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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 조원경의 ‘미래 산업의 소울메이트(SOULMATE)’(6) 화폐의 미래(Money) 

디지털 가상화폐가 일상의 지불수단으로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인공지능이 가장 많이 사용될 분야는 의료·금융·스마트홈·교통·제조의 순이다. 거리의 금융점포가 거의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지폐도 지갑도 사라져 가는 핀테크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암호화 화폐 거래는 최근까지 주로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비트코인은 상당히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 사진 : google
돌덩어리나 조개껍질이 돈인 시절이 있었다. 그게 돈인 이유는 모든 사람이 돈으로 믿고 신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제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지갑에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는 세상을 살고 있다. 당신의 지갑을 열어 보라. 신용카드만 있지는 않는지. 그것도 귀찮다면 스마트 폰에 앱을 깔아 대금지급을 하고 있지 않는지. 앞으로 2025년이 되면 클라우드를 이용해 메모리 용량이 무한대가 되고 전세계 인구의 90%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한다. 언제 어디에서나 초고속 대용량 인터넷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점포기반 금융은 사라지고 모바일 스마트 폰을 이용한 금융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 편리성의 관점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혹시 거리의 금융점포가 거의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그게 기우일까? 우리는 지금 지폐도 지갑도 사라져 가는 핀테크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금융이 모바일 기반으로 바뀌면 어떤 변화가 올까? 자연히 비대면 인증이 중요해지게 된다. 지문 인증, 홍채 인증, 정맥 인증, 목소리 인증 같은 다양한 비대면 인증 핀테크 기술이 그래서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아울러 비대면 거래이므로 과거와 같은 대면 심사분석이 불가능해 고객의 신용은 고객과 관련된 각종 빅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하게 된다. 빅데이터 신용분석의 정도와 속도 제고를 위해 인공지능(AI)이 활발하게 사용되는 것을 그래서 의심할 이유가 없다. 인공지능이 가장 많이 사용될 분야는 의료·금융·스마트홈·교통·제조의 순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인공지능과 금융 그리고 화폐의 미래에 대해 살펴볼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인공지능, 지난 20년간 금융거래에서 은밀히 사용돼


▎비트코인은 아주 어렵게 고안된 수학문제를 풀거나 거래에 참여하면 무상으로 얻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의해 10분마다 일정량이 자동으로 생성되며, 총 2,100만 비트코인까지 생성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 모습.
사실 인공지능은 지난 20년 동안 금융 거래 분야에서 비밀리에 사용되었다. 헤지 펀드 (hedge funds), 투자 은행, 많은 금융회사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초기에는 인공지능 거래 시스템은 거래 실행을 위하여 사람이 중재해야 했다. 지금은 많은 금융 회사들이 단· 장기적 결과들을 예측하기 위하여 수학적·통계적 모델로 ‘딥 러닝’을 이용한다. 상상해 보라. 인공지능이 차트의 패턴을 분석하고 예상된 결과 사이의 관계를 찾기 위해 머신 러인을 하는 모습을… 사람은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나 욕심 때문에 거래를 그르치기도 한다. 만약 인공지능이 감정의 동요 없이 아주 빠른 속도로 고객을 위하여 거래를 일관성 있게 한다면, 당신은 감정에 흔들릴 수 있는 인간보다도 흔들림 없이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더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챗봇(Chatbot)은 어떤가? 고객인 당신과 채팅창에서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질문과 대답을 이어가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24시간 동안 자동이체나 공과금 납부 내역의 알림이나 결혼자금 관리 계획 같은 개인비서 역할을 제공한다면 얼마나 근사한가. 이사를 앞둔 당신에게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하지 않은지 물어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드 사용 내역을 자동으로 분석해 신용도를 평가한 뒤 대출상품과 상환 기간에 맞춘 재테크를 설계해 줄 수도 있다. IBM 왓슨을 적용한 ‘인공지능 콜센터’를 보자.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한 ‘인공지능 콜센터’ 서비스는 여러 모로 편리하다. 기존 콜센터 상담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이 제한돼 있지만 인공지능이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24시간 인공지능 콜센터’는 밤늦은 시간에도 금융상품문의나 대출 상담이 가능해진다.

인공지능과 화폐의 관계는 어떨까? 최근 암호화 화폐(Cryptocurrency) 거래를 생각해 보자. 이 거래에서 수익을 얻는 것은 가능할까? 누군가는 암호화 화폐 시장이 규모가 작은 시장이라고 코웃음을 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수익에도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있을 수도 있다. 암호화 화폐를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지닌 딥 러닝 시스템의 지식과 혁신, 상상력을 동원하여 디지털 화폐 시장의 운동성을 예측하고 싶을 수 있다. 판테라 캐피털, 샌탠더, 시티뱅크 같은 은행들이 암호화 화폐 시장에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면 말이다.

암호화 화폐 거래는 최근까지 주로 비트코인(Bitcoin)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상당히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물론 비트코인을 화폐라고 부르는데 주저함이 있다. 물론 일본에서 공식화폐로 인식하게 되었고 미국, 일본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일본에서 ‘개정 자금결제 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에는 ‘암호통화거래서 등록제’란 항목이 있다. 이렇게 하여 일본에서 가상 화폐를 실물 화폐와 마찬가지인 것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트코인이 지금까지 거래에 있어서 성공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정부의 정책적 간섭에서 벗어나서 좋다고 한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나라나 혹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나라에서 자국 화폐보다 믿음이 가는 대안으로 여겨진다. 비트코인은 중개인 없이 사용할 수 있어 간단하고, 관리하기 쉽고, 종이 지폐보다 더 안전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거래하기에도 저렴하다.

암호화 화폐에 투자했다가 피해 보는 사례 늘어


▎중국 바이두.
하지만 최근의 투기성으로 놀랄만한 가격 상승을 보여 우려를 보이는 시각도 있다. 그래서 규제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은 그래서 단점이 부각된다. 극심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제한적인 공급으로 시장 원리만 강조하고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면 변동성이 높아 많은 투자자들은 투자하기를 꺼리게 된다. 일간 변동도 심해 데이 트레이더들이 매일 시장에서 근소한 이익이라도 남기기 위하여 이러한 변동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와 모바일 화면에 거의 시선을 고정하고 들어가고 나오기 위하여 시장을 추적한다. 마치 주식 데이트레이더와 같은 행동을 한다.

최근에는 유사수신, 이른바 다단계 방식으로 암호화 화폐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단계 업체들은 암호화 화폐로 다양하게 사람들을 유혹한다. 서울 강남의 한 골목에 들어서 어느 상가 건물의 사무실에서 암호화 화폐 투자 설명회가 시작되는 것을 들어 보자.

“간단한 거예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매수·매도를 하는 거예요. 그 형태를 ‘트레이딩’이라고 하는 거예요. 어려운 게 아니고… 투자자들한테 비트코인으로 투자를 받아서 암호화 화폐 거래를 대신해줘서 매일 수익을 공유해주는 투자회사예요.”

인공지능을 이용해 암호화 화폐를 주식처럼 거래하고 그 수익을 나눠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사기가 늘고 있다. 사기범들은 투자자들로부터 가로챈 돈 중 일부를 이용하여 카페를 10여 개 만들었다. 그곳에서 이 코인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하여 마치 시중에서 이 코인이 사용되고 향후에도 사용될 수 있는 것처럼 속인다. 지인의 소개로 생소한 암호화 화폐를 구입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의 하소연을 들어 보자.

“비트코인이라 해서 코인, 뭐 돈인 줄 알았죠. 경찰에 고소하고 대질조사 하면서 알았어요. 무형의 코인, 실체가 없는 무형이라는 걸.”

현재 우리나라는 암호화 화폐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개인이 암호화 화폐를 거래하거나 채굴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는 않는다. 법정 화폐도 아니고 금융투자 상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 화폐가 화폐로서는 유통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던 어느날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컴튜터 프로그래머가 발견한 비트코인… 호주의 사업가였다고 뒷날 밝혀진 그는 ‘화폐의 역사는 신뢰를 저버리는 사례로 충만하다’고 비판했다.

사실 화폐에 대한 사회의 약속은 집단적 가치부여다. 암호화 화폐이전에도 우리는 상당기간 가상화폐를 사용하여 왔다. 디지털 화폐 말이다. 이런 화폐는 컴퓨터에서 1과 0으로 치환되어 지구촌을 넘나든다. 오랫동안 돈의 모습으로 각인된 돈다발은 퇴색하고 정보만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보안문제나 사생활 침해가 있어 사이버 거래에서 디지털 화폐로 거래를 완전하게 할 수 없다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상충(friction)’의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아날로그 화폐가 인간의 속도로 발달하였다. 디지털 화폐가 은행의 속도로 발달하였다. 만약 보안이나 사생활 침해 같은 상충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래의 화폐는 어떤 식으로 발전할까? 보안문제를 은행과 같은 기관에 맡기지 않고 암호를 풀어나가는 소프트프로그램이 해결해준다면 화폐의 혁신 속도는 이전과는 다를 것이다. 비트코인은 아주 어렵게 고안된 수학문제를 풀거나 거래에 참여하면 무상으로 얻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의해 10분마다 일정량이 자동으로 생성되며, 총 2,100만 비트코인까지 생성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돈을 만드는 작업을 채굴이라고 하는데 물론 쉽게 벌수는 없다. 비트코인 같은 경우엔 우리나라는 채굴해도 채굴에 들어간 전기료도 못 번다고 한다. 비트코인 생성인 설정된 것은 일종의 통화량 조절이다. 중앙은행처럼 신뢰감을 주는 제3자가 없는데 사람들은 뭘 믿고 비트코인을 이용할까? 비트코인에 내재된 기술, 바로 블록체인 때문이다.

해킹 막는 블록체인 기술이 보안문제 해결의 열쇠


▎미국의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의 무료 송금 시스템이 큰 인기를 끌자 골드만삭스, 중국 바이두 등 대형 투자자들도 서클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모바일 거래가 안고 있는 취약점인 보안 문제의 획기적인 해결방법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을 지금의 금융결제원과 같은 중앙집중결제기구에서 집중해서 보관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로 만들어진 디지털 원장을 모든 거래 당사자가 분산해서 보관하는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오픈된다. 돈이 오가는 내역을 기록하는 장부는 금융의 핵심이다. 특히 현금이 오가는 비중이 낮을수록 거래는 장부상의 숫자이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거래에서 장부의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에 접속한 비트코인 사용자는 똑같은 거래 장부 사본을 보관한다. 거래내역은 업데이트되고 주기적인 ‘블록’이 만들어져 추가된다.

어떤 사람에게 A라는 비트코인을 보내고 싶다면, 그동안 이 비트코인을 가지고 거래한 모든 사람이 “아, 나도 이 돈으로 거래했다, 나도, 나도, 나도” 하면서 이게 진짜임을 알려주게 된다. 덕분에 투명한 거래 장부와 강력한 보안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익명으로 거래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참여자 간 거래 데이터는 블록 단위로 저장돼 모든 거래 참여자에게 전송된다. 참여자가 타당한 거래라고 승인해야만 새로운 블록이 형성돼 기존의 블록체인에 연결될 수 있다.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보안성이 뛰어나 금융과 물류 등 다양한 사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는 화폐와 관련하여 두 가지의 신뢰를 기대한다. 하나는 교환의 신뢰이고 다른 하나는 가치저장에 대한 신뢰이다. 거래 상대방이 믿을 만하고 돈을 맡길 곳이 믿을 만해야 한다는 말이다. 블록체인은 이런 신뢰를 불러오는 핵심기술이기에 여기에서 형성된 암호화된 화폐는 현재 생성과정이 느리다는 단점은 있지만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지 높다 하겠다. 누군가 해킹하려면 모든 거래 당사자의 분산원장을 해킹해야하므로 원천적으로 해킹을 불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블록체인 거래를 기반으로 등장한 화폐인 암호화 화폐에 신뢰가 가는 것은 그래서 수긍이 간다. 왜 암호화 화폐일까? 생성 과정에서 암호를 풀어야 생성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기술에 새로운 기술을 추가하여 생성되거나 변형된 코인을 알트코인이라 한다. 암호화 가상 화폐의 종류는 60여 가지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시, 이더리움 클래식, 라이트코인, 리플 등이다. 이중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블록에 거래 기록뿐 아니라 반복 구문과 조건 같은 실행 코드를 포함한다. 일종의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은 화폐보다는 개발 플랫폼에 더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더리움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이용한 것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다.

스마트 계약은 계약 조건과 이행 사항처럼 계약에 필요한 요건을 설정한 후 이 요건이 충족되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디지털 계약이다. 반복적인 계약이 필요한 보험, 채권 같은 금융거래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 계약에 보행자가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이면 보험금 50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조항이 있다하자. 보험사는 500만원을 미리 스마트 계약 시스템에 입금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의 교통사고라는 조건이 충족되면 출금이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뺑소니나 사고 운전자의 음주 여부 같은 다양한 조건을 추가로 설정해 지급액을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다. 스마트 계약은 이러한 과정이 블록체인을 통해 관련자들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무단 변경이나 위·변조가 어렵다. 이더리움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과 결합한다면 각종 계약이 자동화되고, 참여자가 투명하게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월 발생한 랜섬웨어 감염 사태 때도 해커들이 비트코인으로 돈을 요구했다. 최근 해킹 사고가 일어난 ‘빗썸’역시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사이트이다. 가상 화폐 거래소가 해킹을 당하고 있는 점에 특별히 유의하여야 한다.

앞으로 가상 화폐 사용량이 증가할 경우 지금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종이 화폐가 디지털 암호화 화폐로 점차 대체되면서 통화제도와 국제금융 제도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국제적으로 수수료 없이 통용되는 결제 수단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기 목적으로는 과연 좋은 자산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만간 암호화 가상 화폐 관련 법률 개정안이 나오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지폐와 동전 등 실물 화폐도 점차 구경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동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연 61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동전없는 사회’를 추진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뒤 받은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지 않고 교통카드 등에 적립하는 방식으로 동전 실물 사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실물화폐가 디지털 암호화 화폐로 점차 대체될 것


▎IBM의 인공지능 ‘ 왓슨’이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24시간 인공지능 콜센터’는 밤늦은 시간에도 금융상품문의나 대출 상담이 가능해진다.
암호화된 화폐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의 사례로 분석하며 화폐의 미래에 대하여 좀 더 진진하게 생각해 보자. 국내 금융회사들이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공짜 해외송금 서비스가 등장해 금융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블록체인 지급결제 스타트업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은 최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무료로 국제 송금이 가능한 P2P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스페인에서 공식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미국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 등 3개 화폐에 대해서는 국경 간 경계 없이 송금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메신저인 ‘왓츠앱’과 ‘아이메시지’ 등을 통해서도 송금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아무런 수수료 부담 없이 무료로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비결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통해 거래해서 실제 화폐를 보내는 데 드는 수수료나 환전 가산율(mark-up)이 필요 없게 만들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표를 자동으로 처리하거나 거래 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사용자들이 다른 국가에서 무제한으로 송금이 가능해지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서클의 무료 송금 시스템이 큰 인기를 끌자 골드만 삭스, 중국 바이두 등 대형 투자자들도 서클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미국 코인베이스, 리플 등은 비트코인 거래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한 결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송금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며 기존 금융사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 업체인 코인원의 해외송금 서비스는 수수료가 1%로 낮은 편이다. 이런 것을 감안할 때 다음세대의 프로그램에서 생성되는 돈을 생각해 보자. 번잡한 절차가 더 간소화되고 세계 저 먼 곳으로 보낼 때 수수료가 없어진다면 그야말로 화폐의 혁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눈에 보이는 실물 화폐는 사라지고 비트코인같은 디지털 가상화폐가 일상의 지불수단이 된다면 과장일까.

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이 있다.

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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