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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굿하트 인튜이티브 서지컬 대표 

“로봇 수술기 발전에 한국 의료진 큰 기여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사진 김상선 기자
한국 의료진의 로봇수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로봇 수술기 ‘다빈치’를 제조하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게리 굿하트 대표가 한국을 방문했다.

▎게리 굿하트 인튜이티브 서지컬 대표는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늘 한국 의료진의 의견을 경청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로봇 수술기 ‘다빈치’가 사람을 수술한지 10년이 지났다. 지금은 국내 46개 병원에서 61대의 다빈치가 수술에 임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3500대가 활동 중인 것에 비하면 큰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영향력은 그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간 이식을 위한 로봇 절제술’, ‘단일공 비장 절제술’ 등 한국 의료진은 창의적이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적용해왔다. 위암, 직장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분야의 국제 표준 로봇 수술법도 한국 의료진이 만들어냈다.

지난 12월 5일 다빈치를 제조하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게리 굿하트 대표가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의료진 및 병원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 그리고 인튜이티브 서지컬 코리아 직원 등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는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한국 의료진의 의견을 경청해왔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에서만 의견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의사들이 대장암이나 일반외과 쪽에서 세계적으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좀 더 면밀하게 의견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나사(NASA) 탐사용 로봇 개발팀에서도 일해

다빈치는 계속 진화해 왔다. 한국 의사들이 제품 개발에 관해 제안한 의견이 실제 적용된 사례가 있는가

실제 적용 사례들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콘셉트 등을 도입할 때 반영한 일이 있다. 우리는 집도의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제품을 개발해온 기업이다. 현장 목소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문제를 들고 기술적인 접근법을 고민한다. 실제로 적용해보며 개발하는 반복적인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다. 최근 한국 의료진과는 대장암이나 두경부암 분야에서 많이 협력하고 있다. 실제 수술을 집도하는 모습을 수술실에서 관찰한다. 수술하는 의사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프로토타입을 개발 적용한다. 그래야 옳바른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로봇 수술기를 처음 개발한 기업이다. 당신도 첫번째 로봇 개발에 참여했다.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80년대 중반에 전세계적으로 5개 팀에서 로봇 기술을 수술에 접목해 의사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개념의 연구를 시작했다. 의미있는 프로토타입이 처음 등장한 것은 89년~90년 무렵이다. 나는 나사(NASA)에서 탐사용 로봇 개발팀에 있었다. 우연히 합류했다. 쥐의 동맥을 접합하는 수술용 로봇팀이었다. 이후 수술 로봇 매력에 빠져 여기에 올인했다.

로봇수술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기계에 수술을 의지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부담, 인간성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러한 문의가 많았을 텐데 어떻게 대응해왔나?

다빈치 시스템을 개발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안전성’이다. 개념을 잡아나갈 때부터 안전한 시스템 구축,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통제시스템에 대한 고민했다. 집도의가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혹시라도 수술 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곧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했다. 이를 위한 센서와 에러 체킹이 가능한 시스템, 추가적인 연산이 기능을 갖춘 다음에야 생산설계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인간성의 회의감에 대해서는 ‘로봇 수술기’라는 표현 때문에 사람들의 오해를 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로봇 수술기는 자동화된 로봇이 아니다. 의사들이 모든 작동을 통제하도록 설계했다. 우리 목표는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이 보다 훌륭한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동화기술이 일부 적용된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추구한다.

다빈치는 의료수술 분야에서 최초의 인공위성 격


늘 논란 가운데 회사가 성장했다. 그 동안의 주요 이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다빈치 시스템의 최초 구매는 심장수술 분야에서 이뤄졌다. 기존 개복수술에서 최소침습수술로 방향을 선회하려는 노력은 수십 년 동안 전개되어 왔지만, 최소침습 수술이 가장 고전하던 분야가 심장수술이다. 2000년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비뇨기과 의사인 요한 빈더 박사가 흉부외과에서 로봇 수술기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전립선암에도 최소침습수술을 실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장비 사용을 요청해 왔다. 당시 우리는 로봇 수술기가 비교기과 질환에 적용되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비뇨기과에의 적용은 그 박사가 먼저 아이디어를 낸 셈이다. 요한 빈더 박사의 집도 장면을 보았던 의사 중 한 명이 미시간 디트로이트의 매니 매논 박사였다.

매논 박사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비뇨기과에서 수련을 했는데, 당시 데이터 수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개복 수술 방식으로 진행했던 전립선암 수술 데이터도 많이 축적해 두었고, 로봇 수술에 대한 데이터들도 많이 확보해 비뇨기과 학회에서 발표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발표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로봇 수술 결과가 너무 좋아서 의심을 받은 것이다. 비판했던 의사 중 한 사람은 매논 박사의 결과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로봇 수술기를 구입했다. 막상 수술을 진행한 후 매논 박사의 데이터가 맞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는 다시 학회에 발표됐고, 다빈치 시스템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다빈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빈치 시스템이 보건의료 영역에서 기여한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보다 많은 사람이 최소침습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줬다. 수술적 치료에 대한 환자의 이해능력을 높이는데 기여한 부분이 있다. 과거였다면 최소침습수술을 받지 못하고 더 큰 수술을 받았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최소침습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시켜준 것이다. 두번째는, 수술실에 컴퓨터 지원시스템(computing system)이나 로봇 수술 시스템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기술적 적용들이 가능하게 되었다. 비유를 하자면, 최초의 인공위성과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사진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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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호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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