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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야놀자 대표 

1조원 매출로 ‘O2O 숙박 시장의 리더’ 자신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사진 전민규 기자
올해 스타트업계 최고 규모의 투자 소식이 나왔다. 6월 초 삼성 출신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가 O2O 종합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에 60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야놀자는 이 투자를 계기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중소형 숙박 업소에 예약문화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야놀자 본사 2층에는 야놀자 IoT 시스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이 마련되어 있다. 지난 7월11일 만난 이수진 대표가 야놀자 쇼룸에서 IoT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무려 8개월 동안 치열한 ‘밀당’이 이어졌다. 밀당의 주인공은 스타트업 창업가와 투자사였다. 투자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치열한 밀당이 오고 갔다. 투자사 대표와 창업가도 몇 번의 식사자리를 가졌다. 투자사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 혹은 스타트업의 사내 분위기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미래 먹거리는 이제 문화관광 산업 밖에 없다”, “당신 회사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던데, 불협화음이 생기면 대표가 감당할 수 있나”, “회사 자료를 봤는데, 왜 그런 수치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같은 것을 물으며 호기심어린 눈을 반짝였다. 창업자는 속으로 ‘이 분은 스타트업 운영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구나’, ‘정말 똑똑한 CEO다’ 이런 생각을 했다. 스타트업 창업가는 이렇게 투자사 대표의 능력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투자를 받고 싶어 안달 난 사람처럼 마냥 몸을 낮추지는 않았다. “이번에 투자를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묵묵히 갈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창업자가 이런 자신감을 가졌던 것은 숫자, 즉 창업 이후부터 꾸준하게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6월 초 한국 스타트업계에 ‘600억원 투자’라는 굵직한 뉴스가 나왔다. 주인공은 한국 숙박 O2O 1위 스타트업 야놀자였고, 투자사는 삼성 출신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 레이크였다. 올해 한국 스타트업이 유치한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스타트업계는 야놀자의 투자 유치 소식에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쳤다. 8개월 동안 밀당을 했던 이수진(40) 야놀자 대표는 “진대제 회장이 혁신을 추구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면서 “ICT 기술을 결부한 숙박 전문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인정받았던 게 통했다”고 말했다. “600억원이 입금된 통장을 봤나?”라는 질문에 “나는 본 적이 없다. 최고재무책임자가 투자금 입금 소식을 알려줬을 때 안전하게 여러 은행에 분산 예치하라는 이야기만 했다”며 웃었다.

스카이레이크는 600억원을 투자를 결정하며 ‘5년 이내 주식시장에 상장 시킨다’는 단 하나의 조건만 내걸었다. 이 대표는 “야놀자를 2020년까지 상장시킨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2005년 창업 후 야놀자는 지금까지 9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를 받은 후 이 대표는 3개의 목표를 새롭게 수립했다. 예약 시스템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마케팅이 첫 번째 계획이다. 야놀자는 그동안 광고나 마케팅보다는 내실 안정화에 집중했다. 이젠 야놀자를 통해 중소 숙박업소의 예약 비율을 높일 때라고 판단했다. 그는 “중소 숙박업소 예약률이 아직 5% 정도밖에 안 된다. 이제는 예약률을 높이고, 30대 이상에서도 야놀자의 편리함을 느끼게 할 때다”고 강조했다.

흔히 ‘모텔’로 불리는 중소형 숙박업소에 예약을 하고 찾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흔히 말하는 ‘워크인(walk in)’ 고객이 전부였다. 야놀자는 달랐다. 2014년 중소형 숙박업소의 예약 시스템을 가동했고, 이후 젊은 이들을 중심으로 예약 문화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해외 관광객이 1700만명이나 되는데도 숙박업소가 부족하다는 것은 중소형 숙박업소가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야놀자가 중소형 숙박업소의 예약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오는 12월 말까지 ‘3번 예약한 고객에게 3만원 무한지급’ 이벤트를 펼친다. 이 대표는 “예상보다 호응이 크다”며 “예약 마케팅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소요되는 캠페인 비용은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캠페인에 들어가는 예산은 야놀자가 100% 부담한다. 이 대표는 “야놀자 역사상 가장 비싼 캠페인”이라며 “야놀자를 통한 예약 시스템이 안정화됐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숙박업소에 해외 관광객유치 위한 예약마케팅


예약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 PC웹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야놀자와 제휴한 네이버와 11번가 등의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웹의 판매도 높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같은 혁신기술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야놀자가 개발한 숙박운영 플랫폼 ‘스마트 프론트’다. 중소형 숙박업소 업주를 위한 플랫폼인데, 지난 7월 ‘IoT 이노베이션어워드 2017’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스타트업계에서 처음 대상을 수상했다. 야놀자의 IoT 시스템인 스마트 프런트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플랫폼으로 객실 운영, 예약, 채용, 비품 및 침구 구매까지 숙박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대표는 IoT 기반의 운영 시스템을 이용하면 해외 관광객과 업주 사이의 언어 장벽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 프론트 기술 중 하나인 ‘키리스 시스템’이다. 이 대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키리스 시스템을 이용하면 한국의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리스 시스템을 이용하면 외국인이 한국인 업주와 대화를 하지 않고도 앱을 이용해 예약한 방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앱을 통해 방문을 열고 닫고, 비품을 신청하거나 시설물에 문제가 있음을 알릴 수도 있다.

야놀자는 국내 숙박 O2O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중국 최대 여행포털 ‘시트립’과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해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숙박시설을 예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중국어 숙박 예약 사이트 ‘야왈바’를 론칭한 것이다. 여기에는 2000여 개의 한국 숙소가 등록되어 있다. 이 대표는 “론칭 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중국 관광객들의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중점을 두는 게 오프라인 서비스 고도화다. 야놀자는 관광호텔급 에이치애비뉴를 포함해 호텔 야자·호텔 얌 등 127 곳의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이다. 특히 서울 이대점·역삼점·녹번점 3개의 에이치애비뉴를 통해 새로운 숙박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얼마 전 문을 연 이대점이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사물인터넷 시스템이 완비가 되어 있고, 가상현실(VR) 기기가 도입된 객실도 있다. 옥상에서 글램핑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이 대표는 “에이치애비뉴를 통해 숙박 시설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도심 속에서 휴식과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해 직영점도 오픈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말 서울 건대 부근에 오픈하는 4번째 에이치애비뉴를 직영으로 운영해 다양한 도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를 스타트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서도 유명한 창업가다. 현장 경험을 살려 창업한 대표적인 창업가로 꼽힌다. 야놀자의 성공 뒤에는 이 대표가 돈을 벌기 위해 4년 넘게 모텔에서 먹고 자고 일하면서 배웠던 현장 경험이 있었다. 이 대표는 흙수저 창업가의 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충남 충주 출신으로 4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소작농으로 일하던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작은아버지 집에서 자랐다. 가난과 눈칫밥을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체득해야만 하던 환경에서 자란 것.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천안공업전문대(현 공주대)에서 금형설계학을 전공했고, 서울 강서구청 인근에 있는 조명 업체에서 병역특례로 일을 했다. 그러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던 게 숙박업이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준다는 것 때문에 모텔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청소부터, 주차, 프런트, 객실 관리 업무 등 숙박업소의 모든 일을 4년 6개월 동안 배웠다. 중간중간 샐러드 가게, 모텔 물품 사업, 주식 등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있는 돈 없는 돈 모두 탈탈 털어서 투자했다가 다 날려버렸다.

“이런 실패를 어떻게 이겨냈나?”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탈탈 털리고 나서 뒤돌아보니 ‘이건 어렸을 때 겪었던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런 실패를 거친 도전했던 것이 바로 모텔 정보를 알려주는 웹 비즈니스였다. 이 대표는 “2005년 모텔의 가격, 약도, 비품, 주차장 같은 세세한 정보를 넣은 ‘모티즈’라는 모텔 미니홈피를 운영했는데 그게 지금의야놀자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4년 넘게 모텔에서 일했던 현장 경험

야놀자는 음침한 이미지의 모텔을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위해 모텔의 문화를 앞서서 변화시켰다. 가족 손님들을 위해 성인방송을 없앴고, 싸구려 느낌이 나는 비품을 질 좋은 것으로 바꾸도록 유도한 것도 이 대표의 현장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손님이 오면 “쉬었다 가요? 자고 가요”라고 물었던 숙박업소 업주들의 서비스 마인드를 바꾸기 위해 이 대표는 서비스 교육을 포함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렇게 야놀자는 한국의 모텔 문화를 선도하는 O2O 스타트업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 대표의 향후 5년 동안의 우선 목표는 야놀자를 O2O 종합 숙박 예약 플랫폼의 확고한 혁신 리더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기업은 수치로 현실성이 반영되니 그 기준을 1조원 매출로 잡고 있다”면서 “야놀자는 숙박 문화를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조원이 허황된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숙박업계 시장 규모는 무려 30조원에 이른다.

-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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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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