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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하 심플 해빗 CEO 

‘세계적인 명상 콘텐트 플랫폼’ 만든다 

양미선 기자 yang.misun@joongang.co.kr
심플 해빗(Simple Habit)은 명상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일상 속 5분 명상을 실천하게 해주는 명상 콘텐트 앱이다. 심플 해빗 CEO 김윤하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사진 : 심플 해빗 제공
만 스물 셋. 김윤하(28) 대표가 락켓(Locket)을 창업했을 때 나이다. 머릿속엔 단지 아이디어밖에 없었다. 휴대폰 잠금 화면을 게시판으로 만들어 광고 콘텐트를 공급하면 비즈니스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는 코딩을 할 줄 몰라 프로그래머와 공동으로 창업했다. 살고 있던 아파트를 사무실로 써야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락켓은 미국의 톱모델 겸 사업가인 타이라 뱅크스에게 투자를 받고서야 비로소 날개를 달았다. ‘2014 구글 베스트 앱’으로 선정된 이듬해 모바일 쇼핑 앱 ‘위시(Wish)’에게 매각됐다.

하지만 김윤하 대표의 창업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명상을 하다 푹 빠져 2016년 6월 ‘심플 해빗(Simple Habit)’을 론칭하게 된 것이다. 명상 전문가들이 5분짜리 명상 콘텐트를 만들어 올리는 플랫폼이다. 이들은 모두 심플 해빗의 검증 프로세스를 거쳤다. 테마도 다양하다. ‘중요한 미팅 전’, ‘목욕 중에’, ‘숙면을 위해’ 등 일상 속 짧은 순간에 주목했다. 현재 유저 수는 60만 명 이상이다. 포브스는 김윤하를 올해의 ’30세 이하 유망주 30인’으로 선정했다.

포브스 ‘30세 이하 유망주 30인’에 선정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서 일했다고 들었다. 연봉이 높기로 유명한 직장을 그만두고 락켓을 창업한 이유가 궁금하다.

첫 창업을 했을 때 내 나이는 만 23살이었다. 락켓이 성공하지 못하면 실업자가 될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직장을 떠났다. 왜냐고? 23살이라는 나이가 리스크가 제일 적은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 직장이라 초봉은 낮았고 먹여 살려야 할 가족도 없었다. 내 인생에서 리스크를 안고 간다면 그때가 적기 같았다. 물론 락켓을 창업할 생각에 들떠서 실패의 공포 따윈 생각할 겨를이 없기도 했지만….

창업할 때 가장 도움이 됐던 조언은.

경력직을 고용하라. 창업 단계에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할 것인지 파악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아무 경험이 없는 신입 사원을 뽑으면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느라 시간을 많이 낭비하게 된다. 이런 조언들이다.

락켓을 매각한 후 곧바로 두 번째 창업을 준비했는데.

첫 번째 사업을 할 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서 그것을 치유하려고 명상을 시작했다. 그러다 하루에 5~8회 명상을 하는 명상가가 됐다. 명상을 하다 보니 다른 명상 강사, 테크닉, 테마를 찾아보고 싶었다. 구글과 유투브를 검색하기 시작했지만 누가 신뢰할 만한 지도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이 심플 해빗을 창업한 결정적인 이유다. 심플 해빗은 5분짜리 명상 세션을 큐레이션 한 도서관과 같다. 전 세계 명상 리더들이 최고의 명상 경험을 제공한다.

명상 길이를 왜 5분으로 제한했나.

사실 명상 전문가들이라면 5분 이상의 명상을 선호할 것 같아서 최대 30분 길이의 명상도 제공한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중요한 전화 통화 전 같은 일상 속 짧은 명상의 가치를 명상 전문가들도 알고 있다. 우리는 명상을 언제나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통합적인 훈련으로 본다. 그래서 5분 명상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창업하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우리가 검증한 전 세계 최고의 명상 강사들과 함께 플랫폼에 올릴 명상 콘텐트를 1000개 넘게 제작했을 때다. 이 사업을 구축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가장 많이 쏟았다.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도 있었다. 우리는 명상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강사들과 만든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할 생각에 흥분돼 있었다.

IT업계에서 여성 CEO의 하루하루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솔직히 힘들 때도 있다. 내 태도가 공격적이거나 감정적으로 비치면 사람들은 내가 ‘여자라서’ 그렇다고 이해하더라. 공적 미팅인 줄 알고 나갔는데 소개팅 자리가 돼버린 적도 있었다. 프로그래머가 필요해서 이메일을 보냈는데 “나랑 사귄다면 심플 해빗으로 이직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성 CEO로 사는 일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여성 사업가를 도와주고 싶어하는 여성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타이라 뱅크스가 락켓에 투자했을 때는 솔직히 내가 ‘여자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생각과 태도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지속 가능·확장 가능한 비즈니스모델 만들 터

‘김윤하’에게 성공이란.

나에게 성공이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제품과 회사를 만들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다 보면 성공은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규모를 키우게 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되거나…어떤 식으로든.

심플 해빗 CEO로서 목표는?

심플 해빗을 세계적인 명상 콘텐트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다. 명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면 전 세계 수백만 명이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정신 건강이 향상될 것이다. 나는 직원들이 심플 해빗의 비전을 실현시키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 쓰고 있다. 좋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에서 청년 창업이 뜨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한국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창업 아이템에 관심 있는 스마트한 사람을 구하라. 창업 초기엔 그 아이템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 처리가 빠르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어야만 한다. 초창기 멤버들이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시키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 양미선 기자 yang.misun@joongang.co.kr

201709호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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