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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승계의 지혜 | 기업인과 전문가의 조언Ⅰ]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5년간의 CEO 선발 과정, 투명경영 신뢰도 높였다” 

최영진 기자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한국 기업에서는 보기 드물게 ‘CEO 승계 프로그램’이라는 제도에 도전했고, 성공을 거뒀다.

▎김종훈 회장은 국내외 사례를 참조해 CEO 승계 프로젝트를 운영해 주목받았다.
1996년 한국 최초로 건설사업관리(CM) 전문 기업인 한미건설기술을 창업했다. CM은 건설사업의 기획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발주 및 유지 관리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분야다. 창업 1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창업 6년 만에 매출 200억원도 넘어섰다. 2003년 MBC-TV에서 방송된 공익 프로그램 ‘기적의 도서관’ 중 6개 도서관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일반인에게 낯익은 기업이 됐다. 성장세는 빨랐고 인지도도 높아졌다. 이대로만 해도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다.

‘CEO 선정위원회’ 통해 CEO 선발

그런데 그 창업가는 창업 8년 차에 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영속 기업을 어떻게 만드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던 것. 결론을 내렸다. ‘공개적으로 CEO를 물색하고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경영권을 이양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보자’였다. 당시 한국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선진적인 CEO 승계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임직원에게 공표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주인공은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다. 김 회장은 “영속 기업을 만드는 주체는 사람이고 리더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CEO 후보를 선정하고 훈련 과정을 거친 뒤 승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대로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CEO 승계 프로그램은 장장 5년에 걸쳐 실행한 거대 프로젝트였다. 가장 먼저 내부에서 23명의 CEO 후보군을 선정했다. 이들에게 주요 보직을 번갈아 맡기면서 자질을 평가했다. 23명의 후보 중 최종적으로 4명의 인사가 선정됐다. 4명에 들지 못한 사내 시니어 멤버 5명에게 선발된 4명의 후보 자질 평가를 맡겼다. 이 과정을 거쳐 후보는 2명으로 압축됐다. 김 회장은 윤병철 전 우리금융 회장 등 사외이사와 외부 전문가 등 6명을 초빙해 ‘CEO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김 회장이 한 일은 사내의 의견을 선정위원에게 전달하는 것뿐. 2004년 시작했던 CEO 선발 작업은 2009년 1월 1일에서야 결론이 났다. 당시 이순광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EO 선발과정은 마무리됐다.

김 회장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CEO 선발과정을 거친 것에 대해 “A학점을 받을 수 있다”며 웃었다. “CEO 승계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모든 구성원이 프로그램에 공감하게 됐고, 우리 회사의 투명경영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CEO 승계 프로그램은 언론과 학계의 주목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길 원한다. CEO 승계 프로그램을 지배구조와 경영권과 잘 조화시켜 회사의 기업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완성하는 일이다.

-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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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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