓을 구매하려 해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티켓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찾아 결제하고 바코드·큐알(QR) 코드를 받아 스마트폰에 저장해야 한다. 공연장 주변 부스를 찾아 바코드 등을 보여주고 종이나 팔찌 형태 티켓을 발급받아야 입장할 수 있다. 코나머니는 이런 복잡한 과정을 모두 생략한다. 모바일로 티켓만 사면 공연장에서 바로 쓸 수 있게 만든다. 이렇게 결제를 단순화하기 위해선 위·변조 문제가 난점이다. 모바일에서도 복제가 불가능하고 안전하게 지불할 수 있는 금융보안 결제 기술은 코나아이만이 가진 능력이다.

조정일 대표는 “앞으로는 전통적인 결제 기반이 새로운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변해갈 것”이라며 “시간의 문제일 뿐인데, 빨리 될 거라 본다”며 사업성을 높게 봤다. 인터넷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진행되는 속도가 스마트폰 보급으로 빨라졌고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그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가 현재 있는 거의 모든 유가증권을 대체하게 될 텐데 코나머니가 이를 위한 다양한 판매 채널을 제공할 수 있단 얘기다.

코나머니는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시장에 직접 나간다. 한국 론칭을 시작한 직후 5월에 미국 법인을 만든다.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코나머니를 론칭할 계획이다.


- 글 박상주 기자·사진 김현동 기자

HCE(Host Card Emulation): 금융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 등에 데이터 형태로 저장해뒀다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해당 정보를 꺼내 NFC 통신을 통해 수행하는 결제 방식. 유심 등 별도의 하드웨어에 금융정보를 저장하는 SE 방식과 구분된다.

201604호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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