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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7인에게 듣는 하반기 4가지 투자전략법 

국내 중소형주, 중국 소비주, 인도 시장에 주목하라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세계적인 불확실성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6년 만에 박스권(1900~2100대)을 벗어났다. 그동안 안전자산 위주로 굴렸던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코스피지수가 5.9 대선 전후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장기 박스권을 벗어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엔 코스피에 가려졌던 코스닥 시장이 빛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하반기 투자전략과 관련해 김인응 우리은행 테헤란로 금융센터장, 남경욱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PB팀장, 최철식 미래에셋대우 WM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 박훈균 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 황세영 시티은행 서울지점 상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전승지 삼성물산 연구원 등 외환·자산운용 전문가 7명의 조언을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4가지 투자전략을 뽑았다.

문재인 시대엔 중소형 기업에 관심

코스피지수가 5.9 대선 전후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장기 박스권을 벗어났다.기업의 이익이 개선되고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면서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엔 코스피에 가려졌던 코스닥 시장이 빛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남경욱 PB팀장은 “대형주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그동안 부각을 받지 못한 시가총액 1조원 미만의 중형주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이 6~7배로 낮고, 배당수익률이 2% 이상인 종목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최철식 부장은 “새 정부 정책이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정책 수혜주를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해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최 부장은 직접 주식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를 위해 자산배분펀드를 추천했다. 대표적인 게 유경PSG자산운용의 ‘좋은생각자산배분펀드’가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주식 비중을 조절하고 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5% 이상의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으로 눈길을


▎전문가들은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사진제공·프리미엄
전문가들은 그동안 부진했던 국가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인응 센터장은 유럽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을 추천했다. 그는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해소되면서 유럽 증시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 당선 이후 독일의 DAX30지수는 1만2757.46을 기록하며 사상최고가로 마감했다. 프랑스의 CAC40지수도 같은 기간 5400.46으로 한 달 새 5.2% 상승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연말께 기업 실적 전망치를 앞다퉈 낮추던 아시아 신흥국도 시간이 갈수록 기업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영 상무는 신흥국 중에서도 인도를 가장 유망하게 봤다. 그는 “최근 인도는 가계저축이 펀드 등 금융시장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돼 수급이 개선됐고 외환 보유액도 풍부해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고 말했다.

사드(THAAD) 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 소비주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뒤 면세점·화장품·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소비주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반등 가능성이 있다. 박훈균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드로 인한 한·중간 긴장관계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미국 금융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봤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4.3%로 제시했다. 이는 2014년 3분기의 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강한 회복세로 반등할 것이라는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금값은 하락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9일 금값은 1214.3달러로 한 달새 3% 떨어졌다.

그래도 미국은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

김인응 금융센터장은 “특히 미국의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 수준으로 낮추면 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해 미국 증시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철식 부장 역시 하반기에도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 기업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엔비디아·구글·아마존 등 정보기술(IT)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중에서도 수퍼 컴퓨터에 연산용으로 들어가는 그래픽칩과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하는 엔비디아는 이달 11일 기준 126.5달러로 1년 전(35.33달러)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올랐다. 단 중요한 변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세제개혁은 앞으로 10년간 2조 2000억 달러(약 2470억원)에 이르는 세수 손실로 이어진다. 의회 통과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관련 재테크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수퍼 달러(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측과 달리 달러값은 하락했다. 미국 연준(Fed)이 수차례 예고한대로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 반응이 둔화됐다. 하지만 달러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122억9000만 달러(약 14조원)로 지난해 말보다 30억 달러 늘었다. 달러 가격이 쌀 때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달러는 1200원대에 팔아라

그렇다면 하반기엔 달러 투자는 매력적일까. 외환전문가들은 과거처럼 12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전승지 연구원은 “미국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어 달러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투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는 있지만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연준은 미국 주식, 상업용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에 부담을 느끼고 자산축소 등 긴축정책을 검토하고 있어 투자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저점인 1120원대에 분할매수하거나 달러예금 기반의 지수연동예금(ELD)을 추천했다. ELD는 지수가 일정 구간에서 움직이면 정기예금보다 높은 3~4% 수익률을 제공한다. 원금도 보장된다.

-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201706호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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