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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모터쇼… 콘셉트카로 말하다 

연료 혁신 없인 미래도 없다 

부산 벡스코=조득진 기자
콘셉트카는 미래에서 온 차다. 모터쇼마다 각 브랜드가 콘셉트카를 통해 미래에 추구하는 모델을 선보인다. 올해 부산국제모터쇼에 등장한 콘셉트카의 핵심은 친환경 기술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콘셉트카는 흔히 ‘미래에서 온 차’로 불린다. 자동차 브랜드는 미래의 소비자 경향을 내다보고 콘셉트카를 제작해 모터쇼에 선보인다. 콘셉트카는 빠른 시일 안에 시판되지 않고, 자동차 업체에 당장 이익을 안겨주지도 않지만 화려한 디자인과 집약된 첨단기술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어 놓는다. 대형 자동차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콘셉트카를 개발해 모터쇼에 선보이는 이유다.

지난 6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린 2018 부산국제모터쇼도 먼저 온 미래 자동차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다. ‘혁신을 넘다. 미래를 보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자율주행·친환경 등 미래 자동차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부산모터쇼에 등장한 콘셉트카의 특징은 첨단기술을 탑재한 친환경차라는 것이다. 연료 혁신을 고민한 흔적이 뚜렷했다. 부산모터쇼 현장에 등장한 10개 콘셉트카를 통해 미래차를 미리 만나본다.

모터쇼마다 화제, 현대차그룹 콘셉트카


▎제네시스 ‘에센시아 콘셉트’
최근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모터쇼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엔 SUV 콘셉트카 ‘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가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시선을 모았다. 디자인은 다이내믹한 선과 감각적으로 조각된 근육질의 보디가 만나 카리스마 넘치는 개성을 드러낸다. 그릴과 램프, 주간주행등(DRL)의 정형적 디자인에서 벗어난 라이트 아키텍처로 기능성과 심미성을 모두 충족하는 진보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 현대차가 출시 예정인 대형 SUV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상엽 현대차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HDC-1 르 필 루즈 콘셉트’가 현대차 디자인의 지향점을 선언적으로 보여줬다면 그랜드마스터 콘셉트는 현대차의 디자인 DNA가 얼마나 넓은 스펙트럼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차”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SUV ‘HDC-2’
제네시스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전기차 기반 콘셉트카 ‘에센시아 콘셉트’를 선보였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본 듯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스타더스트 그레이 메탈릭 컬러 탄소섬유를 적용한 반짝이는 차체가 특징이다. 전통적인 GT(그란 투리스모) 차량 디자인에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인 동적인 우아함을 세련되게 재해석했다는 평가다. 전고를 낮게 디자인해 우아한 실루엣을 강화했고, 버터플라이 도어 개폐 방식을 적용해 미래 차의 모습을 띤다. 특히 에센시아 콘셉트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제로백)이 3초대로, 스포츠카 수준의 주행성능 비전을 담았다. 센서 인식이 가능한 B필러에는 운전자의 지문, 안면 등 생체 인식으로 문을 개폐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기아차 SUV ‘SP’
기아자동차도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소형 SUV 차량의 전 모델 성격으로 콘셉트카 ‘SP’를 선보였다. 소형 SUV지만 준중형 못지않은 실내 공간과 젊은 감각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실내 디자인은 대화면 와이드 LCD 모니터를 적용해 고급스러움과 첨단 IT 이미지를 구현했다. 투명 소재 패턴 조명과 입체 패턴 스피커도 채택했다.

독일차도 친환경 연료가 대세


▎메르세데스-벤츠 ‘콘셉트 EQA’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브랜드인 EQ파워 최초의 콤팩트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콘셉트 EQA’가 주인공으로, 전기 구동화를 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는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매끄러운 차체 표면, 첨단기술을 활용한 천장 부분의 블랙 패널이 눈길을 끈다. 주행 모드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스플레이 형태를 바꿀 수도 있다. 60㎾h 이상의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완충하면 최대 400㎞ 이상 주행할 수 있고, 2개의 전기모터는 최고 출력 270마력, 최대 토크 51.0kg·m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5초 이내가 목표다.


▎아우디 ‘일레인’
아우디는 참여 업체 중 가장 많은 콘셉트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아우디 Q8 스포트 콘셉트’, ‘아우디 h-트론 콰트로 콘셉트’, ‘일레인’ 등 총 3대로 각각 SUV,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의 미래 비전을 담았다. 그중에서도 자율주행 기술 비전을 보여주는 전기 콘셉트카 일레인이 눈에 띈다. 이 모델은 차세대 중앙 운전자 보조 컨트롤러(zFAS)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져 시속 60~130㎞의 주행 속도에서 레벨 4(완전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한 번 충전으로 400㎞ 이상 주행할 수 있고, 제로백은 5초에 불과하다.


▎BMW ‘Z4’
아우디 h-트론 콰트로 콘셉트는 수소전기차로,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의 5세대 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했다. 경량 소재를 적용해 차량 무게를 감량하고 성능과 응답성, 사용가능 기간, 효율성도 향상시켰다. 150마력의 출력을 내뿜는 효율적인 연료전지와 순간적으로 136마력까지 출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강력한 배터리를 함께 적용해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수소연료 탱크 3개는 승객 탑승 공간이나 트렁크 아래에 배치돼 실내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4분이면 수소연료를 모두 채울 수 있고, 한 번 주입하면 6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BMW는 향후 BMW그룹 디자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카 ‘Z4’를 공개했다. Z4는 스포티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로드스터 모델에 대한 BMW그룹의 미래 비전을 증명한다는 설명이다.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뻗은 실루엣, 콤팩트한 후면 디자인은 클래식한 로드스터 디자인을 보여준다. 기존 BMW 로드스터 모델보다 운전석 위치를 차량의 중앙에 배치해 더욱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고 정면 키드니 그릴은 기존 바(Bar) 형태 대신 그물망 스타일로 구성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BMW 관계자는 “이런 디자인은 BMW 328 밀레 미글리아와 같은 초기의 BMW 로드스터 모델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친환경차 종주국 일본의 자존심도 눈길


▎도요타 ‘FCV 플러스’
도요타는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차 콘셉트카 ‘FCV 플러스’와 도심형 전기차(EV) 콘셉트카 ‘아이-트릴’을 나란히 선보이며 친환경차 리더 브랜드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달리는 수소 발전소’라는 콘셉트의 FCV 플러스는 차량 자체 수소 탱크 외에도 외부의 수소 스탠드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소규모 발전소 역할을 할 수 있는 등 활용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바퀴 4개 모두에 독립적인 인-휠 모터가 장착되어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실내공간을 갖추었고, 매끄러운 모양의 차체는 뛰어난 강성을 지니고 있다.


▎닛산 ‘블레이드글라이더 콘셉트’
렉서스의 초소형 콘셉트카 ‘LF-SA’는 운전자가 모든 기능과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한 콘셉트카다. 콤팩트한 차체는 도심 주행을 위해 민첩한 핸들링을 제공하고, 차량 전면부 중심에 자리한 스핀들 그릴은 와이드하고 단단한 차체를 완성한다. 내부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과 빛의 음영이 만들어 낸 입체감을 사용해 넓어 보이는 효과를 구현했다. 운전자의 자세에 맞춰 시트, 스티어링 휠, 페달 등을 조절할 수 있으며 동반석에는 슬라이딩 기능이 제공되도록 설계했다.

닛산의 ‘블레이드글라이더 콘셉트’는 100% 순수 전기 스포츠 카다. 디자인은 항공기와 레이싱카에서 영감을 받아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기차로 경험할 수 있는 단순한 힘과 주행을 넘어 활공(gliding)하는 듯한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과 짜릿함을 제공한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강력한 파워트 레인을 장착해 5초도 채 안 돼 시속 100㎞를 돌파하는 가속력을 자랑한다. “배출가스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성과 파워풀한 주행 성능으로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의 가치를 그대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 부산 벡스코=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07호 (20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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