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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LA 한복판에 美 서부 최고층 빌딩 건립 

로스앤젤레스(미국)=진성철, 서울=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 미국 서부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상 73층의 초고층 건물이 우뚝 섰다. 65년 역사의 유서 깊은 호텔 자리에 새로 들어선 ‘월셔 그랜드 센터’를 한진그룹이 새로 세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6월23일 월셔 그랜드 센터 개관식 자리에 섰다. 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지난 6월23일은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미국 LA 도심에서 가장 높은 높이 335m, 지하 5층 지상 73층의 초고층 빌딩 월셔 그랜드 센터를 건립, 개관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이날 개관식 인사말을 통해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은 로스앤젤레스와의 약속이었다. 이 건물이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월셔 그랜드 센터 개관식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크리스 마틴 A.C.마틴사 최고경영자(CEO), 엘리 마루프 미주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 CEO, 케빈 드레옹 주 상원의장 직무대행, 호세 후이자 LA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월셔 그랜드 센터 상층부는 호텔로, 저층부에는 오피스 공간으로 활용된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가 79층에 호텔 로비가 있는 것처럼, 월셔 그랜드 센터 호텔 로비도 70층에 위치한다. 센터 저층부에는 7층 규모의 상업 공간과 컨벤션 시설, 오피스 공간(3만7000㎡)이 들어섰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LA의 랜드마크이자 미국 서부 전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됐다.

한진그룹은 1989년 미국 현지 법인 한진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을 통해 윌셔 그랜드 호텔을 인수했다. 당시 호텔은 지상 15층 규모 빌딩이었다. 2009년 이 건물을 첨단 호텔·오피스 건물로 탈바꿈하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발표한 한진그룹은 이후 8년 동안 약 10억 달러(약 1조1406억원)를 투입해 건물을 바꿨다.

월셔 그랜드 센터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계곡을 형상화한 디자인에 지진 방지를 위한 첨단 건축 공법이 동원됐다.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지역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는 자연재해 위험지역이다. 이 때문에 엄격한 내진설계 기준이 적용된다.

월셔 그랜드센터는 이 같은 조건 때문에 ‘좌굴방지가새(BRB, Buckling Restrained Braces) 공법’을 채택했다. 좌굴이란 기둥의 양단에 압축 하중이 가해졌을 경우 하중이 어느 크기에 이르면 기둥이 갑자기 휘는 현상을 말한다. 가새란 기둥의 상부와 다른 기둥 하부를 대각선으로 잇는 경사재를 의미한다. 따라서 좌굴방지가새란 이 같은 좌굴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건축물의 횡력을 보강하는 가새(brace)의 일종이다. 규모 8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가로 방향으로 작용하는 횡력의 저항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LA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컨벤션 활성화 기대


▎LA의 랜드마크가 된 73층 월셔 그랜드 센터. 미국 서부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월셔 그랜드 센터는 1952년 개관한 스테틀러(Statler) 호텔이 전신이다. 존 F.케네디와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방문으로 LA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83년부터 힐튼 호텔로 운영되다가, 89년 대한항공에 인수됐다. 이후 옴니(Omni) 호텔이란 이름을 거치면서 대한항공의 색채와 글로벌 체인 호텔의 경영 노하우가 더해져 99년 ‘월셔 그랜드 호텔’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여러 차례 리노베이션을 거친 호텔 내부와는 달리 외관은 옛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변 건물에 비해 층수가 낮아 효율적인 공간 활용도 어려웠다. 조양호 회장은 “모든 사람이 월셔 그랜드 호텔에 더 이상 투자하지 말라고 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향후 컨벤션 산업 활성화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호텔 전면 재개발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월셔 그랜드 센터는 한·미 양국의 민간 외교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LA 지역 일자리·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건물 재건축 과정에서만 1만1000여 개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8000만 달러(약 911억원)의 세수가 발생했다.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 이후에는 17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LA시 정부가 매년 1600만 달러(약 182억원) 이상 세금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감안해 LA 시도 윌셔 그랜드 센터 완공 후 25년간 숙박료의 14% 상당을 부과하는 숙박세(TOT)를 면제해주기로 하는 등 한진그룹의 투자에 화답했다. 조 회장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해외 투자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로스앤젤레스(미국)=진성철, 서울=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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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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