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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로 전선 확장된 글로벌 카지노 전쟁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카지노가 들어선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관광객이 급증했다.
카지노 불모지인 동아시아도 최근 카지노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의 소득이 늘며 카지노에 호텔·컨벤션·쇼핑·스파 등의 시설을 결합한 복합리조트 건설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는 MGM이나 샌즈 같은 카지노 공룡도 대거 뛰어들었다. 예상대로라면 한국·일본 등 동북아지역은 6년 후면 마카오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해 세계 카지노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도 경쟁에 가세했다. 4월20일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에 국내 첫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문을 열었다. 영종도 북쪽의 미단시티에 LOCZ 복합리조트가 이르면 올해 착공하며, 2020년에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공사를 시작한다. 접근성이 뛰어난 영종도는 한국 카지노산업의 부흥을 이끌 것이란 기대를 받는 곳이다. 국내외로부터 11억 달러(약 1조 2323억)의 투자를 받은 제주신화월드도 10월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동아시아 카지노 전성시대를 불러올 ‘태풍의 눈’은 일본이다. 일본 의회가 지난해 말 ‘카지노 해금법안’이라 불리는 ‘카지노 설치 허가를 포함한 리조트시설 정비 추진 법안’을 통과시키면서다. 일본은 라스베이거스·마카오와 더불어 세계 카지노 시장의 3대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투자금이 내국인 출입 규정, 영업 시간 등 운영 세칙이 마련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관련법 정비가 완료되고 사업자가 선정되면 늦어도 2023년에는 복합리조트가 들어서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현재 사업자로는 라스베이거스의 MGM과 샌즈, 마카오의 갤럭시엔터테인먼트그룹 등이 경쟁 중이다.

관광 입국(立國)을 경제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세운 일본 정부는 2021년까지 공항·도로·항만 등 인프라를 정비하고 관광가이드·조리사 등 관광 전문 인력을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을 4000만 명 이상 유치하려면 카지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일본 카지노 규모가 연간 250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급물살, 베트남·필리핀도 가세

MGM의 제임스 머렌 회장은 “방일 관광객이 지난 몇 년 사이 급증한 것은 매우 놀랄 만한 일”이라며 “일본 관광이 한 단계 성숙해지려면 단순히 쇼핑에 그치지 않고 오락 등으로 관광 콘텐트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이 허용될 경우 파친코 고객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파친코 시장은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인 연 23조2000억엔(약 233조원) 규모로 전 세계 카지노 시장보다 크다.

동북아시아의 카지노 붐은 동남아시아로도 확산중이다. 배고픔 앞에 장사 없듯 불경기 속에 카지노 유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이안에 약 40억 달러를 들인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2019년 개장할 예정이다. 호주에서도 홍콩의 복합 투자 기업인 저우다푸(周大福)가 카지노복합리조트 건설에 뛰어들었다. 대만·캄보디아·스리랑카 등지에서도 카지노를 도입하거나 확대를 검토 중이다.

카지노 복합리조트는 관광산업 발전에도 적지 않게 기여할 전망이다. 카지노와 쇼핑·레스토랑·레저활동 등의 위락 시설을 접목해 관광지로 한층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카지노의 도시에서 벗어나 연 40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리조트-컨벤션 도시로 거듭났다. 마카오는 연간 3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450억 달러(카지노 포함)의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싱가포르도 매년 1200만 명이 찾는 동남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1705호 (20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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