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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혁신을 일군 아시아의 기업인(16) 

마에자와 유사쿠 일본 스타트 투데이 대표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통상적인 일본 경영인과는 사뭇 다른 풍모를 보여주는 마에자와 유사쿠는 ‘고졸 출신 경영인’이다. 온라인 패션용품 소매 사이트 조조타운을 운영하는 스타트 투데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단아라기보다 혁신가라는 평가가 더 잘 어울린다.

마에자와 유사쿠(前澤友作, 43) 스타트 투데이 대표이사 사장은 통상적인 일본 경영인과는 사뭇 다른 풍모를 보인다. 성장한 경력부터 확실히 다르고, 자신을 성공의 위치에 올려준 사업에 뛰어든 계기에서도 차이가 난다. 경영 스타일도 확연히 구분된다. 이단아라기보다 혁신가라는 평가가 더 잘 어울린다.

마에자와는 온라인 패션용품 소매 사이트인 조조타운(ZOZOTOWN)을 운영하는 ‘스타트 투데이(START TODAY)’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 사장이다. 2018년 5월 발표된 포브스 일본 부자순위에서 27억 달러의 재산으로 18위를 차지했다. 일본 부자순위 20위 내에서 유일한 40대 억만장자다. 지난해에는 3330억 엔의 재산으로 일본 순위 14위에 올랐다. 현대미술을 일반에 널리 알리고 아티스트의 활동을 지원하는 공익재단법인 현재미술진흥재단을 설립해 회장을 맡고 있다.

마에자와의 경력은 일본 경영인 가운데 대단히 이색적이다. 지바현(Chiba[千葉]縣)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그는 단순히 ‘고졸 경영인’이라는 수식어로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1991년 와세다실업(早稲田実業)학교에 입학한 그는 급우들과 ‘스위치 스타일’이라는 이름의 밴드를 결성해 연주 활동을 하고 다녔다. 자신은 드럼을 맡았다. 이 밴드는 1993년 첫 LP 앨범을 낼 정도로 실력이 있었다. 고교를 졸업한 마에자와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여자친구와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선 주로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의 연주를 들으러 다니면서 또 다른 취미인 레코드와 CD를 수집하며 지냈다. 20살 때인 1995년 귀국한 그는 자신이 미국에서 오랫동안 해오던 취미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수입 앨범과 CD를 우편으로 주문 받아 판매하는 통신판매가 그의 첫 사업이었다.

1998년 스타트 투데이 창업


▎지난 1월 마에자와 유사쿠는 오리지널 브랜드 ‘조조’의 론칭을 알렸다. / 사진:마에자와 유사쿠 트위터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마에자와는 1998년 음반 우편주문판매 사업을 바탕으로 ‘스타트 투데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미국의 밴드인 고릴라 비스킷(GORILLA BISCUITS)의 동명 앨범에 실린 같은 이름의 곡에서 따왔다. 당시만 해도 강한 밴드 음악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음악인으로서 살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사업은 음악인이 생계를 유지하려고 벌인 부업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밴드 음악인으로 살고 싶어 했다. 같은 해 그의 밴드는 BMG 재팬과 계약했다. 하지만 마에자와의 비즈니스 본능은 그를 음악인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2000년 그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스타트 투데이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바꿔 의류를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패션 관련 온라인 셀렉트숍이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이 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마에자와의 일이 갈수록 많아졌다. 바쁜 가운데 비즈니스에 재미도 붙였다. 시간이 없었다. 마에자와는 2001년 연주활동을 중단하고 비즈니스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스타트 투데이는 2004년 말 또다시 변신을 꾀했다. 패션 소매 사이트 조조타운을 개장했다. 셀렉트숍을 여러 개 모은 온라인 의류 쇼핑몰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자신의 물건을 파는 상점에서 모든 가게가 모여 고객과 거래하는 장터로 전환한 것이다. ‘조조’라는 사이트 이름은 일본어 ‘소조(想像, 상상)’와 ‘소조(創造, 창조)’의 뒷글자를 합쳐서 만들었다.

가게 주인에서 시장 운영위원장이 된 셈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 진화 과정을 남보다 먼저 밟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업계에서 우뚝 선 스타트 투데이는 6년 뒤 도쿄 증시의 스타트업 시장인 ‘마더스(Mothers)’에 상장했다. 2012년 스타트 투데이는 도쿄 증시 1부로 올라섰다. 일본 경제계의 주류로 우뚝 올라선 셈이다.

마에자와는 스타트 투데이의 주식 37.67%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조조타운은 연간 700만 명이 이용하는 일본 최대의 온라인 패션 쇼핑몰이다. 취급 브랜드가 6000개를 넘는다. 조조타운은 일본 유통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켜왔다. 일본에선 매년 패션 판매가 줄어드는데도 온라인 판매는 오히려 늘고 있다. 이를 이끄는 견인차가 조조타운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매출과 순이익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지난해 3월 결산 기준으로, 자본금 13억5930억 엔 연결기준 연매출 763억9300만 엔, 영업이익 262억8400만 엔, 순이익 170억3500만 엔을 기록했다. 총자산 5570억2000만 엔, 순자산 298억6800만 엔에 이른다. 온라인 업체의 특성상 직원은 800명에 지나지 않는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8월 1조 엔을 넘어섰다. 40대 초반에 시가총액 1조 엔 기업의 총수가 된 셈이다. 의류 유통업계에선 시총 4조 엔을 기록한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 리테일링의 뒤를 이어 일본 2위다. 일본 모든 유통 업체를 통들어도 시총이 1조 엔을 넘는 기업은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 등을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와 미니스톱·이온슈퍼 등을 운영하는 유통그룹 이온을 비롯한 몇 개에 불과하다.

마에자와의 경영 방식도 일본의 전통 경영인과 확연히 다르다. 한마디로 독특하다. 기존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넘으려고 한다. 그는 인터넷 쇼핑몰에는 두 종류의 고객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들어와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고객이고, 또 하나는 온라인으로 자기 상품을 파는 입점 고객이다. 마에자와는 이 두 종류의 손님을 동시에 끌어모으는 데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그는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서 흔히 ‘을’로 보기 일쑤인 입점 브랜드사, 즉 입점 고객에게 오히려 지극 정성을 쏟았다. 온라인 쇼핑몰에 자신의 브랜드 상품을 들고 와서 자리 잡은 입점 고객은 조조타운으로부터 감동적인 관리 서비스를 받는다. 우선 사이트에서 판매할 제품을 촬영해 사진을 사이트에 올리는 일까지 기본적인 온라인 쇼핑몰 업무를 조조타운이 대행한다.

모든 물류 본사 관리로 품질 높이는 전략 구사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 작 자화상 ‘무제(Untitled)’를 바라보고 있는 마에자와 유사쿠. / 사진:마에자와 유사쿠 트위터
온라인 쇼핑몰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 회원 관리, 판촉 활동 등도 모두 조조타운이 해준다. 조조타운은 온라인 쇼핑몰 관리자로서 입점 고객과 구매 고객 간의 소통에 힘을 쏟았다. 가장 중요한 일이 제품 수치 정리와 통일이다. 이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매장에서 소비자가 옷을 직접 입어보고 몸에 제대로 맞는지, 옷맵시는 멋있게 나오는지를 즉시 파악해 구입을 결정할 수 있는 오프라인 시장의 이점이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의 근본적인 어려움이 여기에 있었다.

마에자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제조사가 아닌 온라인 쇼핑몰인 조조타운에서 별도로 제품 치수를 측정해 고객에게 제공한 것이다. 이를 통해 치수의 통일과 규격화를 이뤘다. 브랜드가 달라도 고객들은 동일한 잣대로 측정해서 제공하는 조조타운의 수치를 보고는 안심하고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조조타운은 팔린 제품을 구매 고객에게 발송하는 전체 물류 업무까지 대신 맡아준다. 입점 고객은 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마에자와는 입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물류 시스템부터 혁신했다. 통상 인터넷 쇼핑몰은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를 아웃소싱한다. 하지만 마에자와는 이런 상식을 뒤집었다. 물류를 아웃소싱해서 비용을 절약하려는 다른 유통사와 달리 물류를 모두 본사에서 관리해 물류 품질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이런 물류 투자 결과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높은 물류 효율을 이룬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를 위해 본사가 있는 지바현에 거대한 물류창고 4곳을 설치하고 자체 운영한다. 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유통업체의 일본 투자사인 아마존재팬에 이어 2위다.

조조타운이 입점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러한 서비스는 공짜가 아니다. 고스란히 조조타운의 매출로 이어지는 투자다. 조조타운의 주요 수입원은 입점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인데,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다. 조조타운 수익 모델의 근간이 수수료인 셈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관리해주며 배송까지 해주는 대가다. 입점 업체는 매출의 약 30%를 수수료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수수료는 영업비밀이지만 조조타운의 수수료는 업계에서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입점하겠다는 업체가 줄을 서는 실정이다. 그만큼 조조타운이 입점 고객에게 들이는 정성이 감동적이고 경영 효율 면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조조랜드에 입점하면 고객이 몰려들고 물건이 잘 팔린다는 소문이 나면서 입점 업체들이 몰리고 있다.

구매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전략도 조조타운이 성장한 자양분이 됐다. 여기에는 마에자와 사장의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고객 중심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조조타운 입점 업체가 취급하는 상품의 90% 이상이 신상품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재고 처리용으로 사용하는 경쟁사와 딴판이다. ‘신상’으로 넘치는 조조타운에 멋을 내고 싶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고 싶은 구매 고객이 줄을 이을 수밖에 없다. 구매는 미루더라도 신상을 먼저 눈으로 확인하려고 들어온 고객의 숫자도 무시하지 못한다. 이 덕분에 마에자와의 조조타운은 패션 흐름을 알려주는 하나의 미디어 역할을 하게 됐다. 이렇게 몰려든 고객은 고스란히 잠재 구매 고객이 된다. 여기에 마에자와 사장은 대대적인 광고로 항상 조조타운을 화제의 중심에 올려놨다. 광고비를 아끼지 않은 결과 조조타운의 인지도는 일본 온라인 쇼핑몰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일본인들이 편의점에 들어와 생활용품을 구매하고 자판가에서 음료수를 사듯이 조조타운에 들어와 온라인 의류 쇼핑을 하는 것을 생활 습관으로 정착시켰다. 조조타운은 일본 패션의 사이버 센터로 발전하고 있다.

고객중심주의로 성장 이끌어

조조타운은 첨단 기술도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적인 유통업체 아마존처럼 고객별로 서로 다른 맞춤형 메일이나 문자를 발송하고 모바일에 올리는 인공지능형 마케팅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고객의 인터넷 접속 형태를 살펴 고객의 쇼핑 유형이나 관심 품목, 선호하는 쇼핑 시간 등을 파악한 결과다.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인터넷 프렌들리, 모바일 프렌들리 하다는 평을 들을 수밖에 없다.

조조타운을 고객을 끌어들이는 할인쿠폰이 넘치는 온라인 쇼핑몰로 만든 것은 기본이다. 주로 1000엔짜리 당일용 할인쿠폰이 하루 100개 이상 초기화면에 뜬다. 고객이 찾아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전략이다. 고객의 입소문만큼 강한 마케팅 도구가 없음을 간파한 전략이다.

2013년에는 고객이 다른 사람이 입은 옷이 마음에 들 경우 이를 사진으로 찍어 알리면 조조타운에서 살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앱을 만들었는데, 고객 서비스의 백미다. 고객중심주의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고객이 사고 싶은 것을 팔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고객이 옷을 사고 2개월간 결제를 미룰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다. 자칫 부실 채권이 발생하거나 반품 사태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고객은 그렇게 무례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마에자와 사장의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는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 중심으로 바꾸는 철학이 엿보인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뭔가를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더 많이 들어가보게 마련이라는 점을 기본으로 하는 고객 눈높이 맞춤 전략이다. 이런 고객 중심 전략에 힘입어 조자타운은 지난해 매출 2700억 엔을 기록했다. 5년 전의 3배다.

마에자와는 2012년 스타트 투데이에 ‘하루 6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3시에 퇴근하는 파격적인 제도다. 하루 8시간이던 근무시간을 2시간 줄이면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취미 생활이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수 있어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이를 즉시 실행에 옮겼다.

곰곰이 생각할 점은 6시간 근무제 도입이 자선활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하루 6시간 이상 업무에 집중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무리라고 봤다. 일본 노동법에도 6시간 이상 근무할 경우 45분의 휴식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집중적으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고 재충전하며, 개인을 위해 사용하는 게 직원은 물론 기업에도 좋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장시간 업무에 시달리는 회사형 인간을 일과 가족, 공동체, 자아를 위해 개인 삶의 조화를 이루도록 전환한 셈이다.

이렇게 삶의 질이 향상된 직원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생산성도 저절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6시간 근무제 도입 직후 생산성이 25%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적도 늘었다. 요즘 유행하는 워라벨, 즉 일과 삶의 균형 추구라는 혁신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을 누구보다 먼저 착안하고 과감하게 실천한 인물이 바로 마에자와 사장이다.

미술 수집가로 명성 높아

마에자와는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으면 부질없다는 걸 알게 됐다”며 “주변 사람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경영인, 직원, 고객이 모두 행복한 사회를 지향하는 마에자와 경영철학의 요체다. 밴드 음악인 출신의 마에자와는 이처럼 ‘돈 버는 벌레’ 스타일의 경영인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혁신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왔다.

마에자와는 음악은 물론 미술 애호가로도 이름을 떨쳤다. 2012년 도쿄에 현대미술진흥재단을 설립한 그는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고 현대미술의 차세대 주자를 위한 기둥이 되려고 한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마에자와는 미술품 수집가로도 명성을 날렸다. 2016년 5월 그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장 미셸 바스키아(1960~1988)의 작품 ‘무제’를 5730만 달러에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구입해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마에자와는 2017년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바스키아의 또 다른 ‘무제’를 1억1050만 달러에 사들여 자신의 기록을 깼다.

바스키아는 미국 뉴욕에서 거리 그래피티를 그리다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1928~1987)에게 발탁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페인트 등으로 그린 추상적인 그림으로 가난과 부를 비롯한 현실 세계의 양분적 상황을 독특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표현주의, 원시주의 양식으로 분류된다. 1970년대 힙합, 펑크, 거리예술의 자양분에서 잉태된 뉴욕의 하위문화가 세계적인 예술로 인정받았다는 평가와 워홀 등의 마케팅이 성공을 거둔 것이라는 양면적인 비평이 있다. 바스키아는 약물 과용으로 27세에 요절하면서 작품이 제한적으로 남았다. 이는 작품의 높은 가격 형성에 더욱 큰 영향을 미쳐왔다. 그의 요절은 많은 신화를 만들었으며, 그의 짧은 삶은 수많은 영화와 음악 등으로 확대 재생산돼왔다.

2016년 마에자와는 이틀 동안 경매장에서 현대미술작품을 9800만 달러어치나 사들였다. 풍선 모양 동물이나 유리 같은 스테인리스 조각으로 유명한 제프 쿤스, 콜라주 작품으로 이름난 화가이자 사진작가 리처드 프린스, 모빌로 잘 알려진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으로 이름 높은 브루스 나우먼 등이 포함됐다. 그는 자신이 사들인 작품들을 스스로 세운 현대미술관에 전시하고 있다. 와인과 스포츠카 수집으로도 유명하다.

기업인의 예술지원(메세나)의 일환이기도 하면서 자신과 조조타운, 스타트 투데이를 널리 알리는 홍보 수단도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비즈니스로 번 돈을 자신의 영혼을 충족하는 데도 아낌없이 쓰고 있다는 것이 마에자와 사장에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마에자와 스타일의 워라벨인 셈이다.

※ 채인택은… 중앙일보 피플위크앤 에디터와 국제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국제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역사와 과학기술, 혁신적인 인물에 관심이 많다.

201806호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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