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필립 코틀러의 경고 

마케팅의 창시자인 필립 코틀러는 “3년 동안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기업은 필히 도태될 것이다”라고 단정했다. 

노익상 한국리서치 회장

새로운 TV CF 편수는 신제품의 출시 정도를 반영한다. 새로운 TV CF는 2002년에 연간 1710건, 2012년에는 3030건으로 10년 동안 1.8배 증가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매년 줄어들어 2016년에는 2460건, 2017년에는 1980건으로 5년 전에 비하여 35%가 감소했다. 새로운 TV CF의 감소는 바로 신제품 출시의 감소를 뜻한다. 마케팅의 창시자인 필립 코틀러는 “3년 동안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기업은 필히 도태될 것이다”라고 단정했다. 새로운 CF 편수가 적은 분야가 가구, 컴퓨터, 스낵, 건설, 의류, 가정용품 등이다. 이들 각 제품의 연간 새로운 CF 편수는 전체 편수의 1.0% 미만이다. 가장 많은 분야(새로운 CF 편수의 21% 차지, 2017년)가 오락/취미(entertainment) 산업이다. 가전제품, 음료, 식품, 의약품, 자동차, 통신, 화장품의 비중이 각 3~6%로 중간이다.

광고의 역할은 제품을 처음 사보는 사람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한 번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한 사람이 품질과 가성비에 만족하여 지속적으로 다시 구매할 때 시장은 비로소 안정된다. 따라서 기업은 신제품의 품질에 자신 있을 때, 재 구매율이 50%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때만 광고비를 투자한다. 신제품의 광고비는 6개월 이내에 100억원은 넘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비가 100억 미만이면 아니하는 것만 못하며, 지나친 광고비는 물론 낭비다. 이런 점에서 신제품에 막대한 광고비를 사용하는 것은 진정한 투자다. 계산된 행동이어야 한다.

구매빈도가 비교적 높고, 재구매자에 의하여 시장이 형성되는 음료, 식품, 화장품 등의 새로운 광고가 적다는 것은 우리 소비재 제조 기업의 활동이 부진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그들에게 신제품을 낼 만한 기술이 없는 것일까? 혹은 소비자의 신제품에 대한 욕구가 줄어든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두려운 것이다. 이 불황기에 신제품을 내고 광고에 투자하기가 불안한 것이다.

분명 무(無)성장에 가까운 저성장 시대다. 소득, 소비, 생산 모두 지금의 상태가 지속될 뿐, 급격한 환경 변화가 없는 한, 어디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총체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시장을 나누어보면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곳이 있다. 우선 소비도 생산도 서비스 산업도 부익부 빈익빈의 경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외식산업만 보더라도, 비싸고 고급스러운 극소수 음식점에는 불황이 없다. 또 철저하게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대형 대중 식당도 성장을 지속한다. 구매빈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제품과 가성비 위주의 대중적인 제품, 이렇게 시장은 양분되고 있다. 중산층이 적어지면서 중간 수준의 제품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서 신제품 전략 역시 이 양극화되는 시장을 겨냥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 노익상 한국리서치 회장·(사)대한산악구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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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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