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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CEO(3) 백성욱 PEC스포츠아카데미 대표 

국내 최대 스포츠 클럽 CEO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선임기자·jerry@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표어가 아니라 실재(實在)다. 어린이들은 즐겁게 뛰어놀면서 신체와 정신을 단련할 권리가 있다. PEC스포츠아카데미 백성욱(43) 대표는 1만3000명의 유소년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백성욱 PEC 스포츠아카데미는 1만3000명의 유소년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백성욱 대표가 운영하는 PEC(Physical Education Central)는 ‘스포츠 교육의 중심’이라는 뜻과 ‘스포츠가 교육의 중심’이라는 의미를 다 품고 있다. PEC는 수원·용인·동탄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9개의 종합 스포츠 센터에서 축구·야구·농구·인라인·하이짐 등 다양한 종목을 가르친다. 또 친환경 인공 해수풀인 IPOOL(아이풀)이라는 이름으로 5개의 유소년 전용 수영장도 운영하고 있다.

PEC와 IPOOL에서 일하는 130여 명의 교사들은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규직이다. 이들은 연령별·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며,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은 선수반으로 올려 엘리트 시스템으로 가르친다. PEC 축구·야구·농구 대표팀은 각종 전국대회 우승을 휩쓸며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공로로 PEC는 지난 연말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우수상(문체부장관상)을 받았다.

백 대표는 경희대 체육과를 졸업한 뒤 10여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 강습을 시작한 이래 18년 동안 한 우물을 팠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을 대하는 진정성이다. 그 바탕 위에 교사와 프로그램, 시설의 질을 높이는 데 온 힘을 쏟은 결과가 오늘의 성장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포츠 교육 산업’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한 백 대표를 만났다.

‘스포츠 교육’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하다

선진국형 유소년 스포츠 클럽을 지향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예전에는 키 크고 체격 좋고 달리기 빠른 아이들을 뽑아 운동을 시켰다. 그러다 보니 운동선수들이 학업과 단절되고 사회성이 결여되는 등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아이들의 행복’이 출발점이다. 사회성과 신체건강, 그리고 정신건강이라는 보편적 목표를 세우고 탁월하거나 장점이 있는 아이는 상위 레벨로 올리는 수준별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운동하는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 전에는 운동부 아이들에 대해 ‘나 공부할 동안에 공만 찬 녀석이 그것밖에 못해’라는 식의 시선이 있었다. 요즘은 남자애들 대부분이 축구를 하는데 그 중 특별히 잘하는 애들은 선망의 대상이 된다. PEC는 전문 스포츠 클럽이다. 시설의 질을 높이고 안전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이 버릇이 없고 참을성도 없다는 말들을 한다. 현장에서 보니 어떤가.

기성세대가 받은 밥상머리 교육, ‘먼저 사람이 되어라’ 식의 훈육은 잘 통하지 않는다. 매를 들거나 엄하게 다스릴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를 통한 교육이 가치를 갖는다. 스포츠 안에 규칙과 룰이 있다. 그게 없으면 경쟁을 통한 즐거움은 누릴 수 없다. 특히 팀 스포츠가 성장기에 중요하다. 인성·예의 등을 강요할 수 없지만, 팀 스포츠를 통해서는 상대 존중, 우리 팀 사랑, 최선을 다해 승리를 지향하는 가치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 반응은.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뛰노는 프로그램이라 대부분 행복해 한다. 부모님들도 만족한다. 지금은 개성과 창의성, 끼로 가치를 창조해 가는 세상이다. 지식 주입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녀가 뭘 좋아하고 뭘 하면서 행복해 하는지, 아이가 행복하게 살려면 뭘 해야 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와 함께 하는 이벤트를 자주 만든다. 가족이 함께 와서 경기에 뛰는 아이들 응원도 하고, 수영장에 좌석을 만들어 수영 배우는 아이를 지켜보게도 한다. 지도자들도 ‘우리 OO이가 정말 좋아졌어요. 와서 한번 보세요’라며 참여를 권유한다.

요즘은 일선 학교에서도 방과후 교실, 스포츠 클럽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한다. 학교 체육과 사설 스포츠 클럽은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나.

학교에서 스포츠 활동을 강화하는 건 복지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문제는 시설이나 인력 등 한계 때문에 연령별·수준별 맞춤 교육이 어렵다는 점이다. 방과후 교실도 저학년부·고학년부 식으로 뭉뚱그려서 운영하는 곳이 많다. 학교 지도자들은 다양한 종목을 가르칠 수 있는 보편적 능력은 있지만 개별 종목의 전문성은 조금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좀 더 전문성 있는 스포츠 클럽을 찾게 된다. 둘은 상호 보완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선생님들은 전원 정규직’채용이 원칙


▎백성욱 대표는 “ 내 아이디어로 만든 스포츠 공간에서 아이들이 땀 흘리며 운동하는 걸 보면 성취감에 엔돌핀이 불쑥불쑥 솟아난다” 고 했다. 유소년들과 함께하는 것이 그의 기쁨이다.(위) 백성욱 대표가 운영하는 PEC는 지난해 연말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우수상 (문체부장관상)을 받았다.(아래)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

시합 등 신체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부상이 발생하곤 한다.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꼼꼼하게 준비를 하지만 사고로 다치는 경우가 있고, 성장기 아이들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부모님들이 우리를 믿고 아이들을 맡기시기 때문에 더 죄송한 마음이 들고 그 점이 힘들다. 그 외에는 18년 동안 일하면서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은 없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다. 또 하나 어려운 점은 직원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람들과 부딪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내가 그릇이 작아서 그런 거니까 규모에 맞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직원은 몇 명인가.

IPOOL에 70명, PEC에 60명 등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한 130명이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은 정직원으로 대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IPOOL은 차량 인솔자도 정규직으로 쓴다. 또 수영 수업을 도와주시는 분들도 소정의 자격을 갖추면 3~6개월 수습기간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고 있다. 지도자들에 대한 교육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신체 접촉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이라 성희롱·차별 등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CEO로서 경영철학이 있다면.

공동체정신을 기본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교육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스포츠 지도자들이 지금까지는 중요한 역할에 비해 존중과 대접을 못 받고 있었다고 본다. 역할에 맞는 성품과 역량이 우선돼야 하고, 거기에 맞는 대우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원장 2명을 포함한 핵심 인력은 대학원에 보내 견문을 넓히게 하고 있다. 나도 경희대 대학원에서 조직행동론을 전공했고,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전에는 아이들과 레슬링을 하는 등 함께 장난치고 스킨십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CEO로서 묵직한 언행을 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 교육을 기업·비즈니스 등으로 표현하는 데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다. 지금은 일자리 창출의 토대이자 규모의 확장을 통해 질적 향상을 꾀하는 영역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백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기업가 정신’ ‘비즈니스’ 같은 표현을 썼다. 백 대표는 “이 비즈니스가 커지고 수익성이 좋아져야 프로그램과 시설의 질, 지도자 처우도 좋아진다. 얼마 전에도 우리 회사 우수 지도자들이 필리핀 보라카이로 포상 여행을 다녀왔다. 조직에 대한 안정감과 믿음이 있어야 열정을 갖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 우리 사업이 커지면 틈새 프로그램이 생기고, 그러면 체육을 전공한 후배들에게 또 다른 사업의 기회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유소년 스포츠 교육을 떠받쳐 온 건 전국에 산재한 태권도장이 아닌가 싶다. 요즘 태권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요즘 자녀수가 줄고, 유소년들이 입시 경쟁에 몰리다 보니 태권도장이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다. 이제는 태권도 교육도 대상을 성인까지 확대하고, 발차기의 화려함, 퍼포먼스 등으로 다양화·전문화해야 한다. 융복합이 중요하다. 키즈카페와 협업한다든가 도장을 아이들 정서함양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도장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상생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도장들이 공유경제에 올라타면 공존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한국유소년스포츠클럽협회장도 맡고 있는데 회원사가 얼마나 되나.

종합형 스포츠 클럽 60개가 가입돼 있다. 규모가 큰 15개 클럽이 모여 축구·수영·농구대회 등을 열고 있다. 앞으로 덕망과 비전을 갖춘 회장님을 모시고 협회를 키우고 싶다. PEC가 가장 큰 회원사지만 분당의 팀 식스, 수지 주니어 등 회원 3000명 이상인 곳도 꽤 많다. 이들의 한결같은 고민은 학생 수가 줄어 회원 모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성인·가족·실버 쪽으로 방향을 다변화 하려고 한다.

세계적으로 PEC만큼 큰 유소년 스포츠 클럽이 있나.

미국은 AYSO(American Youth Soccer Organization)이라는 유소년 축구 단체가 있는데 회원이 70~8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우리 같은 스포츠 클럽은 아니다. 교육철학이나 시스템 등이 표준화돼 있어 미국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게임 업체인 코나미가 운영하는 곳이 있다. 게임도 만들고, 교육도 한다.

스포츠 클럽에 대기업 자본이 참여한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일선 학교의 스포츠 클럽이나 방과후 교실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도 수원·분당·용인 등 남부권은 활성화 돼 있지만 지역에 따라 온도차가 분명 존재한다. 우리 클럽에 자본 투자가 되면 그런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 할 수 있다. 금융권이나 학습지 업체 등과 연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스포츠 클럽을 운영하는 데 제도적인 어려움은 뭔가.

부가세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국·영·수나 음악·미술 등을 가르치는 학원은 교육청 인가 대상이라 부가세가 면제된다. 그런데 축구·농구·수영 등을 가르치는 곳은 문화체육부 산하로 체육시설업 허가를 받아야 해 부가세를 내야 한다. 우리처럼 규모를 갖춘 곳은 큰 문제가 없지만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세무 대리인을 둬야 하고, 현금영수증 증빙 등 인적 물적 부담이 크다. 스포츠 클럽에 낸 회비는 연말정산도 못 받는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과 영세업자들이 본다. 이 같은 조세 불공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의도를 비롯한 정치권에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증강현실 이용한 ‘스포츠 아일랜드’론칭

백 대표는 최근 ‘스포츠 아일랜드’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해 스포츠를 체험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투수 오승환이 던지는 150km 강속구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배트박스에 들어서서 느껴보는 것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통해 선수·코치·마케터·기자·아나운서 등 스포츠의 직업 세계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스포츠판 잡 월드’ 개념이다. 백 대표는 “스포츠와 교육이 4차 산업혁명 공간에서 만나면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아침에 동호인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취미나 여가활동이 없다. 그는 “내 아이디어로 만든 스포츠 공간에서 아이들이 땀 흘리며 운동하는 걸 보면 성취감에 엔돌핀이 불쑥불쑥 솟아난다”고 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백 대표의 큰딸은 PEC 아카데미에서 농구 선수로 뛰었고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아들도 축구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백 대표는 “우리 애들은 초등학교까지는 운동선수를 의무적으로 시키고 있다.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지능과 신체가 고루 발달하는 것 같다. 가족의 행복지수도 높아진다”며 웃었다.

-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선임기자·jerry@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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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호 (20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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