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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하기 좋은 기업(13) 하나투어 

워킹맘에게 더 행복한 일터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여행사 직원은 여행을 자주 갈까. 업계 종사자 대부분은 ‘No’라고 답한다. 하나투어는 다르다. 같은 질문에 하나투어 직원들은 자신있게 ‘Yes’를 외친다. 항공권 좌석 일부를 정가의 10%면 구매할 수 있고, 자사 여행상품 역시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물론 여행을 위해 연차를 내도 눈치 주는 법이 없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일터다.

▎공평동 하나투어 본사에서 만난 직원들은 “불필요한 업무 공백을 줄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 라고 말했다.
사회 초년생들은 좋은 직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근무시간 보장(28.4%)’을 꼽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대학생과 직장인 10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어 ‘높은 성장 가능성(26.1%)’과 ‘우수한 복지제도(25.4%), ‘업무 적합성(25.4%)’ 순이었다. 또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좋은 직장이라고 답한 직장인들은 주된 이유로 ‘저녁시간과 휴일이 보장되기 때문에(38.9%)’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연봉이나 복지에 앞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하나투어 직원들이 자사를 좋은 직장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다르지 않다. 하나투어는 지난해부터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전체 2570여 명 직원 가운데 570여 명이 유연근무제에 참여하고 있다. 약 22% 수준이다. 이중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이 절반가량이고,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도 140여 명에 달한다.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보고 시차출퇴근 제도도 병행할 수 있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

서울 공평동 본사까지 출퇴근 거리가 먼 직원들은 집 근처 거점 사무실에서 업무를 봐도 된다. 하나투어는 신도림·노원·부평·김포공항 등 서울·경기권 내 12개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 근무 임직원 가운데 750명이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일하며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해졌다.

집 근처 스마트워크센터로 30분 내 출퇴근


▎자료 잡플래닛
신규사업 개발부서에서 일하는 임경아(37) 차장은 올해로 12년 차다. 2005년 공채 입사 후 결혼과 출산을 했다. 임 차장은 하나투어에 대해 ‘엄마가 다니기 좋은 직장’이라고 말했다. 시차출퇴근 제도를 통해 오전 10시에 출근해 저녁 7시에 퇴근한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아침시간에 두 자녀의 등교를 돕는다. 일주일 중 이틀은 집 근처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근무하고, 사흘은 재택근무다. 부서 업무 특성상 메신저만으로 업무 소통이 가능해서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거나 학부모가 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많잖아요. 저 역시 입사 직후에는 그런 부분을 걱정했는데, 몇 년 전부터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면서 혜택을 받고 있어요. 스마트워크센터로 출근하거나 재택근무를 통해 아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데 쓰는 편이에요.”

태국·푸켓팀 소속인 김보람(36) 과장은 육아휴직 후 지난해 복귀했다. 김 과장 역시 회사를 두고 ‘워킹맘에게 친절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하나투어는 남녀 직원 비율이 5대 5 정도로 비슷한 편이다. 여직원 수가 조금 더 많은데, 대개 자녀가 둘 이상이다. 출산이나 육아에 대한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 직원 세 명은 현재 육아휴직 중이다. 임신 초기와 말기에는 근무시간을 2시간 단축하는 제도는 2014년부터 실시했다. 육아휴직제도는 기본이고, 산모의 정기검진 시 별도로 휴가를 주는 태아검진휴가도 보장한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 근무장소를 본인이 정하는 재량근무제도도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적인 사유가 있거나 업무상 집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사무실이 아닌 어디에서나 근무해도 된다. 업무 장소가 유연해지면 그만큼 일과 삶의 질도 향상된다는 판단에서다. 영업사원은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본사나 거점 사무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거래처로 출근하는 ‘스마트세일즈’ 제도를 운영한다. 외근을 나가도 출퇴근만은 본사에서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인사업무를 맡고 있는 고승환(34) 대리는 지난해 가족과 함께 베트남 다낭과 필리핀 보라카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회사 내 복지 혜택을 이용했다. 하나투어는 여행 관련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세기 등 항공권 좌석 일부를 정가의 10%로 구매할 수 있다. 나머지 90%는 회사가 부담한다. 희망자가 몰릴 경우에는 추첨을 통해 선발하며 1인당 연간 최대 5장까지 살 수 있다. 하나투어가 판매하는 여행상품 중에는 임직원만을 위한 별도의 상품도 있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자사 여행상품을 원가 이하로 이용한다. 임직원은 물론 그 가족까지 하나투어 여행상품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고 대리는 “단돈 몇 만원으로 해외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는 건 하나투어 직원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며 “다양한 기회를 통해 대부분의 직원이 1년에 평균 두 세 번 해외여행을 다녀온다”고 말했다.

여행사인 만큼 일반 기업보다는 출장이나 여행 등 해외로 다닐 일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여행사 직원은 서비스직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걸 기쁨으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며 “남보다 기회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매번 여행만 다닌다는 착각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일을 하는 김보람 과장은 앞서 태국 푸켓의 한 호텔에서 근무했다. 2008년 푸켓 지사에 입사 후 2012년 본사로 옮겼다. 김 과장이 속한 태국·푸켓팀은 하나투어에서 모객이 가장 많은 팀이다.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일 수록 직원들도 바쁘다. “한국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가는 여름 휴가철이나 명절에는 화장실 가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대신 비수기도 존재해 전체적인 업무 강도는 세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임직원·가족 위한 특가 여행상품 운영


▎하나투어 제공
김 과장은 같은 여행업이지만 이전 호텔 업무와 차이가 있다고 했다. “호텔 업무는 호텔 내에서만 이뤄지는 것과 달리 여행사는 예약은 물론 항공·호텔 상황까지 변수가 많다”며 “여러 가지를 컨트롤하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하나투어가 업계 1위라는 점도 직원들에게는 원동력이 된다. 인터뷰에 응한 직원들 모두 “업계 1위인 만큼 여행업에 있어서만큼은 최고라는 자부심을 항상 느끼며 일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동남아 여행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도 항상 1등 회사, 1등 팀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며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싶다면 하나투어만한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투어는 하반기 공채를 통해 대졸자, 고졸자 신입사원을 각각 100명가량 선발한다. 지난해 서류전형 경쟁률은 80대 1 수준이다. 대학생 인턴으로 활동한 경우 서류전형 시 가산점을 부과한다.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외국어 능력을 기본 요건으로 삼는다. 고 대리는 “해외 사업을 위해 러시아 등 특수한 외국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밝고, 긍정적인 인재를 선호하며 전공에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 특성상 여행을 좋아하는 지원자가 많은 편인데 여행을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행업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1월 영업부에 입사한 노태성(28) 사원은 앞서 하나투어의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투어챌린저’로 활동했다. 임직원과 사회 공헌활동을 함께 펼치며 하나투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쌓았다. 노 사원은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했지만 실제로 실무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며 “대외활동을 통해 실무 경험은 물론 기업문화를 엿볼 수 있어 지원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기들과 이야기해보면 무조건 스펙이 높거나 여행 경험이 많다고 해서 합격한 것은 아닌 듯하다”며 “개인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길 좋아하는 점이 합격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 소통 활발

이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한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노 사원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하나투어의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이전 직장에 비해 회사 분위기가 확실히 수평적이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상사이기 전에 업무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신입사원들을 대하는 분위기라 어려운 점이 있어도 금방 해결할 수 있고요.” 이제 5개월 차 신입사원이지만 노 사원이 담당하는 대리점만 100여 곳에 달한다.

오승환 홍보팀 대리는 “개인 역량에 따라 자질이 있다고 판단되면 신입이라고 해도 중요한 업무를 맡긴다”며 “매일 함께 일하고 부대끼는 부서장의 평가를 가장 중시하며 직급보다는 능력을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임경아 차장은 “업무 특성상 다른 팀이나 해외 파트너와 협업할 일이 많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시된다”며 “사내에서도 임직원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임 차장은 “업계 특성상 연봉 수준은 높지 않다”면서도 “여행을 가는 내국인이 몇 년 새 급격히 늘어난 만큼 여행사 직원으로서의 기회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박스기사] 여행 업계 현주소는? - 여행은 못 가도 야근은 아니잖아요… 낮은 연봉 수준이 최대 불만 (기준: 5점 만점)


국내 여행사 6곳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업무와 삶의 균형 부문, 사내문화에 대해서는 고른 만족도를 보였다. 여행을 매개로 한 직장인 만큼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반면 낮은 연봉과 복지수준은 전반적인 업계가 느끼는 문제점이었다.

6개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레드캡투어다. 평점 3.17점(5점 만점)으로, 하나투어(3.12점)와 여행박사(3.1점)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특히 급여와 복지 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범LG가(家) 관계사로 안정적이고,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점도 직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급여와 복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업계 1위라는 명성과 달리 낮은 연봉과 임금 인상률로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스마트워킹 제도 실시 이후 유연근무제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특가 항공권 제공 등 여행과 관련한 혜택이 많은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여행박사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수평적 조직문화를 실천하는 기업으로 평가됐다. 오히려 일반 기업에서 이직하는 경우 적응이 힘들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였다. 매년 가족동반 워크숍을 실시하고, 성형수술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눈에 띄었다.

투어로는 개인 역량에 따라 연봉 인상과 승진 기회가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신입직원에게도 다양한 업무 기회가 주어져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슷한 점수를 받은 모두투어는 보수적이지만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직원들은 근무시간이 일정하고, 복지 여건도 좋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단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가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평가다.

업계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인터파크투어는 부문별 평가에서 평균 3점을 넘기지 못했다. 업무량이 많고 야근이 잦은 탓이다. 회식 자리가 많고, 휴가나 연차 사용에 있어 눈치가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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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호 (201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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