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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의 마케팅 플레이스 

도심 속 놀이터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자동차업계가 브랜드 체험관, 복합 문화공간 등 다양한 공간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토록 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스토리텔러와 고객들이 기아차 브랜드 체험 공간 ‘BEAT 360’ 내부에 위치한 ‘서라운드 미디어 존’ 앞에서 홀로 렌즈 매개현실(MR)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도슨트 투어를 즐기고 있다. / 사진 : 기아차 제공
지난 7월12일 찾은 서울 압구정동 기아자동차 국내영업본부 사옥의 ‘비트(BEAT) 360’. 기아차의 첫 브랜드 체험 공간인 이곳은 겉모습부터 눈길을 끈다. 건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외벽 패턴의 모양이 리드미컬하게 변한다. “기아차의 브랜드 방향성인 ‘또 다른 박동(A Different Beat)’과 공기의 흐름을 조형적 모티브로 삼아 각도 조절이 가능한 7553개 모듈을 외벽에 설치했다”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가벼우면서도 비트 강한 음악이 흐르고 모닝, K5, 쏘울EV 등 전시 차량이 먼저 눈에 띈다. 캐주얼한 복장의 브랜드 스토리텔러(전시물 안내자)를 따라 은빛 트랙을 걸으니 카페, 가든, 살롱 등 3가지 테마 공간이 이어진다. 코너를 돌아 야외로 나가면 레저용 차량(RV)이 자연 속에 어우러져 있다. 한쪽 벽면에는 차량 외관과 성능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기아차 튜닝 서비스 브랜드 튜온의 부품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카페와 전시장을 찾은 30여명의 고객은 주로 젊은 커플과 직장인들로 보였다. 안내하던 브랜드 스토리텔러는 “일반 영업장을 찾기엔 부담스러웠던 젊은층들이 데이트 장소 겸 도심 속 놀이터로 찾고 있다”며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는데 평일에는 300명, 주말에는 800명 정도가 찾는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가 브랜드 체험관, 복합 문화공간 등 다양한 공간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전시된 차량을 구경하고, 서너 시간 시승 행사를 진행하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의 가치까지 경험토록 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차, 젊은층 대상 ‘브랜드 체험관’오픈


▎기아차가 지난 6월29일 서울 압구정동에 오픈한 기아차 최초의 복합 브랜드 체험 공간 ‘BEAT 360’의 야간 전경.
기아차의 비트 360은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등의 오감 체험과 다양한 고객참여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브랜드 경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그야말로 ‘전략적 공간’이다. 브랜드 체험공간에 들어서면 처음 접하게 되는 카페 공간은 비트 360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이다. 이 공간은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창조적 문화·예술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기아차는 카페 공간의 ‘커뮤니티 라운지’에서 스토닉 트래블 클래스, 티 클래스, 캠핑 클래스, 심야책방, 가든버스킹 등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화 프로그램은 매월 1~2회 운영하며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카페 공간 중심부에 있는 ‘스티븐 스미스티’는 홍차·녹차로 유명한 포틀랜드 기반의 프리미엄 티 브랜드다. 브랜드 스토리텔러는 “스티븐 스미스티가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자랑했다. 카페 한쪽에 마련된 아틀리에는 신진 아티스트와 기아차 디자이너들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카페 공간에서 자동차 트랙을 따라 야외로 나가면 자작나무 조경과 야외 테라스로 구성된 정원 형태의 휴식 공간이 나온다. 이곳엔 모하비 등 기아차의 다목적 차량(RV)이 전시돼 있다. 기아 자체 튜닝 브랜드 튜온 제품과 아웃도어 관련 브랜드 컬렉션이 전시된 베이스캠프 존이 운영돼 고객들은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또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먹과 놀이공간으로 구성된 힐링존이 조성돼 있어 가족 단위 고객들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살롱 공간은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라운지다. 이곳은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차량 경험이 가능한 ‘서라운드 미디어 존’, 드라이브 코스에 어울리는 하이엔드 사운드를 경험하는 ‘뮤직 라운지’, 프리미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 카운슬링 존’, 스팅어와 GT 콘셉트 카를 살펴볼 수 있는 ‘부티크 존’이 마련돼 있다. 특히 뮤직 라운지에서는 기아차 시트를 모티브로 제작한 고급 소파에 앉아 전문 큐레이터가 드라이브 코스와 자동차 콘셉트에 맞춰 선곡한 음악을 하만카돈의 고성능 헤드폰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기아차는 비트 360에서 세계 최초로 홀로 렌즈 매개 현실(MR) 기술을 활용해 차량의 특장점을 설명하는 ‘디지털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홀로 렌즈를 착용하고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진행되는데, 고객 누구나 전시된 차량별 특장점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의 첫 번째 브랜드 체험공간인 비트 360은 신선한 영감과 울림을 전달함으로써 고객들의 삶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겠다는 기아차의 방향성이 담긴 공간”이라며 “비트 360이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서 강남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7월13일 오후엔 기아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토닉’ 출시에 맞춰 비트 360에서 ‘스토닉 라이브쇼’를 진행하며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스토닉은 기아차가 쌍용차의 티볼리 열풍에 맞서 내놓은 모델이다. 기아차가 지난달 27일부터 12영업일간 실시한 스토닉 사전계약 결과 약 1500대가 계약됐는데 고객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의 비중이 약 57%를 차지한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라이브쇼 사회는 젊은층에 인기가 있는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의 지숙이 맡았다.

도심에 오프로드 깔고, 해수욕장 전시장 세우고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아예 해운대 해수욕장에 전시장을 오픈했다. / 사진 : 각사 제공
상설화된 공간 외에 팝업스토어로 화제를 끌기도 한다. 랜드로버코리아는 6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 서울(양재화물터미널), 대구(이월드), 부산(벡스코), 군산(새만금 컨벤션) 등 전국 4개 지역을 순회하며 ‘2017 랜드로버 익스피리언스’ 고객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오프로드에서 경험 가능한 주행 환경을 각종 인공 구조물을 통해 도심 한 가운데에서 재현한 것. 지난 2004년 랜드로버코리아가 국내에 첫 도입한 후 매년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랜드로버 대표 프로그램이다.

올해 행사에는 급한 경사와 내리막 주행을 경험할 수 있는 테라포드, 계곡 바닥과 유사하게 도강하는 수로 주행 코스, 불규칙한 험로를 연상시키는 장애물이 설치된 범피 코스, 언덕과 경사로 등 급격한 노면 경사 변화를 재현한 시소 코스 등 총 7가지 오프로드 체험 코스를 마련했다. 특히 신설된 수평 스프릿 뮤 코스에서는 미끄러운 노면과 불규칙적인 노면을 종합 연출해 오프로드 주행 중 경험 가능한 환경을 완벽히 설정했다는 평가다.

행사에 참가한 고객들은 곧 출시가 예정된 ‘올 뉴 디스커버리’를 국내 최초로 직접 운전하며 각종 코스를 체험했다. 올 뉴 디스커버리는 성인 7명이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는 7인승 풀 사이즈 구조에 최대 2406L에 이르는 동급 최고의 적재 공간으로 프리미엄 패밀리 SUV에 필수적인 실용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백정현 랜드로버코리아 대표는 “랜드로버의 최신 기술력과 역량이 집약된 올 뉴 디스커버리의 압도적인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국내 공식 출시 전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올 뉴 디스커버리와 함께 도심 속에서 짜릿한 모험을 즐기는 특별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BMW코리아가 인천 영종도에 운영하는 ‘BMW 드라이빙센터’엔 50만명 가까운 관람객이 다녀갔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아예 해수욕장에 전시장을 오픈했다. 7~8월 부산 해운대와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자사의 브랜드 팝업스토어인 ‘메이드 바이 스웨덴’을 운영하는 것. 이를 통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스웨덴 브랜드로서의 차별화된 가치를 직접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볼보자동차는 지난 3월 ‘더 뉴 크로스컨트리’ 출시를 계기로 플래그십 라인업을 완성하며 고객서비스 등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있다.

팝업스토어에는 플래그십 모델인 ‘더 뉴 크로스컨트리’, ‘더 뉴 S90’과 ‘올 뉴 XC90’ 차량이 전시돼 체험과 상담, 원하는 차종의 시승 신청이 가능하다. 또 다양한 볼보 라이프스타일 컬렉션과 차량 액세서리도 전시, 판매한다. 볼보자동차는 지난 4월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시작으로 팝업스토어 메이드 바이 스웨덴을 전국의 주요 명소와 대형 쇼핑몰에서 순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실 자동차 전시장(영업소)은 선뜻 문을 열고 들어서기 부담스러운 곳이다. 판매로 연결시키려는 영업사원들의 과한 친절함에 자동차 매장 방문을 꺼리게 된다. 최근 자동차 브랜드들이 영업소 개념을 탈피해 자동차 문화공간과 놀이공간으로 진화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쇼룸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자리한 자동차 테마관은 고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며 “현대모터스튜디오와 BMW드라이빙센터의 방문객 수가 보여주듯 자동차 테마관은 고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마케팅, 방문객 수 늘고 브랜드 이미지 높여


▎랜드로버코리아는 오프로드에서 경험 가능한 주행 환경을 각종 인공 구조물을 통해 도심 한 가운데에서 재현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호응이 높은 랜드로버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체험 마케팅’은 수입차 업계가 먼저 주도했다. 시장점유율을 매섭게 올리던 2014년을 시작으로 수입차 업체들은 ‘감성’과 ‘브랜드 가치’를 앞세운 홍보 전략을 펼쳐왔다. BMW코리아가 대표적이다. 2014년 8월 인천 중구 영종도에 건립한 ‘BMW 드라이빙센터’는 축구장 33개 규모 24만㎡에 주행 서킷과 전시장, 이벤트홀 등이 들어선 복합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BMW그룹이 77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 최초이자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개장한 이곳은 주말 나들이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어느새 관람객이 5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BMW 드라이빙센터의 핵심은 드라이빙 트랙이다. 2.6㎞ 길이의 이 트랙에선 일반인들도 포뮬러원(F1) 드라이버처럼 솜씨를 뽐낼 수 있다. 챌린지 A·B, 어드밴스드, 인텐시브 프로그램 등을 선택하면 40도가 넘는 경사면(범면) 주행로, 바윗길, 모랫길 등 오프로드 주행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선 전문강사 인력을 활용한 택시트라이빙이나 레이싱기법 개인지도 등을 함께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주니어 캠퍼스, 키즈 드라이빙 스쿨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 한국도요타자동차는 다양한 문화요소를 차량과 접목한 복합 문화공간 ‘커넥트 투’를 열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안에 위치한 커넥트 투는 카페 겸 브랜드의 콘셉트 카와 슈퍼 카, 예술 작가와의 협업 작품을 선보이는 쇼룸(전시장)의 역할을 겸한다. 도요타, 렉서스 브랜드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출시행사 장소로도 줄곧 사용되고 있다. 또 매달 정기적으로 소규모 강좌나 콘서트 등 다양한 고객 접점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5월말까지 방문객 86만명을 돌파했다. 한국도요타 측은 “서울 잠실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푸조·시트로엥을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는 국내 수입차 최초로 브랜드 박물관을 연내에 개장할 예정이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 단지 인근에 총면적 8264㎡의 전시장과 박물관을 복합 형태로 마련한다. 올드카를 포함한 25~30여대를 전시할 예정이고, 파리 에펠탑을 30m 높이로 본뜬 모형 탑도 함께 건립한다.

이에 질세라 현대차는 서울과 경기도에 현대 모터스튜디오 5곳을 개관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주테마로 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충전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충전 스테이션이 마련돼 방문객이 아이오닉 전기차의 충전 과정을 미디어 아트와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자동차 문화라는 테마로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과 테마 시승 프로그램, 서비스 센터, 이벤트 공간, 식당, 브랜드 숍 등으로 운영한다. 스타필드 하남에 있는 제네시스 스튜디오는 EQ900 모델과 G80, G80 스포츠 등 제네시스의 모든 라인업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또 고객이 브랜드 체험부터 시승, 구매 상담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만날 수 있다. 2015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개관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모스크바는 현대차가 해외에 개설한 최초의 브랜드 공간으로 예술작품 전시, 자동차 전문 라이브러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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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호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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