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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6 | 존재감 드러낸 ‘아메리칸 럭셔리’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7년 한국 수입차시장에서 캐딜락의 판매가 83% 늘었다. 럭셔리 세단 CT6가 성장을 이끌었다. 독일·일본 브랜드 속에서 미국 특유의 디자인과 가성비로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공략했다.

▎CT6는 '미국 브랜드 세단의 새로운 발견'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한 디자인에 감각적인 주행성, 편안한 승차감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캐딜락은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지만 그동안 국내에선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반전이 일어났다. 모두 2008대가 판매되며 2016년 1103대 대비 83%나 늘었다. 글로벌 판매에서도 한국은 멕시코·러시아를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중국·미국·캐나다·중동 다음이다. 업계에선 ‘디젤 게이트’ 등으로 디젤 차량에 대한 인기가 꺾이면서 가솔린 차량이 주력인 캐딜락이 주목받았다는 분석이다.

캐딜락의 성장세를 주도한 모델은 CT6다. 지난해 CT6는 국내에서 806대 판매되며 2016년 대비 145% 성장했다. 캐딜락 전체 판매량의 40%다. 동급 수입차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캐딜락 고유의 엣지감, 우수한 주행 성능 등이 뒤늦게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뛰어난 효율성도 장점이다. 거대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작은 엔진과 덜어낸 체중 덕분에 연비 등에서 높은 가성비를 보인다.

캐딜락 CT6의 트림은 프리미엄·플래티넘·터보 등 3가지로 구성된다. 국내 판매 가격은 각각 7880만원, 9580만원, 6980만 원이다. 이 중 프리미엄 모델을 12월 말 시승했다. 서울 도심과 올림픽대로, 서해안 고속도로 등 모두 400㎞를 달렸다.

CT6의 첫인상은 ‘엣지 있다’였다. 강렬한 디자인이나 캐딜락 고유의 엣지감이 주위 시선을 잡아끈다. 5185㎜의 긴 전장과 3109㎜의 휠베이스는 경쟁사의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해 덩치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 특히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유럽 브랜드와 달리 균형 있고 깔끔한 직선 디자인을 많이 사용해 눈에 띈다. 세로로 LED 램프를 새겨 넣은 헤드라이트 유닛도 독특하다. 실내 공간 역시 화려함보다는 깔끔하고 세련된 감성에 주력한 느낌이다. 확장된 디스플레이 패널과 센터 콘솔에 마련된 터치 패드가 작동의 편리성을 높였다. 긴 휠베이스 덕에 2열 시트에서도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쇼퍼 드리븐’ 차량이라고 보기 쉽지만 CT6는 운전자를 위한 세단에 가깝다. 캐딜락이 새롭게 개발한 V6 3.6L 직분사 엔진의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39.4㎏·m으로 경쟁 모델 대비 소폭 낮은 출력의 엔진을 적용했다. 주행감은 날카롭다. 높은 RPM에서 변속이 이뤄질 경우, 차량은 크게 움직이지 않지만 시트를 통해 가속의 터프함을 느낄 수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도 손꼽을 만하다. 내리막 커브 길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은 매끄럽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이는 가벼운 차체 때문이다. CT6는 V6 엔진과 풀타임사륜구동(AWD) 시스템을 얹으면 1950㎏의 공차중량을 나타낸다. 차체의 총 64%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접합 부위를 최소화해 비슷한 체격과 출력을 가진 유럽의 플래그십 세단보다 최대 100㎏가 가볍다. 운전을 하다보면 실제 주행 속도보다 체감 속도가 30~50%까지 낮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400㎞ 주행한 결과 평균 연비는 8.7㎞/L였다.

욕심나는 ‘리어 뷰 카메라 미러’


▎후방은 물론 뒷쪽 좌우측 시계를 300% 증가시킨 리어 뷰 카메라 미러.
CT6 최고의 매력 포인트라면 단연 리어뷰 카메라 미러다. 카메라로 후방을 비춰 주는데 시야를 300% 증가시켜 사이드 미러를 보지 않고도 후방의 좌우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풀 컬러 디스플레이의 화질 또한 우수하다. 편의사양도 대폭 추가해 차선 유지 및 이탈 경고나 전방 추돌 경고, 주차 시 후진 경고 등을 좌석 내 진동 기능을 통해 알려준다. 공기 이온화 시스템은 외부의 먼지와 악취가 실내에 유입되는 것을 막아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한다. 무엇보다 경쟁 차종 대비 70~80% 낮은 가격은 CT6의 ‘가성비’를 높였다.


▎마사지 기능을 갖춘 넉넉한 뒷좌석.
아쉬운 점도 있다. 마사지 기능이나 2열 디스플레이 패널 등은 최상위 트림인 플래티넘에만 적용됐다. 또한 편의사양 등에서 유럽 차에 비해 옵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디젤 차량과 비교해 ‘치고 나가는’ 속도감도 다소 아쉬운 요소다. 이무래도 차량 경량화를 위해 낮은 출력의 엔진을 적용했기 때문인 듯싶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02호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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