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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투기’로 걸리면 양도세 폭탄?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
지난해부터 정부는 주택투기 차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토지다. 이번에도 정부가 꺼낸 카드는 ‘양도세’다. 아직 토지투기지역으로 잡힌 곳은 없지만, 걸리면 최대 62%에 달하는양도세를 물 수 있다. 이를 피할 길이 있을까.

토지 규제는 좀처럼 풀기 어렵다. 다른 부동산 물건과 달리 정치적인 판단이 반영되는 탓이다. 토지 규제를 풀기 위한 노력이 있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규제 문제가 거론돼도 대부분 주택 얘기다. 2017년 8월 2일 정부는 개정세법안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때도 토지 규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다. 2018년부터 적용하는 개정소득세법에 토지 규제가 포함됐다. 다주택 보유규제와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비사업용으로 구분되는 토지의 경우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 부담이 꽤 된다.

비사업용토지에 붙는 막대한 세금, 이유가 있었다. 12년 전인 과거 참여정부 시절 투기성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다주택(2주택 이상)과 비사업용 토지 보유자에게 양도세를 무겁게 부과했다. 2주택 보유자에겐 50%(지방소득세율 별도, 이하 동일)의 세율로, 3주택 이상 보유자와 비사업용토지 보유자에게는 60% 세율의 양도세를 물렸다. 보유 기간에 따라 매매 차익에서 10~30%까지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없애버렸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면서 규제가 좀 풀렸다. MB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택의 경우 규제로 묶으려던 정책 방향을 지원하는 쪽으로 틀었다. 다주택 보유자라도 주택임대사업을 하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등의 혜택도 줬다.

그래도 현재 부동산 규제는 상당히 엄격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 때문이다.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내는 방식을 살펴보자. 항상 주요 타깃은 다주택자, 비사업용토지 소유자다. 이들이 매각에 나설 경우 무거운 양도세를 부과한다. 이후 매수자의 보유가 명확해지면 재산세 외에 종부세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양도세를 어떻게 활용할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쓴다. 먼저 앞서 말한 대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없애는 식이다. 다음은 세율 자체를 높이는 것이다. 올해 기본 세율은 6~42% 수준으로 여기서 일정 세율을 가산한다. 과도한 부동산 보유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건 종부세다. 주택은 공시가 6억원(1세대1주택 단독 명의는 9억원)을 초과하면,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 기준으로 5억원을 초과하면 종합부동산세가 부과한다. 정부가 규제를 풀고자 하면 양도세를 감면해주거나 종부세 대상에서 빼주는 방법을 쓴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주택매매와 같이 토지도 매매차익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을 과세표준으로 잡고, 양도세 세율을 곱해 산출한다. 하지만 사업용토지, 비사업용토지 등 용도별 편차는 큰 편이다. 사업용토지의 경우 투기지역, 비투기지역을 불문하고 주택을 사고파는 것과 같은 요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비사업용토지를 매매하려면 투기지역 소재 여부까지 양도세 산출에 영향을 준다.


얼마나 더 늘어날까. 비사업용토지의 경우 기본세율(6~42%)에 10%포인트가 가산된다. 투기지역에 있다면 20%포인트가 붙어 최고 62%까지 양도세가 늘어난다. 물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은 토지 용도와 상관없이 여전히 살아 있어 공제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는 양도세와는 다른 양상이다. 2018년 4월 1일부터 조정대상지역(투기지역 포함) 내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10%포인트 또는 20%포인트를 가산하는 동시에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배제한다.

그래도 토지매매 시장은 아직 잠잠하다. 투기지역으로 묶인 곳 대부분이 주택투기과열지구인 탓이다. 2017년 8월 2일 정부가 고시한 투기지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 세종시다. 사실상 토지투기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없다. 비사업용토지라고 해봐야 양도세 10%포인트가 더 붙는 것 말고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소득세법에 이미 반영돼 있어 정부가 토지투기지역으로 고시하기만 하면 즉시 기본세율이 20%포인트가 더 붙는다. 그래서 시장은 어느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써 비사업용토지를 사업용토지로 바꾸려는 꼼수가 나온다. 비사업용토지를 사업용토지로 변경하는 합법적인 방법이 있다. 토지를 매각하는 날부터 소급해서 3년 중 2년 이상을 또는 5년 중 3년 이상을 사업 목적으로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토지를 보유한 총기간 중 60% 이상을 사업 용도로 사용했으면 된다. 지금으로선 2년 정도 사업용으로 쓰다 용도를 바꾸는 것 외에는 양도세 추가부담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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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호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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