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er

Home>포브스>Adviser

일하기 좋은 기업-비티씨코리아닷컴 

열린 기업문화로 젊은 인재 끌어모은다 

이기준 기자 lee.kijun@joins.com
회사의 사업과 운영에 내 아이디어가 반영돼 성과가 나고 인정받는 것만큼 신바람 나는 일도 없다. 자기 업무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 애사심은 회사가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생긴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소통으로 ‘내가 직접 만드는 회사’라는 주인의식을 가진 임직원들이 있었다.

▎서울 삼성역 인근에 있는 빗썸 고객상담센터에서 상담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안정적인 제도권 중견 금융사에서 만 10년간 일한 전효연씨는 지난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으로 이직했다. 빗썸의 틀에 박히지 않은 조직체계와 자유로운 기업문화에서 성장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빗썸 금융사업부에서 과장으로 일하며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기획하고 신사업을 추진한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게 빗썸의 경쟁력입니다. 정보기술(IT)뿐만 아니라, 금융, 제조업, 서비스 등 많은 분야에서 합류한 직원들이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전 과장의 말이다. 틀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여지가 많고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소통으로 직원·회사 ‘윈윈’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입사 지원자들과 인사담당자들이 본사 회의실에서 면접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비티씨코리아닷컴 제공
전 과장의 말처럼 빗썸에선 일식당에서 홀 서빙을 하다가 암호화폐 거래 및 입출금 모니터링 담당으로 입사한 서경식 사원, 미국 최고의 미술대학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대학(RISD)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신현섭 기획팀 대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가 함께 일한다.

빗썸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 비티씨코리아닷컴이 운영하는 거래소다. 2014년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빗썸은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이오스, 대시, 모네로, 이더리움클래식, 퀀텀, 비트코인골드, 제트캐시 등 암호화폐 12종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안 강화 등 빗썸 거래소 사업에 만전을 기하면서 암호화폐 결제와 키오스크(무인 결제기)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외부 규제 등 불확실한 암호화폐 시장에 불안감도 있지만 다양한 인재가 빗썸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명확하다. 내가 만들어 갈 수 있는 회사고, 언제든 소통이 가능한 만큼 성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판단에서 전 과장은 “회사에 정해진 것, 확정된 것이 별로 없어 구성원들이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고, 경영진도 이런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지금 다니는 회사가 개인의 역량을 제한한다고 느낀다면, 회사나 업종을 변경하는 것도 합리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에서 틀에 박힌 일을 하며 일방적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직원들에게 빗썸은 다듬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직장이다.

직원 수와 매출 등 회사 규모만 따지면 현재 빗썸은 규모가 큰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 가깝다. 직원 8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빗썸은 2016년에 매출 4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모험심과 열정, 자유로운 소통 속에 성장해가는 스타트업 본연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다.

격의 없는 소통을 입증하듯 빗썸의 말단 사원부터 대표이사까지 전 직원이 서로 존댓말을 쓴다. 다른 기업도 기업문화 개선 차원에서 의례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빗썸은 실제로 이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 중 하나다. 부사장이 아침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직원을 만나도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회의실에서 직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스스럼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빗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인 틀에 박힌 출퇴근 시간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대신 일하는 시간만큼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집중적으로 근무한다는 문화가 사내에 뿌리내렸다. 가정과 직장의 균형이 결국 업무 생산성과 직결된다고 판단해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기획실에서 근무하는 이지윤 사원은 “젊은 직장인들은 회사 업무 외에도 친구, 연인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저녁시간을 갖길 원한다”며 “회사에서 야근을 강요하지 않고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대신 근무시간에는 집중해 일한다”고 말했다. 또 빗썸은 직원들의 근무 환경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하루 세끼 식사 제공은 물론 수면 카페, 헬스장, 안마 등 일에 지친 직원들이 쉬면서 재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

빗썸은 수백 명에 이르는 고객센터 상담원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해 근로 안정성을 높이고 생산성 향상을 기하고 있다. 보통 금융권이나 다른 기업들은 상담직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하지만, 일선 창구에서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상담원이 자부심과 애사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업무가 진행되는 만큼 3교대 근무체제를 적용하고 개인전용 사물함, 대규모 휴게실, 수면실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최근 새로 문을 연 서울 대치동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한 상담원은 “상담 직원들이 모두 정규직이라 다른 회사에 비해 이직률이 아주 낮은 편”이라며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만큼, 업무에 자부심과 전문성을 갖추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 이기준 기자 lee.kijun@joins.com

201804호 (2018.03.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