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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출혈경쟁?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지난 7월14일 포항 소형항공사인 ‘에어포항’이 1호기를 공개했다. 이미 포항-김포 간 시험운항을 거쳤으며 연내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여행객 급증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이어왔지만 신규 사업자가 속속 출현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운항 중인 LCC는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6개 업체. 여기에 강원도의 플라이양양, 경북의 에어포항, 충북의 에어로케이, 경남의 남부에어, 대구의 에어대구, 울산의 프라임항공 등이 항공운송사업 면허신청 또는 소형항공운송사업등록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광주시도 여기에 가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이 에어포항이다. 에어포항은 지난 6월 1호기를 들여와 포항-김포 시험운항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하고 7월14일 도입식을 진행했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CRJ-200 기종으로, 길이 26.7m 높이 6.2m인 50인승의 기령 12년 항공기다. 포항시 관계자는 “세계 60여개 항공사에서 모두 1000여대를 운항하고 있는 기종이라 안전하다”며 “승인이 나는 대로 포항-김포 노선은 하루 다섯 차례, 포항-제주 노선은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어포항은 8월에 2호기, 10월에 3호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선택 폭 UP 기대, 서비스 질 DOWN 우려


강원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양양도 지난 6월초 국토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재신청했다. 플라이양양은 현재 185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고 320억원의 투자확약을 받아 재무적 위험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했다고 주장한다. 국토부 승인을 받을 경우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로케이도 6월말 국토부에 항공운송 면허를 신청했다. 에어로K는 자본금 요건의 3배인 45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한 데다 에어버스 A320 신형 항공기 8대를 주문하는 등 항공사업에 대한 준비를 거의 끝냈다고 밝혔다. 에어로케이 측은 특히 한화그룹과 에이티넘파트너스 등 검증된 업체들이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섰다고 주장했다.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LCC의 잇따른 출현은 일부 공항의 흑자전환이 큰 동력이다. 그동안 적자로 운영됐던 청주공항·대구공항이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자 지방자치단체와 향토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항공사 설립에 나서고 있는 것.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스코·포스텍 등 지역의 산업·교육 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청정 동해안과 경주·울릉도 등 관광지가 많아 항공수요의 여건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자본금 150억원과 항공기 3대 이상 구비’라는 낮은 진입 문턱도 LCC 출범 봇물에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와 금융시장에서는 국내 LCC 사업자가 확대될 경우 경쟁 심화로 업체별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CC들이 신규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며 몸집 불리기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 LCC의 출현은 분명 출혈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결국 서비스 질 하락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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