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스마트폰 시대 저물고, 자동차 전장 시대 떠오를까? 

자동차에 푹 빠진 대기업의 경쟁력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2010년대 산업계를 스마트폰이 이끌었다면, 2020년대는 스마트카가 이끌 것이라는 예측이 높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될 전장부품 시장에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다.

자율주행차·친환경자동차 등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쥐고 있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흔들린다. 이 틈새를 새로운 기업들이 적극 공략하고 있다. 새로운 전쟁터가 되는 분야는 ‘전장부품’ 시장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아 뛰어들고 있다.


# “아직은 수동(사람이 운전한다는 의미)입니다. 자율주행을 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보여드리기 위해 차선을 침범한 상태로 가겠습니다. 자율주행 상태로 변환되면 스스로 차선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지난 9월 21일 SK텔레콤은 자사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서울 만남의광장부터 수원 신갈나들목(IC)까지 경부고속도로 약 26㎞ 구간에서 시험 주행했다. SK텔레콤 연구원이 두 손을 들고 있는 모습. / 사진:SK텔레콤 제공
가이드의 말대로 자율주행을 시작하자 차량이 조금씩 차선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버스 정류장 표시가 나오자 그쪽으로 움직이고 잠깐 멈춘 후 다시 출발했다. 가이드는 “도로를 달리다 장애물이 앞에 나오면 스스로 정지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판교제로시티에서 열린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에 선보인 ‘무인 자율주행 트램’이 관람객에게 주목을 받았다. 전기로만 구동되는 친환경 차량으로 6명이 탈 수 있는 자율주행차다. 국민대학교 무인차량연구실이 개발했고, 차량에는 라이더·센서·카메라·GPS 등이 장착되어 있다. 대부분 전장부품(전기·전자 계통의 부품)으로 제작됐다.

‘미래 자동차=세상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삼성전자 손영권 사장(왼쪽)과 하만 디네쉬 팔리월 CEO가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락 호텔에 마련된 하만 전시장에 설치된 자율주행용 사용자경험을 구현한 오아시스 콘셉트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2013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아우디가 선보인 캐치프레이즈다. 자동차의 미래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카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 4%에 머물고 있는 전기자동차 점유율도 2020년이면 8%를 넘어선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Fuji Chimera Research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부품은 파워트레인·xEV/FCV(친환경 자동차)·주행 안전(섀시)·바디·인포테인먼트 등 5가지 분야로 구분된다. 파워트레인에 들어가는 전장부품은 엔진 매니지먼트, 변속제어 시스템 등이다. 주행 안전에 관련된 전장부품은 브레이크 제어, 스티어링 제어,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이 있다. 바디에는 공조·에어컨 제어, 에어백, 타이어 공기압 경보 등을 꼽을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에 필요한 전장부품은 운전자에게도 친숙한 디스플레이·내비게이션·오디오·음성인식 등이다.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부품은 총 3만 여 개. 현재 이 중 40% 정도가 전장부품이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 유량이나 온도 등을 측정하는데 불과했던 차량 센서가 지금은 에어백, 내비게이션, ABS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고급 세단에 40~50여 개의 센서가 부착됐지만, 현재 차량 한 대에 센서 200개 이상이 사용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전장부품 원가 비중은 차량 한 대 가격의 70%에 달한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차량 내 개인 환경에 최적화된 플랫폼 ‘AWAY’와 이를 적용한 헤드 유닛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2015년 2390억 달러(약 262조7800억원)에서 2020년 3033억 달러(약 333조47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28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 I)는 ‘향후 5년 내 최첨단 자동차 1대에 탑재되는 전장부품이 6000달러(약 659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장부품은 기존 IT·전자 부품 시장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10년대는 스마트폰이 IT산업의 발전을 주도했지만, 2020년대는 스마트카가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기업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ICT 기업과 현대기아차·현대모비스가 전장부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ICT 기업의 도전이 거세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ICT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IT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동차 안에서는 그 기술을 충분히 이용하기 어려웠다”면서 “자율주행 시대가 될 경우 차 자체가 정보를 주고받는 플랫폼이 될 것이고, 네이버를 비롯한 IT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자율주행차 시장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LG 전장부품에 강력한 도전장


ICT 기업이 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조남규 박사는 “ICT 전문기업이 자동차 분야의 속성을 얼마나 빨리 잘 이해하고 습득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자동차 시장의 진입장벽을 넘기 위한 자동차 업계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삼성전자·SK텔레콤·네이버가 전장부품 시장에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조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네이버는 소프트웨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7월 1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부와 전기차용 모터와 인버터를 개발하는 사업부를 통합해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2015년 11월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구동모터·인버터·차내 충전기·배터리팩 같은 핵심 전장부품 11개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이동통신 반도체 분야 대표기업인 퀄컴과 함께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협약식’을 가졌다. 내년 말까지 마곡산업단지 내에 연면적 1320㎡(400평) 규모의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 전장부품업체 ZKW 인수도 추진하면서 스마트카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차량용 통신모듈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VC사업본부는 1조7590억원의 매출(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을 기록했다. 내년 1분기에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 헤이즐파크에 2500만 달러(약 285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부품 공장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미국 반도체 회사 프리스케일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핵심부품 공동 개발,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글로벌 협력사 선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는 급격하게 전자제품화되고 있다”면서 “LG전자가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1차 공급사의 지위를 공고히 한 원동력은 전자와 IT, 통신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가 커넥티드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클라우드 센터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전장부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보다 늦은 도전이었지만, 지난해 11월 글로벌 전장부품 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약 8조7900억원)에 인수하는 카드로 단번에 격차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부품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만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무선통신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3억 달러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한다는 깜짝 뉴스도 발표했다. 자율주행과 커넥티트카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운영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자율주행 플랫폼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글로벌 리더인 TTTech를 첫 번째 투자처로 결정했다. 7500만 유로(약 97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강점은 IT와 모바일 등에서 쌓은 기술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의 부품사업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기술과 하만이 보유한 자동차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에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CT 기업 인포테인먼트 분야 진출에 집중


SK텔레콤과 네이버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은 에어백처럼 차량에 기본적으로 탑재될 옵션으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카메라와 레이더 등의 센서 기술이 적용되는데, 운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제조 노하우가 적은 ICT 기업은 인포테인먼트 분야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강점을 가지고 있는 3D HD맵·빅데이터 분석·5G 차량 소통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통신사 최초로 국토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했다. 지난 9월 21일에는 서울 만남의광장에서 수원신갈 나들목(IC)까지 26 고속도로 구간에서 시험 주행을 성공한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시장은 AI와 5G 통신기술이 결합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창출되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면서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5G, T맵, 클라우드 등에 AI 기술을 결합해 자율주행 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핵심 영역에 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8월 차량 내 개인 환경에 최적화된 플랫폼 ‘AWAY’와 이를 적용한 헤드 유닛 디스플레이 타입의 하드웨어를 공개했다. 인포테인먼트 AWAY는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전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네이버랩스는 AWAY를 내년 상반기 오픈 플랫폼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 인공지능 분야의 뛰어난 기술 성과를 토대로 이를 자율주행의 인지 및 판단 등에 적용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더 많은 기업과 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ICT 업계의 도전에 조용하지만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로 맞서고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완성차 업계의 위기라는 분석이 높다. 자율주행차나 전기차 운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ICT 업계에 비해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연 기관 위주의 산업 패러다임을 스마트카 시대에 발맞춰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완성차 업계가 스마트카 시대를 대비하는 기술력은 외부의 우려와는 다르게 상당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ICT 기업이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11월 15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혁신기업과 공동 기술 연구를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핵심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스마트시티와 로봇이다. AI와 자율주행 분야는 스마트카 시대를 대비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네트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 ▲커넥티드 카 보안 등 4대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사인 시스코와 협업을 통해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커넥티드카 전용 운영체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자동차 부품 기업 현대모비스도 발빠르게 전장부품 시장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2013년 600억원을 투자해 전장부품 개발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장시험동을 신축한 상황이다. 그동안 순항제어장치, 차선이탈 방지 및 제어 장치,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후측방경보 시스템 등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의 고부가가치 기술확보는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고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이후 자율주행기술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근 112만㎡(약 34만 평) 규모의 서산주행시험장을 완공했는데, 자율주행기술 검증을 위한 전용 시험로를 갖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와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기업은 아직까지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비중은 높지 않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용 반도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조언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리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는데,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시장이 30%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선은 우리가 잘하는 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업이 전장부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정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조향과 안전장치 및 구동 관련 모터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만도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자율주행 부품 분야에 도전해 성과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카메라 분야에서는 2006년부터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있는 삼성전기가 눈에 띈다. LG계열사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LG화학(배터리)·LGCNS(스마트 마이크로 그리드 솔루션) 등이다.

한국 기업 전장부품 경쟁력 충분


많은 한국 기업들이 전장부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뒤처져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스마트카나 전기차 제작에 필요한 중요한 부품은 아직은 해외 기업 제품을 사용해야만 한다.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에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DANIGO)를 선보인 대창모터스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LG화학제품을 사용하고, 그 외에 전장부품은 해외에서 들여와 제작했다”고 말했다. 2015년 토로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주요 전장부품 업체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 기업 이름은 10위 안에 올리지 못했다. 콘티넨탈, 보쉬, 덴소, 델파이, 히타치 오토모티브 같은 글로벌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장 점유율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이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는 콘티넨탈, 파이오니어, 알파인, 델파이, 덴소 등의 글로벌 기업이 차지했다.

전장부품 시장에 뛰어든 한국 기업의 미래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대부분 “유망하다”고 답했다. 전장부품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와이즈오토모티브 관계자는 “새롭게 시장 확대를 주도하는 전장부품의 경우 거의 동등한 레벨에서 출발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도 “전장부품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쌓아오고 있다”면서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분야에서도 통찰력 있는 전략과 과감한 투자가 있다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부품연구원 조남규 박사는 5~10년 이내에 글로벌 기업들과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규모가 커서 일부 대기업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나 전방추돌방지시스템, 조향시스템 등 핵심 전장부품 분야에서는 이미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스기사]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 공략하는 글로벌 기업

구글과 애플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시장을 이끌고 있는 선두 기업이다. 애플은 카플레이,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라는 플랫폼을 구축해 완성차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애플은 GM·피아트크라이슬러·아우디·닛산·혼다· 현대차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제휴한 완성차 업체는 벤츠·BMW·GM·도요타·현대차 등이다. 최근에는 바이두가 카라이프(CarLife)라는 플랫폼을 선보이며 벤츠·폭스바겐·현대차 등과 제휴를 맺었다.

모바일과 PC 시대의 프로세서 강자인 인텔과 퀄컴도 전장부품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인텔은 자체적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로세서 개발에 나섰다.

전장부품 기업 모빌아이와 손잡고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 개발을 완료한다고 발표했다. 퀄컴은 자동차 반도체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NXP를 지난해 10월 390억 달러에 인수하는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 자동차가 전장화가 되면 필수적으로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능력이 뒤따라와야 한다. 그래픽 솔루션 기업 엔비디아가 적극적이다. ADAS를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에 사용되는 테그라 시리즈를 내놓고 공략 중이다.

파나소닉도 전장부품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2016년 초 차량용 영상인식 기술을 보유한 스페인 기업 피코의 지분 49%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독일의 인포테인먼트 기업 오픈시너지도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오스트리아 차량 부품업체 ZKW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닛산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를 인수했다. 미국 테슬라와 함께 투자한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가동하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파나소닉은 2019년까지 전장부품 기업 M&A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201712호 (2017.1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