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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모리스 | 루비콘글로벌 CEO 

쓰레기수거에 최첨단기술을 결합하다 

ALEX KONRAD 포브스 기자
네이트 모리스는 자신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루비콘글로벌을 쓰레기 수거업계의 우버로 성장시키며, 거대기업들이 장악한 600억 달러 규모의 쓰레기수거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대박난 최첨단기술 스타트업을 이끄는 여타 기업가들과 마찬가지로, 요즘 네이트 모리스(Nate Morris·36)의 사교모임 일정은 현란하고 화려한 스케줄로 가득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부터 영화 <레버넌트>의 개봉 시사회에 초청을 받는다거나(초대를 거절했다) 억만장자 마크 베니오프로부터 아리아나 허핑턴과 빌리 진 킹이 참석하는 사적인 저녁식사에 초대받는(이 초대는 수락했다) 등 말이다. 그러나 모리스가 루비콘글로벌에서 벌이는 사업의 대부분은 할리우드나 실리콘밸리와는 전혀 딴판인 세계, 인디애나주 인구 4만 5000명의 소도시 제퍼슨빌과 같은 곳에서 진행된다. 계절에 맞지 않게 따뜻한 지난해 11월의 어느 날, 모리스는 제퍼슨빌에서 쓰레기 수거업을 하는 업체의 사장 밥 리와 회의를 했다. 밥 리가 모리스에게 이렇게 간청을 했다. “우리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1971년 밥 리는 젊은 참전군인이었던 지역 실업자지원사무소의 쓰레기를 수거하다가 이 업계에 뛰어들어 오늘날까지 사업을 해오고 있다. 리가 운영하는 기업 에코테크웨이스트로지스틱스는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소재한 영세업체로, 사실 루비콘이 이처럼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쓰레기수거업체들이 영세한 규모로 사업을 하고 있는 데 힘입은 바가 크다. 직원 96명에 69대의 쓰레기수거 트럭을 운영하고 있는 에코테크는 지역 선도 업체로 선꼽힌다. 그러나 미 전역의 소규모 수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에코테크는 자사를 훨씬 능가하는 자원을 갖춘 전국 규모의 업체들과 매일 경쟁해야 하는 도전 과제를 안고 있으며, 여기서 루비콘의 첨단기술은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쓰레기 수거업계의 우버, 루비콘

루비콘은 쓰레기 수거업계의 우버다. 루비콘의 소프트웨어는 트럭을 운영하는 쓰레기 수거업자들을 사무실, 사업체 혹은 가정집 등 쓰레기를 배출하는 소비자들과 연결하고, 쓰레기 수거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한다. 수거업체들에게 루비콘의 앱은 수거트럭 운전자가 어떤 정보를 입력해야 하거나 혹은 주의가 분산될 필요없이 쓰레기를 언제 수거해야 할 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배차 담당자들은 트럭이 어디 있는지 그리고 어떤 트럭이 가장 많이 정차하는지를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배출하는 쓰레기에서 재활용되는 양 대비 매립되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으며, 쓰레기 수거가 필요한 빈도를 파악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루비콘은 자사의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수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비용을 청구한다.

모리스가 어린 시절 친구인 마크 스피겔과 둘이 함께 성장기를 보낸 루이스빌에서 루비콘글로벌을 창업한 지 8년이 지난 오늘날, 루비콘은 5000여 개의 영세수거업체 및 세븐일레븐이나 웨그만스와 같은 대규모 고객사와도 함께 일하고 있다. 루비콘이 지자체와 처음으로 계약을 맺은 것은 10월 애틀란타에서였다. 작년 한 해 매출은 2억 달러가 넘어 세 배 증가했다. 루비콘은 골드만삭스나 웰링턴매니지먼트와 같은 일류투자자들을 유치했으며, 현재 실리콘밸리의 인재를 영입하는 중이다. 한편 루비콘의 기술적 노하우를 배우는 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150억 달러 규모의 프랑스 다국적기업 수에즈인바이 런먼트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함으로써, 모리스는 웨이스트매니지먼트(매출 130억 달러)와 리버플릭서비시즈(매출 90억 달러)와 같은 공룡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600억 달러 규모 쓰레기 수거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 빌 클린턴 대통령 만난 우등생

수에즈의 주도로 루비콘은 5000만 달러의 신규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업가치평가액이 8억 달러로 상승했다. 웨이스트매니지먼트가 소유했던 해외자산을 이미 손에 넣은 수에즈는 루비콘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루비콘이 축적한 최첨단기술의 모범관행, 그리고 모리스가 루비콘의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는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미국시장으로 다시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식 사업모델은 구식입니다.” 수에즈 리사이클링앤웨이스트리커버리의 유럽사업을 총괄하는 장-마르크 부르지에의 말이다. 그는 수에즈가 루비콘과 관련해 세운 계획을 이제까지 비밀로 유지해왔다. “저희는 이것이 모두를 정말 놀라게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쟁사들은 아마 진화해야 할 것이며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해야 할 것입니다.” 루비콘으로서는 수에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외시장으로 통하는 확실한 진출로를 확보하고, 단기적으로는 기존업체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오기 위한 모리스의 비장의 카드가 되는 셈이다.

36세인 모리스는 5학년 때 학생단체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고 TV로 방송되는 아침뉴스의 사회자를 맡았다. 조지워싱턴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닌 모리스는 주말에도 인턴으로 일하느라 아침 일찍 일어났고,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의 재선을 돕기 위해 공화당 주위원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모리스는 중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을 가르치고 켄터키 주 내각에서 경제개발과 관련해 활동했다. 그러다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공무 및 국제문제를 전공했다. 중국의 무분별한 산업발전을 직접 목도한 모리스는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되었으며, 가족이 수년간 쓰레기수거업에 종사해 온 친구 스피겔과 함께 이 산업에도 최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와해적 변화를 불러오는 디스럽터(disruptor)가 등장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이들 수거업체의 수익은 모두 매립을 통해 창출되었습니다.” 모리스의 말이다. “우리는 이 산업계의 두뇌가 될 수 있었지요.”

이같은 결정은 친구과 가족들에게 충격으로 다가갔다. “제가 물었지요, ‘이 사업에 어떤 업체가 뛰어들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거니?’ 그러나 모리스가 대답하기를 ‘저는 싸우는 것에 개의치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루이스빌 포드 공장의 지역노조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모리스의 조부 루이스 섹스턴이 회상하며 말한다. 포드 공장의 노조는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수거업체에 힘을 실어준다는 모리스의 비전을 마음에 들어했고, 모리스가 공장의 폐기물처리비용을 60% 절감할 수 있음을 증명하자 계약서에 서명하여 루비콘의 두번째 고객이 되었다.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은 좀 더 어려웠다. 뉴욕을 비롯한 여러 주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루비콘은 일일이 투자자를 찾아다니며 승인을 얻어야 했다. 결국 쿼터무어캐피털의 래인 무어가 루비콘에 투자하고 이사회에 합류하는 데 동의했다.

마크 베니오프도 루비콘에 투자

이로써 더욱 유명한 후원자들이 루비콘에 몰려들었다. 그리고 루비콘에 또다른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모리스가 우버의 초대 CTO를 지낸 오스카 살라자르와 친분을 갖게 되면서부터이다. 후에 살라자르는 루비콘의 투자자이자 이사회 임원이 되었으며, 최첨단기술분야의 인재를 영입하는 데 일조했다. 살라자르의 도움으로 보험업체 이슈런스의 소프트웨어 수석담당자였던 필로도니가 로비콘에 합류해 쉐이크라는 이름의 앱을 개발한 팀을 이끌었다. 쉐이크는 근접성, 속도 그리고 쓰레기통을 흔들어 비우는 동작을 측정해 수거가 완료되었는지 확인한다. 이러한 핸즈프리 모니터링을 통해 트럭운전자는 운전하면서 거리상황에 집중할 수 있고 이는 쓰레기수거 트럭과 관련된 사망사고를 일으키는 제1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일조한다. 북미고형폐기물협회에 따르면, 작년 이같은 사고로 21명의 수거업체 직원이 사망했고 수십 명의 시민이 상해를 입었다. 또한 로도니는 물량과 경로를 추적하는 소프트웨어관리프로그램 카이사르 (후에 아우구스투스로 명칭을 바꾸었다) 및 고객들에게 각종 물자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할인시장 역할을 하는 전자상거래 프로그램 루비콘프로를 개발하는데 참여했다.

루비콘의 사업모델 상당수는 우버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루비콘은 자체적으로 트럭이나 처리센터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험부담과 자본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우버의 CFO를 지냈으며 루비콘의 이사회 임원이기도 한 브렌트 칼리니코스의 말에 따르면 루비콘의 성장잠재력은 영세업자들로 구성된 고객기반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이제껏 성공을 이루었으나, 미국 국내의 경쟁사와 비교하면 루비콘은 조그만 업체에 지나지 않는다. 애틀란 타에서 체결한 것이 루비콘이 도시정부와 맺은 최초의 계약인데 반해, 웨이스트매니지먼트와 리퍼블릭서비시즈는 각각 3500개, 2700개 지자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한편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작년 IT부문에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1만6500대의 트럭에 모바일 기기를 부착했다. “와해적인 기술에 관해서라면, 저는 구경만 하는 방관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11월 웨이스트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제임스 피시 쥬니어의 말이다. “제가 그 디스럽터가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는 모리스뿐만이 아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업체들이 우버와 같은 초고속성장을 추구하기보다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적인 배당금을 제공해야 하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웨이스트매니지먼트와 리퍼블릭서비시즈 두 업체의 합산가치는 이미 500억 달러에 이른다. “어쩌면 이들 업체는 여기까지 오는 데 20년이 걸렸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만약 500억 달러까지 갈 수 있는 기업들이 있다면, 루비콘이라고 왜 하지 못하란 법이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2014년 모리스와의 만남 이후 루비콘에 투자한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의 말이다.

- ALEX KONRAD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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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기사] 투자 전문가 메릴린 코헨의 팁

웨이스트매니지먼트와 리퍼블릭서비시즈와 같은 거대규모의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이처럼 덩치를 키우기 위해 선택한 방법 중 하나는 기업인수이다. 만약 루비콘이 진정 쓰레기 수거업계의 우버라면, 루비콘은 이들 거대업체가 향후 인수하고자 하는 완벽한 후보가 될 것이다.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을 고려해보라. 쓰레기 수거처럼 안정적인 사업은 채권투자자들이 좋아할 수익흐름을 창출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2025년 3월1일 만기가 도래하는 웨이스트매니지먼트의 채권 수익률은 3.2%이다. 만약 루비콘과 같은 디스럽터 기업이 쓰레기 수거와 같은 오래된 산업이 스스로를 쇄신하도록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면, 웨이스트매니지먼트의 등급은 Baa2/A-에서 A+, 혹은 그 이상으로 상향조정될 수 있을 것이다.

201706호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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