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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무역 영웅들-김종박 티쿤글로벌 대표 

온라인 시장엔 언어 장벽도 없다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직구(직접구입)’에 이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상품을 파는 ‘직판(직접판매)’ 붐이 일고 있다. 해외 직판 기업들을 완벽히 ‘현지화’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덩달아 주목 받는다. 온라인 수출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김종박 ㈜티쿤글로벌 대표를 만났다.

▎현지화 독립몰로 일본에 온라인으로 수출하는 실사출력물 (현수막)은 가성비가 뛰어나 성공적인 아이템 중 하나다.
# 일본에 마우스패드와 점착식 보드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김시원 은창비씨 대표는 지난 9월 하루에 480만 엔(한화 4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온라인 일본직판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파는 ㈜지즐도 연 매출 50억원 이상을 찍었다. ㈜에이컴메이트와 ㈜다홍은 각각 중국과 일본에 한국 동대문시장 옷을 팔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모두 온라인으로 수출을 하는 국내 기업들이다. ㈜티쿤글로벌은 이러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화 독립몰 방식으로 온라인 해외직판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지원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단순히 해외 창업, 쇼핑몰 창업 등을 돕는 서비스가 아닌 독립몰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돕는 기업은 티쿤이 독보적이란 평가다. 김시원 은창비씨 대표는 한 언론을 통해 “2년 동안 3개 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약 1억5000만원 정도 투자했다. 티쿤 지원 없이 직접 했으면 10억원 이상 들었거나,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매출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도 해외 쇼핑몰 입점, 역직구에 편중된 온라인 수출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서울 충무로 사업장에서 만난 김종박(57) 티쿤글로벌 대표가 말했다.

2007년 설립된 티쿤글로벌은 일본 시장에 명함·스티커·전단지 등의 인쇄 광고물을 팔아 2016년 한 해만 17억 엔의 매출을 올린 온라인 수출 기업이다. 7개 직영사이트 운영 노하우로 국내 중소기업의 진출을 돕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티쿤’은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티쿤 서비스는 해외 쇼핑몰 구축, 현지법인 대행, 결제·배송시스템 현지화, 교환·반품, 마케팅 등 수출 전 과정을 돕는다.

언어만 다를 뿐, 국내 쇼핑몰 원리와 같아


김종박 대표가 ‘생소한’ 이 분야에 첫발을 내딛게 된 건 순전히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그는 2000년까지 진보정당에서 활동한 정치인이었다.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었다. 나이 마흔에 뭔가를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전형적인 386세대로 정당 만들기 전 활동을 했었어요. 그런데 세상에 나오니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본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저 해외로 나갈 생각만 했어요.”

일본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일본어 실력은 지금도 기초 수준이다. 가장 가까운 일본을 거점으로 인쇄업을 택한 건 단순한 이유였다. “인쇄업 자체가 이미 노동집약산업이잖아요. 일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따진 거였어요.”

자금 5000만원으로 시작했다. 명함·현수막 등 인쇄물을 일본에 팔기 시작했다. 인건비·임대료·장비 등이 훨씬 고가인 일본에서 ‘가성비’로 승부한 아이템이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위해 홈페이지 관리도 일본 원어민에게 맡겼다.

그렇게 까다로운 일본인들의 마음을 돌렸다. 단골 고객은 점점 늘어났다. 그가 ‘현지화 쇼핑몰’ 창업을 장려하는 이유다. “아무 경쟁력이 없던 저도 이걸로 돈을 정말 쉽게 벌었잖아요.” 티쿤글로벌에 따르면 올해 예상 거래액은 220억원이다. 지난해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수여하는 천만 불(한화 110억원) 수출의 탑도 수상할 예정이다.

“한국 사람들은 해외에 진출하는 걸 너무 어려워해요. 차라리 식당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단순한데, 익숙하지 않아서 복잡하다고 느끼는 거예요.” 김종박 대표가 말하는 온라인 수출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국내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방법과 똑같다. “현지에 홈페이지를 열고 운영하면 돼요. 배송이나 홈페이지 개발 문제는 저희와 같은 대행업체나 먼저 한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하면 되고요. 국내 쇼핑몰 운영 원리하고 다를 게 전혀 없어요.”

차이가 있다면 ‘현지화의 옷을 입는 것’ 뿐이다. 티쿤글로벌의 성공 이유도 현지화 독립몰 운영 덕이다. “용어 정리부터 해야 해요.” 김 대표가 설명을 이어갔다. “온라인 수출은 역직구, 해외 쇼핑몰 입점, 현지화 독립몰로 나뉘어요. 역직구는 한국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외국인이 와서 사기를 기다리는 거고, 해외 쇼핑몰 입점은 이베이·아마존·알리바바 등에 입점해 파는 거고 우리가 하는 현지화 독립몰은 그 나라 사이트와 똑같은 쇼핑몰을 운영하는 거예요.”

한국, 직판에 최적화된 환경 가져

그는 역직구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이 프랑스나 독일 사이트에 가서 사지 않잖아요. 우리도 이런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의 작은 사이트를 찾아와서 살 리가 없죠.”

해외 쇼핑몰 입점도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없어 브랜드화엔 쥐약이다. “이미 이베이 자체가 거대한 인터넷 세계라 그곳에만 100만 명이 넘는 판매자가 있어요. 결코 사이트를 알릴 수가 없어요. 아마존에서 물건을 살 때 아마존에서 샀다고 생각하지 어느 셀러한테 샀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없다는 뜻이죠.”

결국 경쟁력은 현지화 독립몰에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지화 독립몰은 한국의 물건을 팔고 사이트상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하는 방식이다. 수출 대상국가의 쇼핑몰 모습 그대로 현지화해 불편함이나 이질감이 전혀 없다. 해외 고객은 포털 사이트 검색으로 가성비만 보고 상품을 구매한다. 결제부터 배송, 반품, 환불까지 방식은 똑같다.

언어도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 나라의 정서와 색깔을 이해한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을 고용하면 됩니다.”

2014년 시작한 플랫폼 사업은 순항 중이다. 현재 패션·잡화 분야, 수공예 분야, 인테리어 분야, 포장·재료 분야, 컴퓨터 장비 분야, 인쇄·판촉물 분야, 사무·점포 용품 분야 등 티쿤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 진출한 사이트는 39곳으로 일본 고객 수 17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티쿤은 수수료로 매출의 8% 정도를 받는다.

중국·인도 등 신흥 강자들이 뒤쫓아오는 시대에 가격경쟁력 승부수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그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중국이나 다른 나라의 유통을 확보해 생산 라인을 거기에 두면 돼요. 한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파는 게 힘들면, 중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팔아도 된다는 거죠. 고객의 수요가 없어지지 않는 한 판매할 수 있어요. 한국 소상인들이 살 수 있는 길이라는 겁니다.”

“쇼핑몰 경영에 노하우는 특별히 없다”고 말한 김 대표는 “경쟁력 있는 상품과 1억 정도의 초기 자금, 그리고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부분 온라인 수출을 부업으로 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저만 봐도 저 현수막 하나만 가지고 열 명의 직원이 일하잖아요. 해외 지역 전국을 상대로 하는 큰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집중해야 합니다. 만만하게 봐서는 실패합니다.”

티쿤글로벌은 해외 현지에서 직접 오픈 마켓을 연이어 열 계획이다. 10월 20일 일본에 종합오픈마켓 티쿤재팬(tqoon.jp)을 오픈해 한국 기업이 더 쉽게 직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내년 2월엔 인도에, 11월엔 미국에 오픈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국이 온라인 수출의 최적화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소비자로 활동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전자 상거래업의 원리를 이해하게 된” 경험 때문이다. 이미 멍석은 깔려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국은 무역 10대국 안에 들어가는 나라입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이 많아요. 그런데 좋은 상품을 가지고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없어요. 해외에 직판을 제대로 하는 국내 회사가 100개가 안 됩니다.”

김종박 대표는 전 세계 한국의 쇼핑몰을 10만 개 여는 게 목표다. “쇼핑몰 10만 개만 열면 일자리가 100만 개 이상 만들어질 수 있거든요. 티쿤으로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거고 10만 개 쇼핑몰이 전 세계에서 활동하게 되겠죠.”

인터뷰를 마치기 전 ‘티쿤’ 사명의 의미를 물었다. ‘부족한 것을 채워서 완전하게 이룬다’는 뜻이란다. 기업의 철학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듯했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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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호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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