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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성 필립스라이팅코리아 대표 

빛 이상의 가치를 찾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필립스라이팅은 전 세계 LED 조명 시장의 강자다. 2016년 2월 필립스에서 분리 독립한 후 조명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필립스라이팅코리아는 건축 엔지니어 출신의 김문성 대표가 합류하면서 부진을 씻어내고 LED 조명 시장의 리더로 우뚝 섰다.

▎서울 남산에 있는 필립스라이팅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문성 대표.
“신축 건물에 마지막으로 생명력을 넣어주는 것이 무엇일까. 빛이다. 조명은 어두운 곳을 밝게 하는 역할을 한다. 조명이 켜진 후에야 건물은 살아나기 시작한다.”

한국의 LED 조명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필립스라이팅코리아 김문성(58) 대표의 말이다. 조명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건물을 예로 든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조명 업계의 대표는 대부분 전기과 출신이 많았다. 그는 독특하게도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건축 엔지니어 출신이다.

김 대표는 “2015년 9월 필립스라이팅에 합류하기 전 현대건설, IBM코리아, 버라이존코리아, 한국하니웰에서 근무를 하면서 건축과 IT, 빌딩제어 분야의 경험을 쌓았다”면서 “이곳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건축적인 관점을 가지면 조명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명은 건축물에 최종적으로 감성을 더하고 건축물의 기능과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동안 고전하던 필립스라이팅코리아를 흑자 성장으로 돌려놓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필립스라이팅은 2016년 2월 필립스로부터 독립 법인으로 출발했다. 1891년 제라드 필립스(Gerard Philips)가 탄소 필라멘트 전구 개발에 성공하며 창립한 필립스는 120년 넘게 조명 산업을 선도해온 글로벌 기업이다.

필립스라이팅코리아의 사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 조명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 조명으로 나눠져 있다. 그는 “B2B 매출이 B2C 매출보다 많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경기장 필립스라이팅 조명 채택


프로페셔널 조명이 사용되는 곳은 다양하다. 스포츠 조명을 필두로, 창고·공장·항만 등에 사용되는 하이베이(High-Bay) 조명, 오피스 조명, 리테일 매장에 적용되는 상업용 조명을 선보이고 있다. 성과도 많이 내고 있다.

그가 자랑하는 것은 2016년 한국에 출시된 ‘루미너스 텍스타일’ 조명 솔루션이다. 필립스의 고품질 LED 조명과 덴마크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텍스타일 브랜드 크바드랏(Kvadrat)의 섬유제조 기술이 결합된 조명이다. 텍스타일 뒤에 설치된 LED를 통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 처음 보면 조명이라기보다 마치 예술작품처럼 보일 정도다. 김 대표는 “루미너스 텍스타일 특유의 아름다움과 따뜻함 때문인지 서울대병원·충북대병원·민트병원 등에서 환자 및 보호자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기 위해 채택하고 있다”면서 “향후 진료가 이뤄지는 공간에 설치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립스라이팅의 스포츠 조명 아레나비전(ArenaVision)은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주요 스포츠 경기 조명의 65%, 축구 경기장 조명의 55%가 필립스라이팅의 스포츠 조명”이라고 자랑했다. 2018년 개최되는 평창겨울올림픽 경기장인 휘닉스 스노 경기장·강릉아이스아레나 등 4곳에 아레나비전이 적용됐다. 2016년 한국에 소개된 스포츠 LED 조명은 제주도 아덴힐리조트&골프클럽의 골프장에 처음으로 공급되면서 여러 문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파워 발란스나 그린스페이스 같은 LED 오피스&리테일 조명 솔루선과 등기구 제작을 위한 드라이버 솔루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필립스라이팅은 전 세계 누적 10억 개의 LED 램프 및 등기구를 공급하면서 LED 조명의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 대표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무선 통신기술인 사물인터넷과 커넥티드 조명이다. 김 대표는 “커넥티드 조명은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이 되는 사물인터넷과 이더넷(Ethernet)을 기반으로 조명을 제어·관리·유지하는 모든 시스템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스마트 조명 ‘휴(hue)’다. 2013년 2월 한국에 처음 소개된 이후 현재 3.0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됐고, 스마트홈 조명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휴는 JTBC에서 방송되고 있는 ‘이방인’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뉴욕에서 살고 있는 연기자 서민정 가족은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를 이용해 집안의 조명을 켜고 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마트홈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그리고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이용해 조명의 밝기나 색상 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 LED 스마트 조명이다. 김 대표는 “휴는 사용자의 취향과 기분, 용도에 맞는 맞춤형 공간을 연출할 수 있고, 다른 가전과 연결해 편리한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는 IoT 플랫폼인 애플홈킷, 아마존 알렉사, 구글 홈 등과 사업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도 네이버의 ‘클로바’와 제휴를 맺고 개발을 했고, 더 많은 곳과 제휴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넥티드 조명 ‘휴’ 관심 높아져

김 대표는 2018년에 오피스&인더스트리용 커넥티드 조명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건물이 필립스라이팅의 커넥티드 조명을 채택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몇몇 규모 있는 빌딩에 조명 등기구뿐만 아니라 컨트롤 시스템 개발에도 참가하고 있다”면서 “2018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피스&인더스트리 분야에도 개발과 설치 및 운영이 쉬운 스마트 조명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필립스라이팅의 비전을 강조했다. 그는 “필립스라이팅은 빛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조명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명이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역할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고 각자의 삶에서 더 나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필립스라이팅은… 2016년 2월 필립스로부터 독립 법인으로 출발했다. 같은 해 5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했고, 1년 만에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2016년 71억 1500만 유로(약 9조 46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70여 개 나라에서 3만4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1982년 필립스 조명 사업부로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필립스라이팅코리아에는 5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인천대교, 부산항대교, 거가대교,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프라다 매장 등에 LED 경관조명을 공급했다.

-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1801호 (20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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