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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되는 상속공제 비상걸린 가업승계 

 

민경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올해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경영인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개정된 세법 때문이다.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를 기존 7%에서 5%로 낮췄다. 이마저도 2019년부터는 3%로 줄어든다. 상속공제 혜택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얼마 전 종로와 을지로에 있는 오래된 맛집을 찾았다. 몇 대째 가업을 이어온 곳이라고 해 기대가 컸지만, 생각보다 맛있진 않았다. 오래전 들렀던 이들은 맛이 달라졌다는 얘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흔하다. 보통 선대가 수십 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많은 단골을 확보한다. 이후 후손들이 가게를 물려받지만, 이들은 선대가 쌓은 부와 명성으로 부동산 투자나 홈쇼핑 투자에 더 관심이 많다. 옛 맛을 생각하고 찾은 단골은 실망하기 십상이다. 이 경우 말이 좋아 가업승계지 진정한 가업승계는 아닌 셈이다.

일본은 어떨까. 가업으로 240년간 유지해오고 있는 오야코동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가봤다. 문화적 차이는 분명히 있다. 일본에선 가업승계는 너무나 일반적이고, 심지어 선대가 쌓은 기술이나 노하우는 무형문화재로 칭송 받는다. 한국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든 가업승계 문화다. 제조업으로 폭을 넓혀봐도 마찬가지다. 9대에 걸쳐 300여 년간 이쑤시개를 만들고 있는 사루야, 1615년 창업한 손수건 회사 다이코쿠야, 1860년대 창업된 별사탕 회사 료쿠쥬안시미즈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대로 쌓은 노하우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례법상 증여세 특례 제도

한국에도 이런 가업승계 문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한국 세법은 가업승계를 위한 특혜를 일부 인정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에 명시한, 가업승계를 위한 주식증여에 대한 특례, 창업자금 증여에 대한 특례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명시한 가업상속공제가 그것이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가업승계 주식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는 중소·중견기업 경영자의 자녀에게 가업을 계속 영위하고자 할 때, 창업자금증여특례는 사양가업을 유망업종으로 전환하려 할 때 유용하다. 어느 경우 이든 수증액(30억원 한도)에서 5억원을 뺀 금액에 최저 세율(10%)을 곱한 금액을 증여세로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이 수증자산의 기간 제한은 없다. 즉 증여자가 사망하면 상속세과세가액에 합산돼 누진세가 적용된다. 다만, 가업승계를 주식으로 하는 경우 상속개시일 현재 가업상속 요건을 갖추면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항구적이다. 혜택의 폭도 커서 실질적으로 가업승계에 도움이 된다. 가업의 영위기간에 따라 2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한다. 최고세율이 50%로, 최대 250억원까지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

이런 혜택엔 당연히 엄격하고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가업상속공제라는 특혜를 부여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은 가업 요건, 피상속인 요건, 상속인 요건, 사후관리 요건, 납부 능력 요건 등 여러 가지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우선 ‘가업’의 법률상 정의부터 따져보자. 한국 세법상 ‘가업’은 상속개시일이 속한 과세연도의 직전 과세 연도 말 현재 조특법상 중소기업(규모 확대 등으로 중소기업에 해당되지 않게 된 연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 포함)으로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업을 말한다. 법인가업의 경우에는 피상속인과 그 특수 관계인의 주식을 합해 발행주식 총수의 50%(상장법인이면 30%) 이상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

상속인과 피상속인이 되기 위한 요건도 있다. 피상속인 요건에 해당하려면 상속개시일 현재 거주자로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가업을 경영해야 한다. 여기에도 조건이 붙는다. ▶가업영위기간의 50% 이상 ▶10년 이상의 기간(상속인이 피상속인의 대표이사 등의 직을 승계하여 승계한 날부터 상속개시일까지 계속 재직한 경우로 한정함) ▶상속개시일부터 소급하여 10년 중 5년 이상의 기간 중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에 피상속인이 대표이사(개인사업자의 경우 대표자)로 재직해야 한다.

10년간 정상승계 요건을 지켜야 혜택도 유지

상속인 요건은 좀 더 까다롭다. 가업을 이어갈 사람의 진정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어떤 요건이 있을까. 먼저 상속인은 ▶상속개시일 현재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상속개시일 현재 2년 이상 직접 가업에 종사해야 한다. ▶상속인 1인이 가업재산 전부(타 상속인에게 반환된 유류분 제외)를 상속받고 ▶그 1인이 상속세신고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하고 신고기한으로부터 2년 이내에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한다.

요건을 다 갖춰도 가업상속인이 상속개시일부터 10년 내 세법에서 정한 사후의무요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상속세를 다시 내야 한다. 공제받은 금액에 사후의무 위반기간에 따른 추징률까지 곱해 산출하고, 이자도 붙는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자상당액을 상속세에 가산한다. 가업상속공제의 악용을 막기 위해 둔 규정이다.

사후의무 위반 사유는 총 다섯 가지다. ▶상속개시 후 5년 이내에 가업용 자산의 10% 이상, 10년 이내에 20% 이상을 처분한 경우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가업상속재산인 주식을 상속받은 상속인의 지분비율이 떨어진 경우 ▶각 과세연도의 정규직근로자 수의 평균이 상속개시 과세연도의 직전 2개 과세연도의 정규직근로자수 평균(기준고용인원)의 80%에 미달되는 경우 ▶상속개시 과세연도 말부터 10년간 정규직근로자수의 전체평균이 기준고용인원의 100%(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게 된 경우 120%)에 미달한 경우를 말한다.

최근 중소기업도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들이 가업승계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훨씬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한국도 경쟁력 있는 장수기업이 많아지려면 가업승계세제를 좀 더 확대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민경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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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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