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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셀러브리티(7)] 한류와 산업의 결합 

국가 이미지 만들어 공유자산으로 활용하자 

전종근 한국외대 교수(글로벌비즈니스&테크놀로지학부)
최근 3년간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 수출은 호조세지만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재 수출은 약세로 나타났다. 한류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는 모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유자산이 될 수 있다.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전시장 (SECC)에서 베트남한국상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류 열풍이 소비재 수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 관점에서 한류는 외국인의 한국 문화 콘텐트 소비를 의미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에서 발간하는 ‘한류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TV 드라마, K-POP 등이 주도하던 한류 인기가 패션·뷰티, 한식 등으로 점차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근래에 음악, 영화, 드라마 등 기존 한류 대중문화 상품의 인기가 다소 주춤해진 반면, 패션·뷰티와 한식 등 생활문화 상품의 인기가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한국의 게임, 패션·뷰티, 한식은 세계 모든 권역에서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재 상품엔 한류 영향 적어

한류의 산업적 효과는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의 수출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는 직접 효과와 한류 관광객 증가 또는 화장품·패션 등 소비재 상품의 수출이 증가하는 간접 효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직간접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콘텐트 수출에서 한류 관련성을 나타내는 한류영향계수를 활용한다. 콘텐트 상품 가운데 TV 드라마, 영화, K-POP 등은 한류영향계수가 높고 게임·도서 등은 상대적으로 낮다. 주요 대중문화 콘텐트의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2015년(7%), 2016년(10%), 2017년(16%) 등으로 상승 추세다. 이는 한류산업의 직접 효과가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한류 콘텐트에 비해 소비재 상품의 한류영향계 수는 낮은 편이다. 통계기법을 적용해 추정한 결과 식료품 수출의 17.5%, 화장품 수출의 15.9%가 한류의 영향이다. 가전제품은 3.3%, 자동차는 1.2%로 더 낮다. 식료품, 화장품, 의류, 액세서리, 가전제품, 휴대전화, 자동차 등 7대 주요 소비재의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2015년(-9%), 2016년(-8%), 2017년(0%) 등으로 매년 감소해왔다. 이는 한류산업의 간접 효과가 약하게 인식되는 근거가 된다. 종합하면 최근 3년간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 수출은 호조세이나 한류의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재 수출은 약세다.

그렇다면 한류 콘텐트의 인기가 소비재 수출로 파급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시차 효과다.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에 대한 관심이 소비재 제품 구매로 이어지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간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해외 소비자들의 한국 상품 온라인 구매를 의미하는 ‘역직구’는 수출통계로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정식 수출 과정을 거치고 수출 신고를 하는 경우는 더 늦게 발생한다. 최근 소비재의 전년 대비 수출 감소폭이 매년 축소되고 있지만 향후 상승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둘째는 해외에서 직접 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이 해외공장에서 소비재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경우 수출로 집계되지 않는다. 물론 이 경우에도 원료와 부품 등 수출이 증가되는 요소도 있으나 수출을 대체하는 효과가 클 것이다.

셋째는 소비재 기업들이 한류를 수출 마케팅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류를 소비재 수출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특정 콘텐트에 대한 사용 계약이나 한류 스타를 모델로 하는 광고(계약) 등이 있을 테지만 중소기업들은 비용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기 힘들다. 또 개별 콘텐트는 대개 수명이 짧아 효과 지속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지역·문화 차이 고려한 전략 필요


마지막으로 문화적 차이다. 한류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관련 의류, 화장품, 음식 등의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일명 동조화 현상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뚜렷하지만 유럽이나 미주 등 서양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비교문화 연구에 따르면 관계와 맥락을 고려하는 동양에서는 동조화가 잘 나타나지만 서양에서는 관계와 맥락이 아닌 개별 대상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어 동조화가 약하다. 쉽게 설명하면 동양에서 한국 화장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드라마 주인공이 사용했기 때문이고, 서양에서 잘 팔리는 이유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류 인기와 소비재 수출의 관련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앞에서 언급한 시차의 문제, 해외직접 생산의 문제 등은 논외로 하겠다.

한류를 수출 마케팅에 직접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류를 국가 이미지 관리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즉, 한류의 인기는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고 이는 다시 한국산 소비재 제품에 긍정적 인식을 제고하여 수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되는 것이다. 이런 국가 이미지 정책은 개별 콘텐트의 수명이 짧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정책자금은 비용이 아닌 투자가 될 것이다.

좋은 국가 이미지는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유자산이다. 지역이나 문화적 차이에 대응하려면 차별화가 필요하다. 아시아 지역은 한류 콘텐트 패션·뷰티 등 관련성 높은 소비재 판매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미주·유럽에서는 한국의 패션·한식의 우수성을 직접 홍보하는 것이 더 유효하다.

퀄리티 높이고 유통 개척 나서야


▎한류 인기 드라마 출연 배우들을 메이크업 했던 아티스트들이 서울 동대문 두타타워 면세점 코너에서 중국 관광객들에게 K뷰티 화장법을 설명해주고 있는 모습.
2016년 우리나라 총수출액이 49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5.9% 감소한 반면 한류로 인한 대중문화 콘텐트 수출액은 32억1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1.3% 증가했다. 이렇듯 문화 콘텐트 산업은 이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우선 국가별·분기별 콘텐트 수출 통계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각 콘텐트를 어느 나라에서 얼마나 수입했는지도 잘 모른다. 이로 인해 국가별 콘텐트 수출과 소비재 수출의 관계를 분석할 수 없는 상태다.

한류 콘텐트 산업의 수출 호조는 콘텐트 산업에 지원을 강화해야 할 충분한 명분을 제공한다. 수출증가율이 특히 높은 방송·음악의 해외 유통 채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해외 기업과의 합작회사 설립, 해외 음원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 등 유통개척으로 콘텐트 수출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합법적으로 한류 콘텐트를 즐기고자 하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유효한 해결책을 제안하고 서비스함으로써 정당한 소비를 정착시키고 산업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한류의 세계화는 민간 경제주체들의 노력에 의해 대부분 결정되므로 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지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한류의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며 장기적으로 한류는 고급화, 즉 수준 높은 한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 전종근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 박사. 동의대 인터넷비즈니스학과를 거쳐 한국외대에서 마케팅을 강의하고 있다. 경영정보시스템(MIS)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MIS Quarterly’ 등에 논문을 게재했다. 2014년부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한류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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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호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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