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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 학장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한국 기업, 퍼스트 무버는 어려울 것”

▎김정하 학장이 운영하는 무인차량연구실에서 제작한 자율주행차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원동현 객원기자
1990년대 후반부터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기 시작한 이는 김정하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 학장이다. 김 학장에게 ‘자율주행차의 선구자’라는 칭호가 따라붙는 이유다. 그는 “자율주행차 관련해서는 내가 한국에서 처음 시도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자율주행차 관련 정보가 전혀 없던 척박한 시대부터 자율주행차 시대를 준비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 기술격차 줄이는 방법

김 학장은 성균관대를 거쳐 미국 신시내티대학원·펜실베이니아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현재 국민대에서 무인차량연구실을 운영하면서 자율주행 차량을 제작하고 테스트 중이다. 김 학장은 “자율주행차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센서나 여타 전장부품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에도 다양한 전장부품이 들어가는데, 국산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나.

자율주행차를 제작하려면 라이더와 수십 개의 레이더, 카메라, 센터, 데이터 처리를 하는 고성능 컴퓨터 등 다양한 전장 부품이 필요하다. 센서의 경우 국산이 없다. 라이더도 국산은 구할 수가 없다. 중요한 전장부품은 대부분 해외 기업 제품을 사용한다. 그나마 카메라 제품은 국내 기업이 만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가 뭔가.

전기자동차나 자율주행차 같은 스마트 자동차는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비즈니스와 산업이 나오게 된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한국 기업도 도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전장부품 시장은 ICT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한 것 아닌가.

현재는 뒤떨어져 있지만, 미래는 낙관적이다.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을 것이다. 2013년부터 전장부품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벌써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전장부품 시장의 경쟁자를 빠르게 따라잡을 것이다. 다만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장부품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좀 뒤처졌는데, 속도를 내기 위해서 지난해 하만을 인수했다. 하만이 오디오 기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만을 인수하면서 삼성전자는 전장부품 시장에 도전하는 시간을 많이 줄였다.

해외 전장부품 기업과 한국 기업과의 차이점이 뭔가.

해외 글로벌 기업의 특징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한다는 개념이 없다.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기술이 좋은 기업을 M&A 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기업들은 아직 혼자서 모든 것을 이뤄내려고 한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 기술력이 좋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지 않으면 대기업도 도태될 것이다.

전장부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데, 이미 레드오션이 된 것 아닌가.

전장부품 시장이 이제야 열리고 있다. 레드오션도 블루오션도 아니다. 전장부품 시장은 이제 씨앗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앞으로 싹이 트고 꽃이 피고 과일이 열리게 될 것이다.

-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201712호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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