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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부동산 투자 기상도 

서울 초소형 아파트, 오피스텔 투자 전망 '맑음' 

김기환·황의영 기자 khkim@joongang.co.kr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시장을 떠받칠 만한 우호적인 요인이 없어 집값이 내려가거나 제자리걸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지금 집을 사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수요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지금 집을 사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상도로 ‘흐림’에 가깝다. 공격적인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과 대규모 입주, 정부 규제 등 변수가 많아 상반기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장기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에서 추격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강성호 GS건설 건축기획팀장은 “정부가 투기 단속을 공언한 만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재범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분기당 10만 가구씩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단기 차익을 노린 ‘갭 투자(전세가율 높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의 60% 이상을 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고 실거주 목적이라면 시장 상황을 따져보고 매수해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집값은 등락을 반복해도 (경제가 성장하는 한) 꾸준히 오른다. (실수요자라면) 하반기 중 금리가 오르기 전 주택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집을 살 때 가장 중요한 건 ‘입지’다. 좋은 입지를 고르는 요건은 몇 가지가 있다. 교통·편의시설·학군도 중요하지만 땅값이 꾸준히 오르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곳, 교통·문화·산업 등 인프라가 증가하는 곳, 소득에 따른 구매력이 상승하는 곳, 정부·지자체의 개발 계획이 있는 곳 등이다.

서울에서는 초소형 아파트에 투자해볼 만하다. 초소형 아파트는 전용 40㎡ 이하 아파트로 대개 방 한두 개와 욕실 한 개 정도로 이뤄진다. 서울의 경우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5563가구 중 868가구가 전용면적 27㎡짜리 초소형이다. 2005년 분양 당시 가격(1억9000만원대)은 저렴한 편이었지만 ‘강남 쪽방’ 취급을 받으며 미분양됐던 주택형이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요즘은 최고 호가(부르는 값)가 7억원 선으로, 3.3㎡당 5500만 원대에 달한다. 6·19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에도 가격이 강보합세다.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 전용 37㎡ 호가는 6억원으로, 올해 들어 1억원 넘게 뛰었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전용 28㎡도 지난 3월 5억2000만원에 팔린 뒤 5억4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6·19 대책에서 빠진 오피스텔 투자 전망 밝아


▎오피스텔 투자는 해볼만하다. 사진은 6·19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발표 이후 첫 분양이 이뤄진 세종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주거형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방문한 시민들. / 사진 : 연합뉴스
초소형 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다. 지난 6월 말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40㎡는 7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 평균 경쟁률(6.9대 1)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전용 39㎡ 경쟁률은 12.6대 1이었다.

초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임대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노리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잠실 리센츠 전용 27㎡의 경우 보증금이 3000만원일 때 한 달 월세는 120만~150만원 정도다. 연 수익률이 4% 안팎으로 은행 이자보다 높다. 월세 수입 외에 시세 차익도 올릴 수 있어 은퇴자 중 임대업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한 점도 한몫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혼자 사는 직장인 선호도가 높고, 부모들이 증여용으로 초소형 아파트를 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는 주춤해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하반기 전·월세 시장은 다소 개었다”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아파트 전세 재계약시 증액 비용은 1413만원으로 2015년(4379만원)보다 3000만원 가량 줄었다. 전세 부담이 가장 큰 서울은 2년 전 재계약할 때 집주인에게 8696만원을 추가로 내야 했지만 올 상반기엔 3137만원으로 부담이 60% 가량 줄었다. 일부 지방의 전셋값이 떨어졌다. 하반기 전·월세 시장이 갤 것으로 보는 이유의 하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7~12월) 전국에서 입주예정인 아파트는 23만 가구다. 올 상반기 15만 가구보다 50% 많다. 하반기 입주가 급증하면서 올해 준공예정인 아파트가 38만 가구로 2008년(32만 가구) 이후 처음으로 30만 가구를 넘어선다. 역시 2000년 이후 최대 연간 물량이다. 권일 팀장은 “전세 수요자라면 하반기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대단지 아파트를 추천한다. 서울에선 하반기 강동구(1686가구)·영등포구(1419가구)·중구(1341가구) 아파트 전세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피스텔 투자는 전망이 밝은 편이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1인 가구 증가 등 수요가 꾸준한 데다 6·19 부동산 대책 규제 대상에서도 빠졌다. 기상도로 치면 ‘맑음’에 가깝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62%를 기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예금 금리 대비 수익률이 높아 투자 상품으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오피스텔은 공실(空室)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도심 역세권을 추천한다. 주택의 2~4배 수준 세금이 붙고 추가 관리 비용이 나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기환·황의영 기자 khkim@joongang.co.kr

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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